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5.흙날. 맑음 / 경칩

조회 수 344 추천 수 0 2022.04.04 05:48:34


경칩이다.

바람결이 다르다.

학교아저씨는 밭에 들어가 잡초뿌리들을 잘라내고 있다.

날이 풀리자 아침뜨락 몇 곳에 땅이 울렁였다.

벽돌 오솔길 두 곳은 깜짝 놀랄 만큼 들쑥날쑥 비틀어지고 푹 꺼져 있었다;

아가미길에서 미궁으로 오르는 끝자락 경사, 그리고 밥못에서 미궁으로 내려서는 계단.

아래 물이 많다는 뜻이기도 할 게다.

다시 땅이 자리 잡을 때를 기다렸다 손보아야.

 

엊저녁 집안의 큰 어르신이 전화하셨다.

당신은 사전투표를 하고 오셨다고.

선거운동 차 연락하신.

정권교체 해보자, ! ***이 떨어지면 자네가 안 찍어서 그런 걸로 알겠네.”

부드러운 협박까지 잊지 않으셨다., 무섭다. 여론조사야 어떻든 두 후보가 비등비등 접전 중인데,

이런 열렬한 일상의 선거운동이면 기우는 거 아닌가 싶었다.

나도 덩달아 집안의 다른 어르신한테 전화 넣었네.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시나 궁금하고 혹시 표를 하나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하하.

남도의 7,80대 어른들의 여론을 듣다.

지상파 언론의 편파보도와 그렇게 만들어진 입소문이 거대한 흐름을 만들고 있더라.

그런 줄 알았지만 그 정도일 줄은 몰랐던.

지상파 방송은 무료 시청이 가능한 공공재이고,

국가의 전파 자원을 이용하기 때문에 높은 공익성이 요구되지만

사실이 다르다는 거야 우리 너무 잘 알고 있다.

20097월 통과된 미디어법에 따라 종합편성채널들이 출범하며 채널이 다양해졌고,

지상파가 가지고 있던 우위도 서서히 깨지기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TV에 대한 관심이 줄었는데, 그럼 누가 그걸 보고 있는가?

그 매체를 이용하는 세대들에게 대중매체가 가지는 정치색은 세례 수준일.

유튜브 이용자가 어마어마하다지만

그게 우리 사유의 다양함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커보이지도 않는다.

이용자에게 그가 시청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컨텐츠를 유튜브가 계속 공급,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의 경향성을 더 강화하게 되기도.

정신을 챙기지 않으면 끌러 다닐 거라.

물꼬 식구들도 사전투표를 하고 돌아왔네.

 

34일 어제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266천명을 넘었다.

초기만 해도 무조건 생활치료센터로 가던 상황과 달리

코로나19가 정말 가까워지고 있다.

백신접종확인을 하던 QR코드 확인단말기는 현관에서 치워졌고, 발열체크만 한다.

선별진료소들은 넘치는 수검자들로 붐비고.

31일부터는 또 한 번 자가격리 방침이 바뀌었다.

확진자와 밀접접촉자의 격리를 7일로 단축,

밀접접촉자의 경우 백신 접종을 완료됐다면 자가격리 없이 일상생활도 가능해졌다.

코로나19 확진자의 동거가족은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자가격리가 면제.

대신 10일간 수동감시 대상이 되고 이때는 외출도 가능하다.

무증상이 대부분이라는 오미크론 변이지만 개인차가 크다고.

혹독하게 지나가는 이들도 적잖다.

부디 덜 고통스럽기를.

 

코로나19가 어느 쪽으로든 긴 터널의 끝이런가.

그러나 팬데믹은 다른 것으로 또 이어질 것이다.

코로나19만을 말할 때가 아닌.

이 위기가 어디로부터 왔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얼마나 급박한 일인지 알아야 할!

지구위에서 지금처럼 살아서는 안 되는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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