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쓰러진 별방 사람들이었네.

어제 오후, 아침뜨락 옴자 영역의 절반을 맸더라니.

창고동에서 혼자 수행하다.

아침뜨락은 모두가 같이 걸었네.

오늘은 미궁을 돌았다,

잔디 사이 보이는 풀을 뽑느라 돌지 못했던 어제의 걸음 대신.

별방에서 몸풀기도 하다.

발을 좀 만져주기.

아침으로는 토마토 오믈렛을 먹었다, 야채샐러드와 함께.

 

학교아저씨가 고구마줄기를 한아름 뜯어다 놓았다.

그걸 벗기고 데쳐 김치를 담자던 아침이었다.

비가 오면 밭에 들지 못하겠다 했는데

일정대로 하라고 비 없는 아침이었네.

손이 빠른 어른들이라.

일 다니고는 요새 김치도 사 먹어. 맛도 괜찮더라고.”

맛깔난 음식과 빠른 손으로 사람들을 맞아 뚝딱 상을 차려내던 어른은

이제 반찬도 사 먹는다셨다.

그래, 뭐 하러 그리 꾸역꾸역 다 하며 살겠는가.

그간 충분히 하셨음!

각자 반찬을 가져왔던 통들에 이제 고구마줄기김치가 담겼다.

 

웬 차가 망설임 없이 학교를 들어서고

내려선 남자 둘, 여자 둘.

싱크대 앞에 섰다가 창밖으로, 거침없이 지나는 여자 둘을 보다.

좇아 나가다.

인근 초등학교 행정실 사람들이라 했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학교가 폐교되기 전 본교였던 곳.

폐교로 계속 있는 줄 알고...”

무슨! 대문에 코로나19로 외부인 출입제한이라 써 붙였고,

전화번호도 남겼거늘.

수목 조사를 나왔다고, 교육청에서 내려온 일이라고.

1991년 폐교된 학교에 1996년 가을에 들어섰더니 무참하다 싶을 만치 비어있던 꽃밭.

나무 한 그루 꽃 한 포기 없이 다 패간 자리에

물꼬가 나무를 심고 꽃을 심었다.

최소한 상황을 알고 오시라, 미리 연락도 주시라 했다.

 

사람들이 설거지를 하는 동안

농협을 다녀오다.

임기2년 대의원이 되기로 했다.

뭐 마을에 할 사람이 없어 이장님이 부탁하신 일.

한 해 두 차례 회의 참석이 다라니,

물꼬 일정과 겹치지만 않는다면 어려울 게 없을.

하루 일품 계산까지도 해준다지.

헤헤, 이장님 부탁이니까 하는 거여요!”

 

사람들이 나서기 전 마지막 찻자리.

차를 달여 내 그것을 밑자리로 소다수와 각얼음, 그 위로 과 딸기류모음을 넣어 먹다,

맥주 없이 빠나셰처럼.

5시 사람들이 떠나다.

 

달골 올라 사이집 들었다.

40번까지 있는 편백 울타리, 거기 번호 두 개 비었더랬다.

결국 뿌리를 내리지 못했던.

마침 얻은 편백 두 그루 오늘 심다.

태풍에 또 쓰러진 지주대들을 다시 꽂고 묶어도 주었다.

어두워졌다,

여름날 날마다 그리하던 물꼬 바깥일의 흐름처럼.

 

, 이 달 22일부터 나흘 동안 예술명상 수업을 들어올 학교에

전체흐름을 어찌할 것인지 그림을 보내다.

물꼬 도착한 뒤 학교에서 시작해(물꼬 tour)

걸어서 달골로 가서 아침뜨락 걷고

달골 기숙사 창고동에서 차를 마신 뒤 학교로 내려와

낮밥 먹고 춤명상하고

갈무리글 쓰고 헤어진다고.

걷기명상, 차명상, 춤명상이 중심.

낮밥으로 밥과 면을 준비할 수 있으니 의견 달라 했다.

정해지면 나흘 동안 같은 걸로 먹거나,

나흘 동안 다른 걸로 먹거나.(이것도 재밌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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