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5.불날. 가랑비

조회 수 469 추천 수 0 2022.01.31 02:41:04


물꼬로 설을 쇠러 들어오는 이들이 가끔 있다.

대개는 부모가 없는 친구들이다. 보육원에서 자란.

그렇지 않더라도 부모가 아주 멀리 있거나, 부모를 여읜 경우도.

오늘은 지난해 호되게 어려운 일을 겪었던 물꼬의 오랜 인연이

여자 친구와 설에 들러도 되겠는가 물어왔다.

맛난 떡국을 끓여야지!

한 친구가 장학금을 받기 위한 서류에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봐주십사 메일을 보내오기도.

물꼬도 보탤 일이 있다니 고맙다.

169계자를 같이 꾸린 품앗이샘들의 평가글도 들어오는 즈음인데,

오늘은 새끼일꾼 민교형님의 글월이 닿았다.

물꼬에 온다는 게 자신에게 언제나 즐거운 일이고,

마음이 편안해지고 부유하는 생각들이 분명해지고 단단해지는 느낌이 든다고,

이번에도(...) 고민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사방이 고요하고 바람 부는 소리만 들릴 때 갑자기 생각이 정리 되는.. 그런 신기한 경험을

또 한 번 경험해 봤습니다.’

아이들을 따뜻하고 긍정적으로 보는 그답게 아이들 하나 하나의 장점을 읊기도 했다.

아이들이 일상적인 것에서 그들만의 독창적인 놀이를 만들어 내서 놀라웠습니다그리고 ‘함께의 가치를 기억해줬으면 합니다개인주의 

사회에서 커가며 경쟁과 대립의 구조를 겪으면서도 함께하는 공동체의 소중함을 아예 잃어버리지 않았으면그리고 ‘함께인 곳에 물꼬가 

늘 있다는 것을 기억해줬으면 합니다.’

 

올해 낼 책 관련 자료가 되는 책들을 쌓아놓고 있으면서

정작 다른 책들을 더 많이 기웃거리는 요즘이라.

시험 기간에 정리 안 된 옷장이 보이고 읽고 싶은 책이 보이는 그런.

오늘은 커피 관련 책 한 권 후루룩.

커피를 내릴 때 높은 온도에서는 쓴맛이, 낮은 온도에서는 신맛이 더 많이 추출.

꼭 단순하게 이렇게만 말할 것도 아니지만.

즐겨 마시지 않지만 커피를 볶고 갈고 내려 나누는 건 재미가 있다.

가끔 사람들을 위해 커피를 내놓는데 마시지도 않는 사람이니 그 맛을 잘 모르는.

높은 온도로 짧게! 지금은 그리 기억키로 함. 맞기는 한가...

휘령샘아, 내가 좀 더 나은 커피를 대접함세. 하하.”

 

올해 낼 책을 계약한 출판사에 집필 중간보고 혹은 다짐쯤 되는 글월도 보내다.

글쎄, 1 25, 곧 설이다, 2월이다.

이곳 팀(이번 책은 아들과 공저라), 한 꼭지의 재료가 되는 책에 대해 토론하고(편집회의?),

아들이 그 이야기를 토대로 글을 쓰고,

그 글에 대해 다음 편집회의에서 합평하고 고치고.

거친 상태로 거기까지 한 꼭지를 일단 마감하고다음 편집회의에서 다음 책을 다루는 흐름.

아들이 26일 개학이라 그 전에 대략 자신 분량의 글쓰기를 마무리하려.

다듬는 건 2월에 가능할 거라고.

나는 2월을 거의 쓸 수 있으니 여유가 있어

우선 아들이 맡은 부분 책들로 편집회의를 해나가고 있다고 전하다.

편집회의를 위해서 그 책을 훑어야 하니 그것도 바쁜:)

아들은 하루걸러 한 꼭지씩 써서 이제 세 꼭지를 쓰고, 세 꼭지가 남은.

각자 여섯 꼭지씩 쓰리라 하고, 꼭지 당 A4 6장씩. 각자 쓴 글의 꼭지 끝에 각자 이름을 쓸 생각.

다루게 될 전체 책 목록에서 아들이 맡은 책이 대체로 두 권인 건,

한 가지 책으로 말이 길 만큼 자기 말이 풍요롭지 못하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두 책을 견주거나 함께 말하는 것이 자신이 잘 말할 수 있는 방식이기도 해서라고.

쓰는 중에 책이 바뀔 가능성도 열어두고.

 

아들은 카페에서 한 꼭지를 쓰고 봐달라 원고를 보내오면서 

오늘 쓴 글이 퍽 마음에 든다며 이렇게 덧붙였더라.

아침에 편집회의 하면서 엄청 부딪혔던 바.

 

역시 편집 회의에서 전 날 글의 한계를 말하는 방식 좋은 듯.

엄마 말은 늘 당장 반감이 들고

내가 사춘기 소년인 것마냥 저항하지만

늘 맞다는 생각.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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