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2. 3.해날. 맑다가 눈발

조회 수 1160 추천 수 0 2008.02.24 19:46:00

2008. 2. 3.해날. 맑다가 눈발


먼 길 갔다 돌아오니
가마솥방에 사과 상자가 있었습니다.
한 해 고마웠노라,
설인사로 종훈네서 온 거라고 했습니다.

저녁 7시 학부모면담도 있었습니다.
어려웠던 한 해, 얼마나 고마웠는지를 먼저 전했습니다.
여름과 겨울 계자의 부엌,
산오름 때마다의 점심 도시락,
또 여러 마음씀들...
그리고
어떠한 문제보다 앞서 모든 문제의 근간이었을지도 모르는
몇 해 동안의 내부 갈등에 대해 고백도 했습니다.
견고하지 못한 내부는 바깥으로 아무도 번성하더라도
사상누각과 다를 바가 없겠지요.
가장 좋지 못한 방식으로, 결국 길을 달리하는, 지난 해 정리를 했었고
그 미진을 이 해 끄트머리에
좋은 방법을 찾아 잘 마무리하게 되었음도 덧붙였답니다.
한 샘의 휴직신청에 대해서도 전합니다.
아무래도 농사를 본격적으로 지어보고 싶어 하는 그의 뜻을
헤아려줘야지 않을까 싶다고 했지요.
“그러면 학교를 꾸려나갈 수 있는지...”
“불가능하지요. 그런데 불가능한 그걸 하려구요.”
그래요, 학교 문을 닫을 생각은 안합니다.
혹 한 아이만 남더라도.
어차피 효율의 문제로 접근해왔던 게 아니니까요.
배워야 할 아이가 단 한 명 있더라도
학교는 유지되어야 합니다!
종훈이네 새해 계획도 듣습니다.
이곳으로 내려오면서 엄마가 대학을 다녀 벌써 2학년을 마쳤고,
올해는 아빠도 같은 과에 편입하여 다니게 되었답니다.
국선도전공이지요.
“2년 정도 농사가 좀 늦어진다고 그리 달라질 것도 없고...”
영적성장이 우리생의 궁극적인 목적이라 생각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수련을 통한 내적평화가 가져오는 일상의 평화를 안다면
어떤 것에 앞서 영성훈련의 시간을 가지려 할 것입니다.
두 분에게 평화가 확장되기를 바랍니다.

솔직하게 겸손하게 그리고 힘있게 하는 말하기만큼
소통이 쉬운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7학년도를 잘 마무리하며
새 학년도 그림을 그려가는 2월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4634 2008. 3. 3.달날. 눈비 옥영경 2008-03-23 1156
4633 2011.12.19.달날. 흐림 옥영경 2011-12-28 1155
4632 2011. 8.29.달날. 맑음 옥영경 2011-09-08 1155
4631 2009. 6.17.물날. 저녁답의 소나기 옥영경 2009-06-24 1155
4630 2009. 3. 2.달날. 흐림 옥영경 2009-03-17 1155
4629 2008.12.13.흙날. 겨울황사 옥영경 2008-12-26 1155
4628 2008. 4.13.해날. 흐림 옥영경 2008-05-04 1155
4627 2007. 4.29.해날. 맑음 옥영경 2007-05-14 1155
4626 2006.12.20.물날. 맑음 옥영경 2006-12-26 1155
4625 106 계자 여는 날, 8월 8일 달날 옥영경 2005-09-06 1155
4624 2012. 4.29.해날. 맑음 옥영경 2012-05-12 1154
4623 2월 빈들 이튿날, 2009. 2.21.흙날. 눈 내리다 갬 옥영경 2009-03-07 1154
4622 2009. 1.16.쇠날. 맑은 속에 눈발 잠깐 옥영경 2009-01-29 1154
4621 3월 18일 쇠날 가벼워진 옷 옥영경 2005-03-21 1154
4620 2012. 2.10.쇠날. 눈 조금 흩날리고 옥영경 2012-02-21 1153
4619 6월 빈들 닫는 날, 2009. 6.28.해날. 맑음 옥영경 2009-07-06 1153
4618 2009. 4.13.달날. 새벽 살짜기 다녀간 비 옥영경 2009-04-22 1153
4617 150 계자 닷샛날, 2012. 1.12.나무날. 맑음 / 산오름 옥영경 2012-01-20 1152
4616 2011.10. 7.쇠날. 맑음 옥영경 2011-10-16 1152
4615 2011. 3.26.흙날. 바람 부는 오후 옥영경 2011-04-06 115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