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 7.쇠날. 맑음

조회 수 697 추천 수 0 2017.05.10 06:13:17


달골에도 수선화 한 포기 촉을 올렸다.

뿌리를 갈라 심고 세가 약해졌는가 잎만 올랐나 했더니

꽃 피운 녀석이 생겼다. 고마울 일이다.

뿌리를 쪼개기 여러 해, 제법 포기들이 늘었다.

밭을 이루는 날이 왜 아니 오겠는가.


간장집 뒤란을 팼다. 그간 나무그늘 깊어 묵혔다.

올해는 써볼라 한다, 반 응달에서도 키울 만한 것들 있을 터이니.

한쪽에는 벌써 두릅나무 서른 주를 산에서 잘라와 심었다.

김소장님이 해주고 가신 일이다.


교무실에 놓인 기기들이 활발하게 쓰는 것들이 아닌지라

한번 쓰려면 더디거나 문제를 일으키기 일쑤.

오늘은 팩스로 서로 처리해야 할 일이 있는데, 도대체 수신이 안 된다.

도저히 해결이 되지 않은 채 주말을 보내야 할 모양이다.

“메일로는 안돼요?”

그제야 그게 된다고 하는. 이런! 정말!

일은 또 그리 되었더라.


불자는 아니지만 서로 수행하는 공간으로서의 공통점을 가지고

교류 잦은 절집 하나 있다, 가까이.

늘 받기만 하다 초라도 한번 켜드리자 싶어 어제는 불교용품 가게를 들렀다.

법당에 켰네.

그런데, 또 그냥 보내주지 않는 스님.

“거기는 오가는 식구들이 많잖아. 그런데, 내가 다듬어서는 못 줘.”

“무슨요!”

도라지 밭을 어차피 패내야 한다시며 죄 뽑아주셨다.

“나는 이런 거 요리할 줄도 몰라.”

그러며 신도가 주고 갔다는 달래까지 물꼬 부엌에 다 주셨다.

가난한 밥상을 또 그리 채워주시었네.


일간지에 30회 연재하기로 한 기사, 드디어 2회차 원고가 갔다.

일이 많아 될까 싶어도 맡고 보면 어찌어찌 또 된다.

물꼬에서 살며 길러진 훈련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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