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5.쇠날. 구름 좀

조회 수 117 추천 수 0 2019.12.10 12:00:04


새벽 도둑비가 다녀갔다.

종일 사람 만날 일 없이 일만 하는 되는 날이었다.

이런 날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사람답게 산다는 느낌.

오전에는 사이집 마당 자갈돌을 골라냈고,

오후엔 명상정원 아침뜨樂에 들어가

감나무 아래 벽돌을 깔기 위해 땅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콩나물 대가리처럼 그렇게 시작해서 옴자 사이사이로 길을 내고

아고라를 거쳐 달못으로, 그리 그리 걸음을 따라 벽돌을 깔 계획이다.

올해의 절반은 아침뜨락에서 보내는 듯.


몇 해 전이었을 것이다.

한의원을 가서 그곳에서 쓰이는 환자에 대한 응대의 말들에

어색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더랬다.

존칭어는 맞는데 접미사가 희한하게 붙은.

- 누우시께요.

- 옷을 좀 올리시께요.

어느새 곳곳에서 그런 말투는 넘치고 있었고,

나 또한 그 사용자가 되어 있었다.


시카고에 살았을 적 한인 부부를 만난 적 있다.

남편은 1.5세로 한국말이 서툴고는 했다.

어느 날 그이가 집안일하는 아주머니를 모시고 가면서 아내에게 던진 말,

“아줌마 가지고 올게.”

bring을 그리 번역했을 터였다.

더하여 일본어가 침투해 있는 우리말에 해방 이후 영어가 범람하면서

피동형이 넘치게 된 것 또한 그런 예.

- 주문 도와드릴 게요.

- 소개시키다

- 양해 말씀드립니다.

“주문하시겠어요?” “소개하다” “양해를 구합니다.”라고 써야 할.


오늘 요새 흔히 쓰이는 우스꽝스런 존칭어에 대한 기사를 읽으며

말법을 다시 가지런히 해보나니.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5148 2019학년도 겨울, 165 계자(2020. 1.12~17) 갈무리글 옥영경 2020-01-28 40
5147 165 계자 닫는 날, 2020. 1. 17.쇠날. 맑음 옥영경 2020-01-28 50
5146 165 계자 닷샛날, 2020. 1.16.나무날. 맑음 / ‘저 너머 누가 살길래’-마고산 옥영경 2020-01-28 34
5145 165 계자 나흗날, 2020. 1.15.물날. 맑음 옥영경 2020-01-27 51
5144 165 계자 사흗날, 2020. 1.14.불날. 맑음 옥영경 2020-01-26 59
5143 165 계자 이튿날, 2020. 1.13.달날. 눈발 날리다 해난 옥영경 2020-01-24 80
5142 165 계자 여는 날, 2020.1.12.해날. 맑음 옥영경 2020-01-23 123
5141 2020. 1.11.흙날. 맑음 / 165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20-01-22 73
5140 2020. 1.10.쇠날. 맑음 옥영경 2020-01-20 75
5139 2020. 1. 9.나무날. 해 옥영경 2020-01-20 70
5138 2020. 1. 8.물날. 비, 밤엔 긋고 옥영경 2020-01-20 62
5137 2020. 1. 7.불날. 비, 장맛비처럼 질기게 많이도 종일 옥영경 2020-01-20 60
5136 2020. 1. 6.달날. 비 옥영경 2020-01-20 58
5135 2020. 1. 5.해날. 맑음 / 계자 준비위 옥영경 2020-01-20 55
5134 2020. 1. 4.흙날. 맑음 / 그대에게 옥영경 2020-01-20 53
5133 2020. 1. 3.쇠날. 가끔 구름 옥영경 2020-01-20 47
5132 2020. 1. 2.나무날. 조금 흐림 옥영경 2020-01-20 50
5131 2020. 1. 1.물날. 늦은 해 옥영경 2020-01-20 49
5130 2019.12.31.불날. 해 옥영경 2020-01-17 81
5129 2019.12.30.달날. 비 옥영경 2020-01-17 6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