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꼴이 말이 아니니 주변 강대국이 이 나라를 인식하는 태도도 참...

우리 낯이 이러한데 누구를 탓할까.

중국 정상은 한국이 중국의 일부라는 역사관을 미중 정상회담에서 얘기했다 하고,

일본 정상은 한반도 전쟁 시 난민을 가려 받겠다 했다나.

그래서 다들 빨리 선거하고 싶단다.

그래, 선거하자, 잘하자, 우리 삶이 신명날 수 있도록.


아침, 달골부터 둘러보다.

엊저녁 바깥수업을 하러 나가느라 그 끝을 보지 못했다.

굴삭기가 이틀 들어와 연못을 중심으로 작업을 좀 했더랬다.

물 질척이던 아래 들머리가 말꿈해졌다.

마음 쓴 흔적들이 많았다.

경배샘과 장순샘이 애썼다.


선생에게 아이들 만나는 즐거움보다 더한 게 어딨을까.

1교시부터 ‘예술명상’ 초등 수업. 오늘은 5,6학년들이 모였다.

캄보디아에서 연수 온 두 여교사의 참관도 계속됐다.

이름의 의미를 새기고, 손풀기를 하고, 춤명상으로 이어졌다.

“물꼬 언제 가요?”

작년에 5학년이었던 6학년들은 물꼬에 가고 싶다 노래 불러왔더란다.

6월에는 물꼬 나들이들을 한다.

갈무리 시간,

“선생님, 화나실 수도 있을 텐데 화를 안내서 놀랐어요.”

이런 녀석들이 있다. 누군가 우리들의 흐름에 있지 않고 삐져나가면

저가 더 안타까워하고 속상해하는. 수업은 내가 하는데, 저가 안내자 같은 속.

마음 따수워졌다.

“어머, 보민아, 애들이 그렇지, 애들은 그런 거야.

그리고 네가 제일 고마워. 내내 도와줬잖어.”


오후, 비바람이 몰려왔다.

5교시부터 중학교 수업.

오늘의 춤을 설명하는데 한 친구가 알아듣지 못했다.

“미안, 미안, 미안. 누가 알아듣지 못했다면 안내한 자의 잘못이야.

괜찮아, 괜찮아. 못 가르친 제 잘못입니다.”

그러자 아이들이 참관을 온 수학샘을 보며 그런다,

“그럼, 우리가 수학을 못하는 건...”

“그렇지, 다 수학 샘 잘못이지! 선생님, 애들 수학 못하는 거 다 샘 잘못이에요.

못 가르친 샘 탓이야!”

수학샘이 안 삐지셨나 모르겠네, 하하.

이 녀석들도 역시 갈무리 모임에서 그런다,

화도 안 내시고 좋다고.

아니! 이것들에게 화낼 게 뭐가 있겠는가.

뭔가 안됐다면 가르친 자신을 탓해야지!


저녁에는 어른들 예술수업이 있었다.

두어 가지 필요한 걸 만들다.

햇발동 부엌 휴지통 뚜껑도 만들고, 커다란 쟁반도 하나.

만들고 있던 문갑은 마감재를 발랐다.

공간을 제공하는 분이 떡볶이며 핫초코며 플레인 요걸트를 준비해주셨다.

번번이 밥까지 챙겨 멕여주시는.


내내 밀고 오다 나무날 밤에야 숨을 돌리는 주마다의 흐름이다.

하품이 이어달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긴 하루이다. 길고 먼 봄날이다.

그래도 나무날 아이들과 흠뻑 젖다 오면 곤해도 기쁨이라.

좋다, 참 좋다, 아름다운 날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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