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16.해날. 맑음

조회 수 376 추천 수 0 2020.08.30 11:54:54


 

32. 폭염경보 발효 중.

먹구름이 모두 빠져나가다.

장마가 끝났다. 54일간이었단다.

1년 내릴 비가 장마철에 다 내렸다 한다.

오호츠크해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에서 만들어지던 장마전선이었는데

올해는 대륙에서 이상 발달한 찬공기가 오호츠크해 고기압을 대신했다고.

이 공기는 건조해서 금방 식고 금방 뜨거워 변동이 컸던 거란다.

? 기후변화 때문에.

이 장마가 남긴 긍정성 하나라면 지구온난화에 대한 더한 경각심이겠다.

채식주의자가 늘었다거나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이 활발해졌다거나.

지구온난화는 안타까운 일이나 비건 행동들은 반가울 일.

 

166 계자 아이들을 보내고 뒤늦게야 알았다.

코로너19가 요며칠 확산세였단다.

교회발 집단감염을 중심으로 카페, 방문판매업체, 유흥시설들에서 발생.

수도권발 2차 대유행, 오늘만 신규 확진자가 279.’

오늘부터 서울 수도권 물리적 거리두기 2단계 돌입이다.

다음 주부터 하자던 계자였는데,

그 일정대로였다면 물꼬의 2020학년도 여름계자는 사라질 뻔.

고마울 일이라.

 

이른 아침 166 계자 나흗날 기록을 하고,

사이집 이불빨래를 하고,

잔디 얼마쯤 부려진 것을 느티나무 삼거리 모퉁이에 심었고,

사이집 마당에 잔디 깎는 기계도 돌리고 학교로 내려섰네.

교무실부터 들어서서 계자 뒷정리를 좀 하고

가마솥방으로 넘어가 부엌곳간 정리,

밤에는 가마솥방 수건 장을 정리하다.

아침저녁으로 어찌나들 쓰는 수건이었던지.

 

누렇게 곰팡이 쓴 말들과 소화되지 않은 말들을 껴안고 한평생 살아간다,

라는 문장을 읽는다.

물론 그 말은 흔적은 상흔이고, 우리 생에서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는 의미에

덧붙여 쓴 문장이었다.

기실 우리를 끌고 가는 말들은 쨍하고 볕 같은 말들,

겨울날 담요처럼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는 말들!

오늘 당신들의 말이 그러하였나니...

계자 마지막 날 39도까지 열이 올랐던 수범이가 돌아가 장염으로 입원을 하고,

계자 기간 설사를 하고 가라앉았던 태양이가

다시 설사가 있어 어제 병원에 다녀왔다는 소식이다.

수범모 수진샘은 그렇게 말했다.

“(제가 물꼬를 일곱 번이나 가면서) 옥샘이 물꼬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부엌을 어떻게 쓰시는지 다 아는데...

다른 아이가 아니라 수범이라(물꼬를 잘 알거나 가까운) 아파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했어요.”

태양모 진영샘은 이런 문자를 보냈다.

한동안 무탈했는데, 이번에 너무 신나게 놀았나 봐요.

아이들이 호되게 아프면 성장하려고 한다는 걸 믿고 있기에,

물꼬에 다녀와서 태양이가 성장통을 앓고 있다 생각하고 있어요.’

고맙고, 고맙다.

따순 마음이었고, 꼭 그 온도를 담은 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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