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비가 올 줄 알았다.

저녁께 아침뜨락 달못과 밥못에서 개구리들이 불렀다.

그들이 전하는 올 봄 첫 소식이었다.

밥못에 다가갔다.

인기척이 있을 만한 곳이 아니다 싶어서였나,

아직 제 감각들을 찾지 못해서였나,

발자국 소리가 조심스러웠던 것도 아닌데 줄어들지 않던 울음이

달못 둑에 올라서자 놀란 듯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첨벙첨벙.

하늘을 올려다보니 서쪽 하늘에 하늘 절반이라도 되겠는 양

하얗게 그리고 뿌옇게 동그라미가 만든 달무리가 있었다.

, 이슬비가 내린다.

 

모든 형태의 외모 평가는 인권 침해 요소를 품고 있다.

아이돌 몸매, 마네킹 몸매는 결코 보편적이거나 흔한 게 아니다.

하지만 특정 외모를 갖춰야 한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보내는 미디어 들을 통해

외모지상주의는 그 땅을 넓혀간다, 자본이 그걸 부채질하고.

칭찬이 뭐 어떠냐고?

걱정도 덕담도 아니다. 무비판적 습관이다.”

<다가오는 말들>에서 은유 작가가 외모 평가에 대해 했던 말이었다.

외모 칭찬은 가장 손쉬운 칭찬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 칭찬 역시 외려 반대효과로 이어진다는 것. ‘집착이라든지로.

칭찬도 결국 기준을 설정하는 행위이다.

우리가 매일 끝도 없이 쏟아지는 완벽하고 비현실적인 여성의 아름다움에 파묻혀 있다.(...)

(이런 몽타주가) 극단적인 아름다움이 실제보다 더 흔하다고 믿게 한다.”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러네이 엥겔른, 웅진 지식하우스)에서였다.

엥겔른 박사는 외모강박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지금 당장 피해야 할 일도 적어놓았다.

 

이상화되고 대상화된 여성의 이미지를 담은 미디어를 멀리할 것.

마주친다면 최대한 관심을 두지 말 것.

자신을 미디어의 여성 이미지와 비교하지 말 것.

팻 토크(Fat Talk서로 자기 몸을 비하하는 대화)를 하지 말 것.

심지어 그 주변에도 있지 말 것.

다른 여성의 부정적인 보디토크를 부추기지 말 것.

다른 여성의 외모에 대해 말하지 말 것.

신체 모니터링을 요구하는 옷을 입지 말 것.

외모 위주의 SNS에 중독되지 말 것.

딸에게 몸무게로 압박 주지 말 것. 하지 마. 하지 마. 하지 마!

 

우리의 말은 우리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

외모 강박적인 문화에 맞서는 가장 쉬운 방법의 하나는 외모에 대한 대화를 바꾸는 것이다.

이는 외모에 대해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가장 좋은 것은 주제를 완전히 바꿔버리는 것이다.

대화의 주제는 매우 많다.

굳이 우리가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그리하여자기 몸 긍정’(Body Positive)하기.

살을 빼거나 몸매를 바꾸기 위해 운동하는 게 아니라

건강하고 에너지 있는 삶을 위해 운동하기.

생은 짧고, 허무할 시간도 없는데,

더 가치로운 데 우리 에너지를 쓰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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