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계자를 함께 한 샘들의 계자 평가글이 닿는다.

신청도 빨랐던 휘령샘은 갈무리글 역시 서둘러 보내왔다.

계자 전체를 살핀 글이었고, 자신의 성장을 짚어본 글.


그런 속에서 나는 계속 물꼬에 왔고말하고 정리하며 돌아보고아이들을 만나고 갈무리하는 연습을 해왔다그리고 혼자 한 것이 아니라 

샘들과 함께 갈무리 하는 구조 속에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오래 하다 보니말하다가도 치우쳐진 생각으로 깊어지기 전에 바로 알고 쑥 

빠져나올 수 있어서 좋았다처음 글을 시작할 때 인용했던 그 글처럼 아이들과 지내는 동안, 수 많은 말 보다도그 옆에서 내가 할 일은 

내가 바로 서서(치우쳐지지 않은 시선으로한명의 좋은 어른으로 옆에 있어 주는 일뿐이라는 것이번 계자에서 특히 그 점이 가장 마음에 

남았다.

 

준형이와 다른 아이들의 대화를 아픈 시선으로만 보고 있던 내 모습,(옥샘이 준형이에게 살라고 했을 때준형이보다 내가 더 멍했을ㅎㅎ

일이 아닌 조율이 필요한 때를 알아차리던 순간이 이번 계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고 하겠다.

 

(...) 옥샘이 어떤 일을 어떻게 해석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자주 말씀하시는데 참말이라는 생각이 든다사실은 변하지 않지만내가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나의 다음 방향이 정해지니까내 장점은 그 방향이 긍정적이라는 것그리고 진지하지만 필요할 때는 가볍게즐겁게 

풀어낼 줄도 안다는 것그 긍정성이 앞으로도 마주할 내 앞에 함께 할 누군가에게 도움이라면 내게도 기쁨이겠다이렇게 169 계절자유학교는 

나를 바로 보게 하고 바로 서게 했다.

 

물꼬에 가는 일은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나를 살리는 일이기도 하다우리가 곰과 늑대가 되어 같이 걸은 이 시간들이 

계자에 있는 순간순간의 나를 지켜주었고오래오래 앞으로의 길에서 응원으로 다가올 것이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경이로움.

그를 알고, 그의 세월을 보고, 그의 성장을 눈앞에서 볼 수 있어 고맙고 감사했다.

사랑한다, 벗들이여!

고마움이야 어찌 다 말할까.

그리고 한 문장에 오래 머물렀네.


그리고 나이 들어감이꿈을 꾸고 사유하는 것이 기쁜 삶을 보여주셔서 감사해요!’


큰 찬사였다. 기억해두어야겠다.

 

홍주샘의 계자 평가글도 닿았다.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도 그렇지만, 새로운 집단에 들어가게 될 때도 늘 그곳에서 한 걸음 물러나 일단 의심하고 본다. 팬데믹 상황임에도 

물꼬 계자가 열린다는 것은 내 의심에 한몫했다계자를 여는 것이, 그곳에 아이들과 선생님들을 부르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의심하면서도

물꼬의 공간과 교육철학, 특히 교장 옥영경 선생님에 대한 궁금증 또한 커졌다. 그렇게 영동으로의 길을 나섰다.’


동료들에 대한 찬상도 잊지 않았다.

‘'근영누나는 정말 좋은 사람 같다. 물꼬에 오기 전에도 나름 누나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체력이 좋은 건지 인내심이 엄청난 건지 

지친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끊임없이 움직이며 아이들과 함께했고 일을 도왔다. 아이들은 좋은 사람을 알아본다는 말은 근영누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말인 것 같다. 누나에게 정말 많이 배웠다.

(...) 재잘재잘 정신없는 아이들과 연극이라는 종합 예술을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내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다. 본모습?이 나오기 직전 휘령샘의 

능숙함과 인내력은 나를 작아지게 만들었다. 쏟아지는 아이들의 의견을 적절히 받아들일 줄도, 쳐낼 줄도 아는 휘령샘이 정말 멋있었다. 휘령샘이 

없었다면 호랑이 모둠의 연극은 없었을지도.’


그리고 아이들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물꼬가 있으니 더 잘 자라겠지 하고 생각했다.’

마지막 문장은 이러했다.

‘'나는 물꼬에 가게 될 것 같다.’ 

 

두부도?”

“네!”

우유도?” 

“그럼요!” 

대처 식구들 집이었는데, 미처 장을 보지 못해 먹을 게 여의치 않았는데,

간밤에 아들이 인터넷으로 장을 볼 목록을 주문해주었네. 모른 것도 아니었는데, 신기하더만.

사람들이 이리 사는구나, 밖을 나가지 않아도 생활이 되겠구나, ...

아침에 물건들이 현관문 앞에 주르륵 줄을 섰는데,

, 두부 하나에 비닐이 감싸여 상자 하나, 우유 하나에 비닐 싸여 상자 하나, ...

으아악, 이렇게 살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극심한 두통을 앓았다. 계자에서 모자라는 잠으로 한 번쯤 찾아오는 두통인데

이번 계자는 그냥 지나더니 늦게야.

기침콧물감기가 다녀가기는 해도 두통은 없었던 계자.

이제야 미뤄 앓는 것인가오후에는 눕기도.

아들이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하고 왔는데 그 여파가 있는 건 아닌가 의심해보기도.

사흘의 계자 사후 통화까지 마쳤으니 비로소 이 겨울의 계자가 끝이 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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