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날 바깥수업이 끝나고 나면 비로소 한숨 돌리며

최근 연재하고 있는 원고를 밤새 쓰고 보내는 쇠날이다.

쇠날 하루 이렇게 숨 돌리고 나면 주말 1박2일의 산오름이 이어진다.

그 속에도 풀은, 풀은 말이다, 거침없이 오르고 또 오른다.

틈틈이 풀을 맨다.

학교 아저씨의 일도 풀, 풀과 씨름하고 넘어뜨리고.

거기 사람을 위한 푸성귀 갈아먹을 준비도.


천천히 일어나 달골 마당 한켠 화단 곡괭이질.

몇 덩이의 잔디를 귀퉁이에 심어놓는다.

세월이 거름 될 테다.


저녁에는 한 화가의 아뜰리에에.

그림 두 점 그릴 준비를 해놓고 있다.

유화를 그리기 위해 젯소를 마지막으로 칠한 캔버스,

수채화를 그리기 위한 스케치 한 점.


밤, 가까이 또 멀리 인사를 갈 준비로 바쁜 아침.

아이를 같이 키워준 공간에 며칠 전부터 준비한 선물들을 들여보내고,

어제부터 찌고 말린 겨우살이를 늦은 밤 가마솥방에서 달였다.

주말 일정에 모일 서른 여 식구들을 위한 밥도 준비.

그릇에다 국자와 수저까지 다 챙겨 차에 싣는다.


기혈치료 하는 형님 한 분 잠깐 만나 몸을 살폈다.

뒷목덜미와 어깨를 한참 앓아왔다.

“여기 좀 봐!”

팔뚝, 어깨덜미가 부어있다. 근육인 줄 알아왔네.

“일을 깡으로 하니까 그렇지!”

아니, 일을 하면 당연히 힘이 드는 거니까, 힘들어도 당연한 거라 여기고

애쓸 만큼 애써왔던 거지.

“이 일 좀, 저 일 좀, 옮겨가면서 해. 일도 좀 적게 하고!”

“아직은 견딜 만해요.”

“명심해, 그러다 얼마 안돼 길 가다 쓰러지고 말아!”

어휴, 겁나게.

산골살이 일이 좀 많기는 하다.

게다 쉬어가는 해라고 할 게 더 많으네, 백수가 과로사란 말을 달고 산다.

조금 천천히 움직이기, 덜 움직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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