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2.21.불날. 맑음

조회 수 935 추천 수 0 2017.02.23 04:59:36


햇살 퍼지긴 해도 쌀쌀함이 가셔지지 않았다.

교무실에 네팔에 지고 갈 물건들을 늘여놓고,

면소재지 나가 사료며 자리를 비우는 동안 쓰일 것들 들여오고,

냉장고 반찬도 좀 쟁여 넣고.

류옥하다도 들어와 교무실 일손을 좀 보태고.

가기 전 해야 할 일들, 그리고 비울 동안 할 일들을 당기느라.


네팔행, 어제오늘 이틀 하자던 준비였다.

안나푸르나에 깃들어있는 한 학교를 방문하는 일정만 정해져있었을 뿐,

나머지는 헐렁했더랬다.

‘lonely planet’이며를 뒤적이며 움직임을 잡고,

첫날 카트만두에 들어가서 잘 숙소도 구하고,

지도를 펴놓고 트레킹 일정을 더 상세히 살폈다.

가이드나 포터 없이 갈 길이어, 대중적이지도 않은 길이고,

그만큼 롯지(산장)가 흔하지도 않은 트래킹 루트여.


낮엔 경로당에 달려갔다. 할머니들과 한글교실 2차 논의.

3월 말부터 6월말까지 한 학기로 놓았다.

“일단 해보지요.”

“방학은 안 해?”

“그러니까요, 7월부터 8월 두 달. 방학 숙제도 있고!”

“나는 입만 거들게. 생각을 하면 머리가 앞으로 뒤로 우로 벙벙벙 커져.”

“이이는 그래도 초등학교를 마쳤어.”

“그래도 이름만 쓸 줄 알지...”

“뭐 이 나이에... 안돼, 안돼.”

“모여서 하는 재미지!”

“맞아요.”

“노래도 하고!”“아, 좋네요!”

주에 두 차례로 할 것인가, 세 번인가는 다녀와 모두가 모였을 때,

장소 역시 마을회관이든 물꼬이든 그때 가서.

시간만 오후 1시부터로 잡았다.


산에 산다고 땔감이 흔할까.

부뚜막에 소금도 어떻다고 베고 자르고 쪼개야지.

그것도 우리 산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고서야 다 사들여야 한다.

물론 여기저기 넘어진 나무를 주워오는 일들도 더러 있고,

잔가지들이야 끌고 내려올 수 있지만.

겨울 지나며 다시 장작 수급을 생각하는데,

마침 인근 산에서 잡목이 나왔다고 장순샘이 알려주었다.

운반트럭 두세 대는 나오겠다 했다. 좋은 조건이었다.

일이 순조롭지들 않으면 멀리 가는 걸음이 무거운데,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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