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8.물날. 영하 14도

조회 수 1144 추천 수 0 2012.02.21 03:32:22

 

 

대해리는 오늘 오전 내내 바람일더니

오후 들어 눈 날리기 시작했다지요.

그러다 함박눈 펑펑,

그리고 잦아들고.

 

반찬들과 얼어붙은 강가 살림에 아쉬울 몇 가지,

그리고 곡주를 실어 홍천행.

‘수리재’, 한 인간이 한 세대가 넘는 세월을 뿌리내린 흔적 앞에서

다만 말을 잃었더랬습니다.

'계셔서' 고마웠지요.

뿌리가 다 헤집어져 맨살로 드러난 한 겨울 흙살 같은

자신의 삶에 슬쩍 회한이 스치기도 하는 시간이었네요.

강은 얼어붙었고,

집은 눈 위에 세운 듯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산골 겨울이 그러하듯 강가 겨울도 스산하여

이런 때 한 방문이 못내 송구도 하였지요.

막 벽난로에 지핀 불로 연기 자욱한 방이 우리를 맞아들였습니다,

거기 '청년' 다정 김규현 선생님과 성실샘 계셨습니다.

 

3월을 중앙아시아에서 보낼 것입니다.

지금 못 하는 건 나중에도 못하리니...

9월깨 달포가량 티벳에서 머물기 전 전초전쯤 되려나요.

(올해는 5, 6월경 독일 스웨덴 행 열흘도 있으니 나갈 일이 여럿입니다)

넷으로 구성된 천산원정대에 합류합니다.

지난 5년 여,

대당서역기를 비롯 실크로드 여행기 다섯을 번역한 다정샘이

예순다섯 나이가 무색하게 대원 셋을 대동하고

현장법사의 여정 가운데 당신의 발이 닿지 못했던 천산산맥 언저리를 다녀오려는 길.

다정샘도 그러하시지만, 동행하는 두 분도 산악인들.

장비 담당과 사진 맡은 이가 있으니

제 역은 기록쯤 되려나요.

천안에서 대전에서 영동에서 홍천에서 모인 이들입니다.

닿은 연에 깊이 감사.

 

대전의 기성샘도 오늘 수리재로 합류,

함께 하지 못한 천안의 대기샘은 모인 이들의 결정에 따르기로 하지요.

먼저 베이징에서 기차로 둔황역으로 갑니다.

신장위구르의 우루무치- 카슈가르(파키스탄과 키르키즈스탄의 접경도시)- 천산산맥의 고개(해발 4천미터))-타지기스탄이나 키르키즈스탄-파미르 하이웨이-이시쿨 호수-오슈-페르가나-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의 수도)-사마르칸트-철문-테르메스-부하라.

그리고 중국 우루무치로 다시 나오려는 일정이 큰 줄기입니다.

시간과 경비가 닿는다면

쿠차 등의 타클마칸 사막의 몇 도시를 답사하고 돌아오려지요.

쉬운 길 아닌 줄 모르지 않지만

아주 가벼운 주머니로 가는 여행이라 힘 좀 겨울 겝니다.

‘아마도 우리가 갔을 때도

그곳 하늘에 동이족의 나침판인 '촐본아타=졸본성=금성'이 빛나고 있겠지요.’(다정샘)

 

여기는 다정 선생님의 수리재 ‘설역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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