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12.물날. 맑음

조회 수 805 추천 수 0 2017.05.10 06:37:44


달골 건물 안에 있던 화분들이 드디어 밖으로 나왔다.

해마다 4월 15일은 돼야 나오는 그들이다.

그 이전엔 밤이면 아직 영하로 떨어질 수 있는. 어느 해는 눈도 왔더랬지.

작년도 그랬지만 올해도 온난화가 급속화.

해서 사흘 일찍 내놨다.


아침수행 뒤 샘들과 ‘아침뜨樂’을 걸었다, 간밤에 들어왔던 열샘도.

십수 년만에 한 통화였는데, 마침 바깥수업을 간 곳에서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열샘이 있었다.

“그럼 봐야지.”

그러다 물꼬까지 들어오게 된 것.

그 사이 학교 명퇴를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들을 하고 있었다, 연극과 패러 글라이딩.

겨울 지나면 주말마다 상업 글라이딩을 하고 있었고,

여름 두어 달은 단양인가로 아주 가서 지낸다 했다.

“네팔 갔을 때...”

2014년 패러 글라이딩이 업인 사람을 포카라에서 만났다.

레이크사이드에서 댐사이드까지 밤길을 바래주었던 이.

“바닥이 좁아서 다 아는데...”

이름 하나를 내미는데, 아, 그니이다.

그렇게 또 인연이 닿는구나.


“딱 내가 좋아하는 거네.”

콩나물 국밥 앞에서였다.

“나이 든 거지.”

“이런 게 좋다니까.”

“어제 술 좀 마셨응께.”

유쾌한 밥상이었네.

“목공 작업할 일 있으면 전화해.”

하고말고. 일하다 보면 힘에 부치는데 좀 좋겠는가.

“당장 이 평상부터 갈고 싶다!”

책방 앞 학교 마당가에 있는 평상 하나는 앉을 자리가 못된 게 오래다.

든든해진다.


내일 갈 제도학교 지원수업 ‘예술명상’,

춤명상에 쓰고 싶은 작품 하나가 음악을 여러 번 돌려듣고도 제대로 되짚어지지가 않았다.

기록에 게을렀던 탓이다.

혹시...

하하, 그나마 간단하게라도 남겨져있는 메모가 있었으니,

빛이 어디 달래 빛이던가,

고마웠네.

이제 춤마다 기록을 잘 남기기로,

몸에 오래 익어진 것조차 잊히기 쉬운 노인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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