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11.쇠날. 흐림

조회 수 331 추천 수 0 2022.04.04 05:55:12


가마솥방에는 세월호 달력이 걸려있다.

2019년 달력이나 아직도 걷지 않았다.

거기 서해에 빠져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에 대한 기록이 있기 때문이고,

잊지 말고 기억하면서 우리 삶을 세워나가자는 뜻일.

달력에는 세월호로 희생된 아이들과 교사들과 김관홍 잠수사의 생일이 표시되어있다.

 

722.

밖에 나갔다 돌아오면 할아버지 할머니 드시라고 붕어빵을 사 들고 오는 눈이 맑고 예쁜 박정슬

106.

아버지의 전부, 학교에서 받은 장학금으로 아버지 친구분들께 삼겹살을 대접한 효녀 김소연

125.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어 엄마의 주름살을 펴주는 것이 꿈인 이혜경

 

어떻게 이들은 이런 마음으로 키워졌는가.

누가 이들을 길렀는가.

무엇보다 자신이 그렇게 컸을 것이다.

고마웠다, 그 마음이.

달력에는 아이들의 꿈도 적혀있는데

그 아이들이 살아있다고 꿈이 이루어질 수 있는 세상이었나!

 

수술했던 것 이제 알았다고, 괜찮냐고 품앗이샘 하나가 안부를 물어오다.

엎친 데 덮쳐 수술하고 회복하기 전 또 앓기도 해서 봄이 더뎠네.

이제 일어나야지! 담주부터 일상이 돌아갈 수 있겠거니 함! 아프지 말자~‘

그리고 보르헤스의 문장을 보냈다.

우리 인생에는 약간과 좋은 일과 많은 나쁜 일이 생긴다.

좋은 일은 그 차체로 놔둬라.

나쁜 일은 바꿔라, 더 나은 것으로. 이를 테면 시 같은 것으로.’

고맙다. 사랑한다, 내 동료이자 동지이고 벗인 그대들.

부디 강건들 하시라.

 

봄바람이 불고,

밭두둑에서 풀을 매는 학교아저씨.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636 4월 물꼬stay 닫는 날, 2019. 4.21.해날. 맑음 옥영경 2019-05-20 17692
6635 2012. 4. 7.흙날. 달빛 환한 옥영경 2012-04-17 8251
6634 민건협 양상현샘 옥영경 2003-11-08 4919
6633 6157부대 옥영경 2004-01-01 4554
6632 가족학교 '바탕'의 김용달샘 옥영경 2003-11-11 4434
6631 완기의 어머니, 유민의 아버지 옥영경 2003-11-06 4372
6630 대해리 바람판 옥영경 2003-11-12 4364
6629 흙그릇 만들러 다니는 하다 신상범 2003-11-07 4333
6628 뚝딱뚝딱 계절학교 마치고 옥영경 2003-11-11 4307
6627 너무 건조하지 않느냐길래 옥영경 2003-11-04 4272
6626 이불빨래와 이현님샘 옥영경 2003-11-08 4245
6625 출장 나흘 옥영경 2003-11-21 4130
6624 122 계자 닫는 날, 2008. 1. 4.쇠날.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8-01-08 4113
6623 2008. 4.26.흙날. 바람 불고 추웠으나 / 네 돌잔치 옥영경 2008-05-15 3692
6622 6월 14일, 류옥하다 생일잔치 옥영경 2004-06-19 3664
6621 6월 18일, 숲 속에 차린 밥상 옥영경 2004-06-20 3595
6620 123 계자 닫는 날, 2008. 1.11.쇠날.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8-01-17 3586
6619 '물꼬에선 요새'를 쉽니다 2006-05-27 3547
6618 12월 9일, '대륙보일러'에서 후원해온 화목보일러 옥영경 2004-12-10 3473
6617 2007.11.24-5. 흙-해날. 맑음 / 김장 옥영경 2007-12-01 3415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