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21.흙날. 맑음

조회 수 501 추천 수 0 2020.05.03 11:57:22


 

여전히 바람 많은.

지난 이틀 동안 강풍주의를 안내하는 곳곳.

그럴 만한 바람이었다.

아직 자지 않는 바람.

부러진 가지들이며 비닐이며

바람이 훑고 지나간 흔적들이 널렸다.

정리하면서 풀 기세가 덜할 때 마당도 좀 긁어주고 있다.

 

지난겨울 들머리,

습이네 연립주택 앞에 팔레트로 데크를 만들어주었다.

만들었다기보다 그냥 놓아주었다고 해야.

그리고 한 가운데 또 다른 팔레트로 가로막이 벽을 만들어주었다.

그 역시 만들었다기보다 그냥 세운.

그런데 합판인 깔판이 금세 너덜거려 덜렁거리다 한 조각씩 부서져나간.

거길 또 습이들이 얌전히 한 발 한 발 다니는 것도 아니고

마구 부벼댄단 말이지.

아주 너덜거리고 있었다.

사흘 바람에 거덜난.

학교 창고를 갔다.

오래된 장판을 말아두었다 필요할 때마다 여기저기 잘라다 썼는데,

이제 남은 것도 없겠지 하며 찾으니 또 얼마쯤 있네.

흐흐, 습이네 연립주책 데크에 덮일 만치 딱.

양 집에 잘라서 붙여가며 까니 맞춤했다.

작은 조각들을 잘라 피스의 머리를 만들어 드릴 작업.

 

아이 하나가 펑펑 울었다.

아이였지만 지금은 서른이 다 된.

뜻대로 되지 않은 숱한 사람의 일이라.

위로부터 하고, 덧붙였다.

별일 아니다, 살아있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전부 할 기회가 온다.

 또는 다른 기회가 오니라.

 다만 네가 바라는 걸 잊지말기로.”

 

코로나19로 개학이 5주나 미뤄지는 상황.

개학연기가 드러낸 학교의 민낯’... 구성원간 불신 불만 폭발

기사 제목 하나였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극한대립'이라는 문장도 나왔다.

“‘중간고사 수행평가 대체방안에 학생들 교사평가 못 믿는다 반발

교육당국은 중간고사를 쳐도 된다고 진화하고,

교육청의 권장에 따를지는 각 학교가 융통성 있게 하라는 지시가 전달되고.

현실 도외시한 정책이라고 교사들이 불편해한다는 내용도 있다.

좋은 상황에서야 나쁠 게 무언가.

나쁜 상황에서 갈등이 일지.

그렇게 흔들리면 어딘가로 수렴될 테고.

날이 설 때 다들 마음을 먼저 좀 누그러뜨릴 수 있었으면.

 

준한샘이 인근에 작업하러 왔다가 점심 먹으러 들리고.

코로나19 벽이 높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더러 들어왔다가들 간다.

영동군이 아직 코로나로부터의 청정지역이라 그런지도.

연일 관내는 확진자가 없다는 안내가 하루 세 차례 날아들기도 한다.

이 상태가 유지된다면 고마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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