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24.달날. 맑음

조회 수 417 추천 수 0 2020.03.31 00:13:46


 

인근 도시에서 나흘 동안 베트남을 다녀온 무리가 있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굳이 일정을 강행했어야 하느냐 물을 만하지만

취소할 수 없는 저간의 사정이 또한 있었으리라.

어제 들어온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 물꼬에도 선물을 전하러 들리겠다 했다.

그게 상하는 것도 아니고 굳이...”

이런 상황에서 질본의 안내에 따르는 게 국가구성원의 태도가 아니겠냐 전했다.

안전하시길 바라며,

물꼬에야 천천히 오시면 되지요.”

적어도 2주의 자가격리가 필요할 테다.

대구 신천지 교인들의 확진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모양이다.

불과 사나흘 전만 해도 그저 가벼운 감기 같은 거라고 생각했다.

면역력이 있다면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닐 거라고.

그래서 2월 어른의 학교를 마지막까지 고민하다 공식적으로 취소하기는 했지만

그렇더라도 개별로 다녀갈 수 있노라 결정할 수 있었다.

그런데 주말을 넘기며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진다.

그야말로 심심산골이기 때문인지 사람이 좀 덜 민감한 탓인지 아직은 실감이 안 난다마는

어쩌면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한 일인지도 모를.

 

다섯 권의 책을 이어 내기로 했더랬다.

두 권의 원고를 마무리 했고

한 권은 재작년 6월 책으로 세상에 나왔으며 다른 한 권은 인쇄가 머잖은

그리고 다음 원고의 초안을 내일까지 보내기로 했는데 마무리를 못하고 있다.

초고 밑그림만 그리는 건데도.

이번 기한을 맞추지 못하면 

봄학기가 정신없이 돌아갈 것이라 가을학기로 미뤄야 하리.

오늘 밤을 다 새고 내일을 다 쓴다 해도 객관적으로 부족한 시간.

시간이 없었다고 말하지 않겠다.

의지가 부족했다. 자주 있는 일이다.

실망하고 좌절할 일은 아니다.

조금 더 힘을 내자고, 잘 될 거라고 자신을 다독이기.

꼬드기기라고 해야 더 정확한 표현인가.

 

한 초등학교의 분교에 특수학급 담임이 부재하게 되었다.

아주 먼 곳은 아니라 1학기를 맡아줄 수 없겠냐는 부탁이 있었지만

인근 중학교에 예술명상 수업이 정규수업으로 잡혀있기도 했고,

주중의 날들을 물꼬에서 몸을 다 빼기는 아무래도 무리였다.

두 번을 고사했고, 다른 사람을 소개시키기도 했으나

결국 물꼬에서 가게 되었다.

제도학교로서는 기간제 교사이고, 물꼬로서는 제도학교 지원수업일 :)

바삐 서류를 보내다.

분교로 출퇴근을 해얄 것이니 주중에 물꼬에서 하는 위탁교육을 할 수 없지만

주말학교는 변함없이 하기로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오늘은 음력 2월 초하루.

정월 그믐에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야 하는데, 아무래도 이틀은 늦겄다.

메주를 솔질해서 씻어두다.

내일 하면 좋겠지만 비 내린단다.

장 담글 땐 날이 좋아야지.

모레는 할 수 있을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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