2021이라고 숫자를 쓰다가, ! 이런 날이 와 있다니,

2000년대가 정말 오기는 할까 하며 그토록 부산스러웠던 그때로부터

무려 20년도 지나 또 한 해를 더하는.

거기 우리 서 있네.

 

흐리더니 밤 10시 무렵 펑펑 눈 내렸다.

자정부터는 한파경보, 대설주의보도 발효 중.

어제 소한, 이때를 지나면 보일러며 수도며 터질까 하는 걱정을 한시름 놓는.

요 며칠이 더 혹해지지 않을 겨울 최고점이면 좋으련,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의 1주기가 다가올 즈음

경향신문은 20191121일자 1면을 노동자 1200명의 이름으로 채웠더랬다.

2018 11일부터 20199월까지 고용노동부에 보고된 중대재해 중

주요 5대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들의 이름자였다.

한국은 OECD 산재 사망 1위 국가이며 평균 5배 이상 높다.

고 김용균 씨의 사망 이후에도 매년 2천여 건이 넘는 산재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심사가 국회에서 진행 중이다. 이틀째 법안 소위.

전체회의가 아닌 소위는 앞쪽 순위가 아니면 연기되기 싶고

연기되면 여야정치 상황에 따라 통과되거나 언제 열릴지 마냥 기다리는 상황이 되잖던가.

드디어 8일 본회의다.

이 법안을 처음으로 대표 발의한 고 노회찬 의원의 입법 시도로부터

여기까지 이르는 데 3년도 더 걸렸다.

국회 앞에서는 재정촉구 단식 중.

전태일 이후 50년간 일터는 얼마나 달라졌는가.

노동자 시민의 반복되는 죽음을 막고, 안전한 일터와 사회를 위해 법 제정이 필요하다.”
"세월호 참사, 가습기 살균제 참사 등

 다중이용시설, 제조물의 사용과정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에 대해

 기업 및 공무원의 실질적인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그 책임을 질 기업에 죄를 묻는 엄벌주의에 기대지 않고도

산재예방에 우수한 성과를 거둔 나라들이 있을 것이다.

예컨대 영국만 해도

이 법(중대재해법과 비슷한 처벌법인과실치사법)을 도입해서 낮아졌다기보다

산재예방행정조직 덕이라는.

그런데 제재가 강화되면 열악한 중소기업들이 버틸 수 있으려나.

가해자도 피해자도 다 약자인 상황이 여기서도 벌어지지 않을까.

재해법은 어떤 꼴을 하고 나올 것인가...

 

날이 몹시 차면 영동생각이 난다며 물꼬 수행에 다녀간 분이 문자를 보냈다.

살면서 어려울 때 있었어도 그렇게 힘들다 싶진 않았는데

지난 한 해는 참으로 억시 버거웠,

짧은 순간이었지만 깊은 힘이 되었다 고맙다고.

답문자를 보낸다;

(...) 오늘도 종일 여기저기 눈을 쓸고 있어요. 얼면 고생이니까.

표도 안 나는 일에 진을 빼다가도 이런 게 사는 일이구나, 사람 같이 산다 싶은.

(...) 돌아보면 우리 사는 일이 그 때는 늘 그게 최선. 지금 이 순간도 그럴 것.

충분히 애쓰셨을 테고,

지금 따순 공간에서 따뜻한 차로 그저 마음 좋으시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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