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163 계자를 함께했던 이들이 남긴 갈무리글입니다.

글 차례는 대략 나이순이거나 글이 쌓여있는 차례순.

늘처럼 맞춤법은 틀리더라도 고치지 않았으며,

띄어쓰기도 가능한 한 원문대로 옮겼습니다.

다만 의미 전달이 어려운 경우엔 띄워주거나 컴퓨터가 저 알아 잡아준 맞춤법이거나.

괄호 안에 ‘*’표시가 있는 것은 옮긴이가 주(註)를 단 것.


아이들 적은 계자라고

새끼일꾼들도 품앗이샘들도 '중간 아이' '큰 아이'로 다들 아이이기로 하여

모다 갈무리글 쓰는 시간 같이들 엎드렸다.

그렇게 샘들 글까지 함께 남아 그것마저 특별한 계자의 한 까닭이 되어주었던,

아이들 열둘에 어른 스물이 같이 꾸린 우리 생의 빛났던 한 때 163 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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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 장인서:

엄마아빠가 보고 싶었어요.

재미었어요. 새 친구랑 놀아서 재밌었어요.

옥씸미 좋아선요.

서윤이랑 놀아서 재밌었어요.

음식만듬-온개(* 음식 만들은 게? 음식 만든 것과 물꼬 온 게?) 재멌었어요.


일곱 살 김현준: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좋았다. 또오고싶다. 우리가락이 제일 좋았다.(* 그림: 물꼬의 구석구석)


일곱 살 신서윤:

처음에 엄마차를 타고 물꼬 앞에 도착했다.

그런 다음엔 캐리어를 꺼내 물꼬에 들어가서 큰모임을 하고 두멧길도 갔다.

밥을 먹고 한데모임도 했고 그다음 씻고 잠을 잤다.

그 다음날 달날에 해건지기를 하고 밥을 먹고 손풀기를 한다음 들불을 해서 달고나도 먹고 마시멜로도 먹고 감자도 조금 먹었다. 그 다음 밥을 먹고 열린교실 니꼴네꼴을 했다. 그 다음 밥을 먹었다. 재미있었다.

그중에 보글보글이 재일 재미있었다.

그리고 물꼬에 오면 가장 좋은 것은 친구들이랑 노는 거다.


1년 김인영:

하루 느께온 163계자는 어제 예기했듯이 좀 특별한 계자인것같습니다. 처음엔 좀 말없이 어색한 표정으로 한곳에만 있었지만 평소에 집에서 생활하는것보다 훨씬 재밌고 여름때 해보지 못한것과 다른 재미가 있는 기었들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갔습니다. 마지막은 좀 아쉽게 집으로 돌아가게 되네요.

(* 덧붙임) 가장 재밌었던 시간은 어기여차 산에 올라갔다온것입니다. 다리가 좀 아파서 못 걸을 정돈 아니었지만 맜있는것들과 하지 못한 경험을 해보아서 좋았습니다. 올라가서 성빈이 오빠가 박스를 빌려주어 정말 고마웠고 내가 좋아하는 간식들도 많이 먹고 기분이 좋았고 쌤들이 잘못보고 석은 귤을 줘서 이걸 먹으라는건가 속으론 이렇게 말하고 선생님들께 석은 귤은 골라내고 귤이 석었어요라고 말을 한 후 귤을 맜있게 먹었습니다.


2년 임채성:

5박6일 동안 너무 재미있었는데 벌써 물꼬를 떠나게 되어서 너무 아쉽다. 다음 164계자때 오고싶다.

보글보글할 때 반죽을 만드는 것도 재미있었다.

열린교실 때 문어도 만들고 홍게도 만들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그리고 산에 올라가는 것도 재미있었고 핫초코, 자유시간 먹어서 산을 더 잘 탄것 같다. 그리고 처음에는 사람이 너무 적어서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사람이 없어서 더 재미있었다.

눈을 굴려서 눈사람도 만들고 성재쌤이랑 눈싸움도 했다.

이번에 계자를 쉬는게(* 2017학년도는 물꼬 안식년으로 두고 있다. 계자는 쉬지만 새로운 교육 일정들이 등장할 듯) 아쉽고 다음에 또 올것이다.

들불할 때 옥쌤이 마시멜로우를 머시멜로우(* “뭐시? 멜로우?”)라고 해서 너무 웃겼다. 달고나가 제일 맛있었다.

우리가락을 오랜만에 했는데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꽹과리를 쳤는데, 소리가 징보다 더 잘들렸다. 소리가 커서 더 재미있었다. 판소리 배우는 게 재미있었다. 국악이 이렇게 재밌는지 그때 알았다. 다음에 또 하고싶다.

물꼬를 계속 오는 이유는,

다같이 노는게 재미있고 달고나를 먹을수있기 때문이다. 

 

2년 소태수:

보글보글 2번해서 좋고 노래도 배웠고 샘들이랑 형동생이랑 친해지고 징, 북, 장구, 캥가리를 어떡해 하는지 알았고 책도 읽고 밥운 너무너무너무 맜있다. 들불 재밌었다. 산올라가는데 힘들었다. 샘이름 형동생이름도 다 생갔할거시다. 끝.

(* 덧붙임) 책방에서 지식도 키우고, 장기, 어목(* 오목), 알카기, 체스도 했다. 체스랑 어목음 여기서 배웠다. 아카기(* 알까기)도 배웠다. 밥도 너무너무 대게게 맜있었고 아태기샘(* 알타리샘) 1호기샘이 밥 만들어주어서 더 맜있다. 들불에서 마시멜로, 사탕, 고구마, 감자 먹었다. 산올라가는 게 힘들었다. 그레도 좋고 산 정상 도착하기 전에 김밥, 코코아 초콜린 사탕 먹었다.


5년 이건호:

보글보글

이번 163 계자는 참 특별하다. 왜냐하면 내가 건의를 해서 속틀을 바꾼 경이로운 계자이기 때문이다. 무었을 바꿨냐면 보글보글이 한번밖에 없어서 너무 적다고 다시 보글보글을2를 넣어달라고 했더니 옥쌤이 보글보글2를 넣었다. 그래서 아주 맛있는 고구마피자를 했다. 고구마피자는 만두피 위에 마요네즈+케첩을 바르고 위에 고구마를 올라가 감자와 양파 볶은 것을 올린 다음 계란과 피자치즈로 왕창 뿌리면 끝이다. 정말 맛있게 먹었다.

우리 가락

물꼬 활동 중에 가장 재미없는 활동은 역시 우리가락이었다. 근데 이번 163 계자가 나의 생각을 다르게 해준 것이다(* “건호야, 이제 자네가 뭘 좀 알게 되어서 그런겨”). 춘향가 중 사랑가의 일부를 배웠다. 노래는 재미있다. 그다음 공연을 했다. 공원에 나가서 인사를 하고 사물놀이를 했다. 역시 재미있었다.

엄마

엄마는 마을사업도 한다. 원래는 수영교사인데 마을 사업에 관심이 있어서 시작하게 되었다. 아이들과 어른이 돼서 물꼬 같은 것을 시작했다. 그런데 옥쌤의 지혜를 사용해 글집도 있고 속틀도 아이들이 짠다. 정말 옥쌤의 지혜는 어디서 났을까.(* 엄마가 하는 마을학교가 딱 물꼬 같다고 해서 그것도 좀 적어봐라 했더니 덧붙여 쓴 글.)


5년 이정은:

처음 물꼬온날(해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쇠날이 실감이 안난다.

또 3일동안 손풀기 한 것도 좋았다. 손풀기때 보이는 대로 그리라고 하셔서 아무생각 없이 그렸는데... 그리고 나니 정말 좋았다. 오랜만에 우리가락도 했다. 난 개인적으로 판소리가 더 좋았다 ㅋㅋ. 연글놀이도 했는데 처음에는 하기 싫었지만 하면서 재미있던것 같다.

아! 그러고보니 아침에 밥상머리 공연을 했다. 피아노 ‘캐리비안의 해적 OST’를 쳤는데 자꾸 실수 했지만 한 것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좋은 경험이 된듯하다.

보글보글도 하고, 구들더깨도 하고 참시간은 재미있을 때만 빨리간다. 도은이랑 친해졌을 때도 너무 시간이 빨리가서 아쉽다.

그리고 어제 솟구산에 올라갔다. 난 산타는 걸 굉장히 싫어하는데...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안좋은 것만은 아니다. 친구들과 선생님들과 좋은 추억도 쌓이고, 정말 다른 때는 많이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런데 벌써 마지막날이라니, 아쉽고 섭섭한 마음과 기쁜 마음이 같이든다. 곧 가족들을 볼 수 있어 기쁜 마음과 헤어져야되니 아쉽고 섭섭한 마음...

여기서 살고싶지는 않지만, 정말 물꼬가 좋다. 여기서 도은이랑도 친해졌고 여원이랑도 더 사이가 좋아진것 같다.

그리고 내가 생각할 때 물꼬는 자연과 가깝다고 생각한다. 화장실은 불편해도 자연을 위해 거름으로 쓰려고 받아서 발효시켜 쓴다. 그리고 노래를 많이 부르는 것 같다. 그 덕에 이학교가 즐거운 것 같다.


5년 한결:

이번 163 계자로 나는 3번째 계자를 와본다. 애들이 별로 없어 재미가 없을 것 같았는데 샘들과도 친해지고 애들과 소박하고 친하개 지내는 것도 좋았다. 이번 물꼬는 아주 특별하다. 들불때 쓸 떡을 구하지 못했는데 내가 떡을 가져오고 건호 엄마께서 초코파이와 사탕을 보내주시고 또 맷돼지 고기도 받아서 먹고 인영쌤이 귤을 택배로 보내주고 또 아이들이 12명인데 쌤들이 20명씩이나 있고 또 많은 특별한 것이 있다. 2017학년도가 안식년인 만큼 재밌고 신나개 보낸것 같다.(* 그림: 물꼬 배치도)

p.s.

나는 물꼬에 자꾸자꾸 오고싶다. 그 이유는 프로그램들이나 모든 것이 다 자유롭기 때문이다. 또 샘들도 같이 아이들이 된 것처럼 같이 노는것도 좋다. 그리고 하루 24시간동안 친구들과 같이 놀고 먹고 자고 하는것을 5박6일동안 반복하니까 일상과는 다르개 너무 재미있다.


5년 김도은:

<163 계자>

처음 물꼬에 왔을때는 아는 친구가 없어서 싫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샘들이랑도 친해지고 익숙해져서 재미있었다. 그리고 달날때는 들불을 했는데 들불을 할때 먹었던 마시멜로우와 가래떡과 고구마와 달고나가 정말 맛있었다. 또 열린교실을 했는데 나는 열린교실 중 다좋다를 했었다. 다좋다는 연탄을 깨야되는 것이어서 힘들었지만 물꼬를 위한 일을 하는것 같아서 기분좋게 일을 하였다. 불날에는 처음 보글보글을 했는데 나는 김치볶음밥을 만들었다. 그리고 우리 팀이 만든 김치볶음밥이 맛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또 구들더께를 하였는데 그때 나는 잠을 조금만 잣다.

물날에는 우리가락을 했는데 정말 신나게 잘한 것 같아서 좋았고 여러 악기들이 함께 연주를 하니 더 멋있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또 두 번째 보글보글을 했는데 나는 알리오올리오 파스타와 크림파스타를 만들었다. 크림파스타가 조금 짜게 되어서 아쉬웠지만 정말 재미있었다. 또 연극놀이를 하였는데 연극놀이 주제는 옛날이야기여서 콩쥐팥쥐로 하기로 했고 2팀으로 나누고 콩쥐팥쥐 내용도 2부분으로 나누었다. 내 역할은 시민1이고 여원이는 시민2였다. 그리고 연극을 위해서 분장을 했는데 우리팀 분장이 너무 웃겼다. 물론 나와 여원이는 분장을 하지 않았다. 연극발표는 고래방에서 했다. 2팀 다 잘한것 같아서 기분이 좋고 재미있게 한것같다.

나무날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어기여차(산을 올라가는 활동)을 했는데, 올라가기가 힘들었지만 샘들이 도와주고 서로서로 손잡아주며 협동을 배운것 같고 산 정상쯤에 올라가서 김밥을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또 코코아도 마시고 자유시간도 먹고 오예스도 먹어서 좋았지만 내려갈려고 할 때 눈이 많이 와서 정말 힘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한데모임을 했는데 노래도 부르고 강강술래도 하고 장작놀이 대신 촛불잔치를 해서 즐거웠다.

이번 기획에 좋은 추억을 만든것 같고 5박6일동안 정말정말 즐겁게 지내서 좋았다.

(* 덧붙임) 자유학교는 기본적으로 협동을 배우고 자신감을 배우는 학교이고 일반 학교는 협동을 배우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공부쪽으로 신경을 써야하는것 같다.


5년 장여원:

<일기>

2016년 1월 13일 쇠날

어젠 손그림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어기여차’를 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솟구산이라는 곳에 갔다. 그리고 솟구산 주변에 달골이 있어서 옥쌤께서 만들고 게신다는 명상정원을 지나서 갔다.

사실 달골 가는 길은 오르막길이어서 좀 많이 힘들었었다.

그래서 그때 목도리와 장갑을 벗었다. 정말 덥고 답답했기 때문이다.

명상정원을 지나니 솟구산 들어가는 곳이 보였다. 물론 많이 험난했다. 등산로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가시덤불이 많았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은 스키바지 같은 두꺼운 스키바지에다가 그냥 바지까지 두겹으로 입은 우리와 달리 선생님들께서는 일반 바지만 입으셨기 때문에 더 고생하신 것 같다.

산에 들어갔는데 오르막길이 바로 한눈에 보였다. 그곳을 보니 드디어 산에 들어왔구나 하는 실감이 들었다. 산을 올라가는데 솔직히 나는 가시나 경사로 때문에 힘들었던 것이 아니라 그냥 체력적으로 딸렸다. 올라가서 조금 쉰 후 내려가기 시작했다. 내려 가는데 이번에는 정말 경사로도 높이도 높아서 힘들면서도 무섭고, 또 스릴있었다. 그리고 조금 더 올라가니 정상이 코앞에 보였다. 그곳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와~ 진짜 꿀맛이었다. 맛있는데다 배까지 고프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자유시간에 오예스까지 먹었는데 우리가 기다린 것은 다름아닌 핫초코였다. 추운 겨울에 산속에서 핫초코를 먹으니 진짜 온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였다. 그리고 정상을 찍은 후 내려와 물꼬로 향했다. 가는 길에 같이 강강수월래를 부르며 가는 것이 정말 신명났다. 물꼬로 돌아온 후 씻고 나서 정말 꿀같은 잠을 잤다. 그리고 저녁먹고, 한데모임을 한 뒤 대동놀이로 정말 신나게 강강술래를 하였다.

그리고 나서 촛불잔치를 했다. 평소에는 장작놀이를 했는데 이번에는 추워서 안에서 한 것이다. 그리고 인디언 놀이를 했는데 당하는 것이 싫으면서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밤마실을 나갔는데 달은 빛나고 별이 반짝이니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역시 물꼬는 항상 특별하고 이번에도 모든 것이 특별했다. 역시 물꼬는 빠짐없이 오고 싶다.


6년 안성빈:

졸업을 마치고 물꼬에 오는 날 신나는 기분도 있었지만 한편으론 가기가 싫었다. 날도 날이니 가족들과 함께 보내고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2017년도엔 물꼬를 쉰다고 하니 얼른 기차를 타고 택시를 타고 왔다. 정말 신나고 재미있었다. 왔을 때 아이들이 없는 것 같아 이번엔 대충 쉬고가는 계자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불날 저녁을 어차저차 보내니 물날이 찾아왔다. 정신없이 해건지기와 손풀기 그리고 밥을 먹은후 우리가락을 했다. 우리가락을 하며 아이들과 많이 친해지고 돈독해진 것 같다. 나를 위해 준비한 보글보글!이라고 생각하니 (* 한 차례였던 보글보글을 늦게 합류한 성빈이를 위해서도 한 번 더 하자고 했던) 부담스럽기도 하고,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하는 것 같았다. 피자를 모두다 나누어주고 우리가 모두 먹으니 예경샘과 현진샘이 잘못드신것같아 죄송했다. 치우고 쉬고나니 연극놀이 시간이 되었다. 이야기는 콩쥐팥쥐를 두 조로 나누어했다. 피곤하여 멍 때리고 있다가 급 남은 팥쥐가 되어서 얼굴에 화장을 해주셨다. 거울을 보고 벙어리가 된 나는 스토리 전개도 조금이라도 짰던 대사들도 다 잊어버렸다. 휘향샘이 열심히 화장을 해주시고 열심히 준비했는데 나 때문에 연극이 좀 잘 되지 않은것같아 죄송하고 죄송했다. 이후 때건지기를 했는데 밥바라지 샘이 밥을 너무나 맛있게 해주셔서 감사했다. 나무날, 산에 갔다 솟구산이라고 하는 산에 갔는데 길도 없고, 가파른 경사 때문에 아주 죽을맛이었다. 가시가 넘나 아팠다. 하지만 남에게 도움을 주는 행동을 했다는 것이 정말 기뻤다. 그이후 한껏맘껏 시간을 가지면서 쉬었고 보다보니 지금 이 시간이 되어있다. 윤호샘, 현진샘, 재용샘, 휘향샘, 휘령샘, 현택샘, 예경샘, 태희샘, 민혜샘, 수연샘, 성재샘! 등등 샘들한테 너무 감사하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만나요! +물꼬에서 다른 학교와 달리 배울 수 있는 것은, 자유로움 안에서 얻을 수 있는 샘들과의 아이들의 독독함, 일상학교에선 느끼지 못한 모두 다른 지역에서 다른 환경을 가진 아이들이 협력과 도움을 통해서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다.


8년 이윤호:

계자가 시작하기 전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맞을 준비를 하였다. 청소하고 청소하고 청소하고.... 그 준비의 대부분이 청소였다. 건물이 낡고 넓어서 청소를 많이 해야되지만 옥쌤께서는 다른 의미로 우리에게 계속된 청소를 요구하시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물꼬에 처음 들어와서 보는 것 곧 물꼬의 공간적인 첫 인상이 깨끗하고 잘 정리된 모습이어야 아이들의 마음을 통제(?) 다스리기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물꼬의 좌우명인 “마치 아무일도 없던 것처럼”을 지키려면 선생님들의 모범의 필요를 느끼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12명의 적은 아이들과 20명의 많은 쌤들이 참여해 이번 163 계자를 꾸려갔다. 계자 때 흙집의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다행이 다친 사람이 없었다. 아이들이 적고 선생님들이 많기 때문에 정리, 정돈이 잘 되는 것도 있었지만 아이들 또한 자신의 뒤를 돌아보고 정리하였던 것 같다. 선생님들이 많으면 책임감이 분산되어 “누군가 하겠지...”라는 마음에 게을러지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선생님들 또한 열심히 일하고 게을러지지 않아서 정말 순탄히 흘러갔던 것 같다. 저번 여름계자에는 아이들을 하나씩 분석해보고 그에 따라 더 나은 행동을 보여 나아지게 하기보다는 6남매에 시달려 아이들을 꼼꼼히 챙기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면 이번계자는 아이들을 섬세히 알아보고 깊이 대할 수 있었다. 때문에 여름 계자보다 정리도 더 할 수 있었고 아이들과 놀거나,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 또한 늘어났다.

나 또한 새끼일꾼 두 번째라고 더 보이는 일도 많고 할 수 있는 일 물꼬에 대한 이해도 또한 한 걸음 나아간 것 같다. 여름계자 때는 솔직히 쌤들이 짜놓은 연극 대본대로 움직여지는 느낌이였다면 이번 계자는 쌤들과 아이들이 같은 공동체에서 공존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 계자에서 옥쌤께서 말씀하신 것을 잘 주어서 종합해보면 지금까지도 많이 말씀하셨던 “무소유”에 대해 많이 말씀하셨다. 부족하고 여락한 환경에서 이렇게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조금 내려 놓는 것 또한 행복해지는 것의 방법이 아닐까?

건물을 높이 견고하게 세우려면 건물의 기초가 단단하고 잘 만들어져야 그 건물을 높이 쌓아올릴 수 있다. 사람도 기초를 견고하고 잘 닦아 놓아야 큰 사람이 될 수 있고 좋은 사람이 되고, 나아가 그런 사람들의 공동체인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9년 박재용:

사진첩에서 물꼬때 사진을 보고 다시올까 말까 정말 고민 많이 했는데 다시 오지 않았더라면 많은것을 모르고 살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5박6일 짧다고 하면 짧고 길다고하면 긴시간, 나한테는 정말 짧았던것 같다. 아이들 하나하나 너무 예쁘고 쌤들도 배울점이 많은 분들이 계셨던 163계자 잊지못할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가는것 같다. 물꼬에 와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일상에서는 내가 소중히 하지 못하고 감사하지 못하고 또 행복해하지 못했던 것들에도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다. 분명 물꼬는 시설이 불편하고 우리가 일상에서 누리는 많은것들을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꼬에 사람의 발길이 끊기지 않는데에는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이유들이 존재한다. 여기서 5박6일동안 생활하면서 어린시절의 소중한 추억들이 생각나서 정말 고맙다. 그리고 여기선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는것 같다. 사람들의 가족같은 정다운 모습, 멋진풍경, 그리고 또다른 나. 솔직히 말해서 집에서의 나는 모든 일을 귀찮아하고 놀기만을 좋아하는데 여기에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됬었던것 같다. 완벽히는 아니지만 나에게 물꼬는 많은 변화를 가져다준 것 같다. 또한 많은 것을 가르켜주었다. 중학교때 오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후회할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왜 한번도 연락해주지 않으셨는지 옥쌤께 작은 원망을 보내고 싶다. 쌤들, 아이들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만나고 싶다.


9년 이다은:

물꼬에 와서 반가운 친구들과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함께 어울려 놀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물꼬는 2016년을 잘 마무리한 저에게 주는 선물이에요. 물꼬에 오면 하루하루가 너무 짧고 즐겁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저에겐 가장 소중한 5박6일이였고 빨리 또 오고싶어요. 벌써 헤어질 시간이라는게 너무 아쉽고, 같이 5박6일을 보낸 쌤들과 아이들을 또 언제 보나 싶고 옆에 있는데도 보고 싶어요.

저에게 예쁘고 소중한 추억 만들어주신 옥쌤, 함께 즐겁게 생활한 쌤들과 아이들 너무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짧은 시간이였지만 너무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가는거 같습니다.

물꼬에 있는 동안 너무 행복했습니다. 다시 심심한 일상으로 돌아가려니 더욱 더 떠나기 싫습니다.


10년 김태희:

5박 6일, 그리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예쁜 아이들과 함께 해서 좋았고 너무나 빠르게 지나갔다. 옥샘이 직접 삶아주신 팥으로 만든 팥빙수도 먹고, 아침 샌드위치에 치즈도 들어가고, 귤도 유독 많이 먹고, 산 정상에 도착했을 때 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작은 애들, 중간 애들, 큰 애들이(* 각각 아이들, 새끼일꾼들, 품앗이일꾼들을 말함) 모두 함께한 특별한 계자였다. 아이들이 너무 적어서 기대보단 걱정이 앞섰는데 내가 생각했던 그 기대보다 훨씬 이상으로 훌륭했다. 일정 중에 우리가락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참여하지 않는 아이 없이 모두가 열심히 했고 정말 공연에 온 것처럼 웅장했다.

겨울이여서 춥고 힘들었을 텐데 불평없이 잘 지냈던 아이들에게 고맙고 그래서 계자가 순탄하게 잘 흘러간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한 보글보글, 열린교실, 들불 등 일정 하나하나가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모든 일에 정성을 들여했는데 그 마음을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느낀 것 같아서 정말 고마웠다. 아이들과 같이 지내는 동안 책을 읽어주지 못한 것이 미안한데 그래도 함께한 시간이 많고 대화도 많이 해서 참 좋았다. 아이들이 적어서 계자가 살짝 지루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는데 우리의 에너자이저 건호, 태수, 결 등 덕분에 유쾌했다. 옥샘을 가장 사랑한다는 인서는 모든 샘들에게 살갑게 다가와주었고, 예쁜 마음씨를 가진 서윤이는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었다. 아직 어린 아기 같지만 스스로 많은 일을 해낸 현준이, 고학년답게 의젓한 모습을 보여준 성빈, 여원, 춤 잘추고 웃는게 예쁜 인영이, 분위기 메이커 귀여운 채성이, 항상 열심히 하고 잘 어울렸던 도은, 정은이까지, 아이들까지 정말 훌륭했다. 많은 정이 들었는데 헤어져야 한다니 아쉽고 꼭 다시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 촛불잔치 때 아이들의 진심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샘들 잘 따라와준 2모둠 아이들에게 참 고맙다.

항상 물꼬 곁에 계시는 삼촌(젊은 할아버지), 옥샘, 알타리 1호기 정환샘, 밤새 불피워주신 기표샘, 모두에게 감사하다.(함께 고생해준 새끼일꾼들까지!) 좋은 인연을 맺고 가는 것 같아서 좋다.

모두 애쓰셨습니다, 사랑합니다!


12년 민성재:

이번 계자는 3년만이다. 오랜만에 와서 설레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했다. 또 아이들이 적고 샘들이 더 많아서 다른 계자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더 잘 준비하고 더 잘 놀아주고 싶었다. 준비 과정이 힘들기는 했지만 교문에서 아이들을 맞이할 때 너무 귀여워서 힘든 것도 다 잊었다. 만날 수 있다는 게 축복처럼 느껴졌다. 힘든 일정 속에서 아이들의 웃음과 활기찬 모습은 나에게 정말 큰 힘이 되어주었고 그래서 계자가 더 순조롭게 진행되었던 것 같았다.

계자를 하면서부터는 지금까지 해왔던 계자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 들었다. 먼저 아이들이 적어서 모두 가까이 지내서 가족같은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그렇게 뭉친 가족 같은 분위기는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했다. 수가 적음에도 결코 아이들이 많았던 계자보다 모자라지 않았고, 오히려 더 뛰어났다. 물론 이번 계자에 유난히 좋은 아이들과 좋은 샘들이 모여서인 것도 있다. 구성원 하나하나가 계자에 빠져들어 즐기고, 열중하는 모습들이 더 커다란 힘을 발휘했다고 생각한다.

중간 중간 아이들이 다투기도 하고 서로 잘 어울리지 못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서로 미운정 고운정 다 들면서 관계가 더 애틋해진 것 같다. 이렇게 이쁜 아이들과 헤어져서 너무 아쉽지만 좋은 추억을 만들고 순간순간이 행복해서 기분좋았던 계자였다.


12년 김수연:

5박6일, 아니 미리모임까지 해서 6박 7일동안 너무 즐거운 시간이였습니다.

아이들이 적어서 한명한명 깊게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또, 샘들과도 어느 하나 모난 데 없이 잘 지내서 다른 때보다 유독 헤어지기 아쉽습니다. 2017년의 출발을 물꼬와 함께해서 그런지 한 해의 느낌이 좋습니다. 마음의 여유와 부지런함을 얻어갑니다.

이번 계자는 뭐하나 재밌지 않았던 것이 없습니다. 들불부터 마지막 먼지풀풀까지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우리 아이들의 너무 예쁜 마음씨를 보았고 순수한 웃음도 보았습니다.

집에 돌아가면 아이들의 재잘거림과 웃음소리가 맴돌 것 같습니다. 마지막 새끼일꾼을 이렇게 예쁜 아이들고 샘들과 함께해서 좋았습니다. 다시 품앗이가 되어 옥샘을 뵈러 오겠습니다. 계자를 쉬는게 이렇게 아쉬울 줄 몰랐습니다. 빨리 집가고 싶다던 아이들이 날이 지날수록 가기 싫다고 하고 촛불잔치 때 아쉬워했을 때 제가 다 울컥했습니다. 163계자는 여러모로 특별했습니다. 다시 일상 속에서 열심히 살다 물꼬로 돌아오겠습니다.

- 더 자세한 글은 평가글로 보낼게요...


12년 김현진:

순탄치 않았던 한 해, 2016년... 별로 기분좋게 마무리한 해가 아니었다. 그만큼 물꼬에 오고싶은 마음도 많이 없었다. 그럼에도 물꼬가 주는 많은 것들, 성취감과 행동을 통한 여러 배움을 얻기 위해 오랜만에 마지막 새끼일꾼으로 163계자에 오게 되었다.

이번 계자는 여느 계자보다 조용했고 평화로웠다. 마음을 좋지 않은 방향으로 쓰는 아이들도 없었고 샘들도 모두 자신의 일에 충실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평화로움 속에서도 갈등이 없진 않았다. 우는 아이들도, 목소리 높이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 속에서 드러난 아이들의 결은 비슷했다. 바로 ‘착함’, ‘온순함’이었다. 선생님에게 귀여움 받고 착함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아이부터 화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며 마음이 좋지만은 않았다. 항상 착해보이고 싶었던 나의 과거를 보는 것 같아서 그랬다. 나는 착해보이려 하는 마음이 평판에는 좋을 수 있어도 자기 자신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점을 요즘 들어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서, 아이들이 계자를 통해서 마음에 있는 것을 맘껏 분출하길 바랬다. 다행히도 이번 계자는 아이들에게 그런 기회가 충분히 되어준 것 같다. 계자가 계속 아이들(쌤들도)의 분출구, 해방구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바란다.

안식년이전 마지막 아이들 계자이다. 이후의 계자의 향방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자유롭게 표현하고 배움을 얻어가는 이 공간이 앞으로 오랫동안 이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 또한 그 길에 함께하고 싶다. 앞으로, 쭉 말이다.

5박6일 동안

샘, 아이들 모두 애쓰셨습니다!


오소연:

이번계자는 힐링하는 계자였다. 저번 계자는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많았던 만큼 힘들고, 피곤했다면(그만큼 기억에 남고, 바뀐 아이들을 보며 뿌듯하기도 했지만) 이번 계자는 특정 아이들이 아닌 모든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것 같다. 태수는 너무 활당하고 툴툴거리지만 누구보다 아이들 선생님과 어울리고 싶어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이다. 서윤이는 항상 웃으며 살갑게 대해주어서 함께 활동하고픈 아이이고, 인서는 사랑받고 싶어서 노력하는만큼 사랑스러운 아이이다. 여원이 정은이는 생각이 깊고, 철학적인 사고를 해서 어른스럽지만 여원, 정은 도은이가 함께 이야기를 하면서 노는 것을 보면 정말 딱 5학년 같은 아이스러움도 가지고 있다. 도은이는 처음에는 낯을 많이 가렸지만 마지막날에 친구를 사귀고 함께 노는 모습을 보니 대견하고 즐거워보였다. 인영이는 정말 이렇게 변할 수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어른스러워졌고, 활동적으로 변했으면 활짝 웃는 모습이 정말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다. 채성이는 정말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이다. 웃는 모습도 사랑스럽고, 목소리가 특히 너무 매력적이다. 현준이는 욕심이 많기는 하지만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놀고 싶어하고, 놀아주면 행복해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운 아이이다. 결이랑 건호는 정말 딱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같다. 장난도 많이 치고, 노는것을 좋아하고, 이번계자에서 2번째 형아들인만큼 쌤들을 정말 많이 배려해주고 생각해주는 모습이 무척 기특했다. 성빈이는 나중에 합류한만큼 같이 있는 시간이 적었는데, 마지막날에 친해진 것 같아 좋았다. 정말 어른스럽고 의젓한 아이이다. 163계자를 함께 한 아이들 모두 너무 착하고 사랑스러워서 이번계자를 생각하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물꼬의 또다른 장점인 새끼일꾼샘들! 이번계자에도 역시 한데모임을 하면서 앞으로 교사가 되었을 때, 어떤 교사가 되어야할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고, 많은 도움을 얻은것같다. 역시 물꼬에서는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자기반성을 하게 되고 새끼일꾼들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품앗이샘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것 같다. 이번에도 성장하고 가는 것같아 좋고, 다음 계자에는 또 어떤 아이들과 어떤 관계를 맺게 될지 기대되나.

163계자에 함께한 작은 애들, 중간 애들, 큰 애들, 모두 보고 싶을 것 같고, 다음계자에서 또 만나고 싶다.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은 기분에 너무 아쉽다.

* 계자가 영원했으면 좋겠어요. 교육봉사를 다니면서 느끼기에 이곳에서 제일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고, 제일 많은 것들을 배우는 것 같거든요. 옥샘! 안식년 끝나고 또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주일간 감사했습니다!


황현택:

① 저번 계자 때 좋은 경험을 하고 가서 학기 중에도 계속 163계자를 기다려왔고 실제로 역시나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교육활동에 비해 정해진 규율이나 매뉴얼도 없고 옥쌤의 말씀대로 낡은 살림살이지만 사람을 마음으로 대하는 법을 체득하고 가는 것 같다. 아이들과 선생님이 보다 많이 교감하고 부대끼면서 생기는 정은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살아가게 하는 힘을 준다. 하루재기 때 엄청 피곤하다가도 아이들 이야기만 나오면 웃음이 나오는 것을 보니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이 내게 미친 영향이 결코 적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해가는 아이들을 보니 나 또한 누군가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고, 그 힘을 더욱 길러 ‘좋은’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② 이번 계자는 특별하게 아이들이 더 적어서 한 명 한 명의 특성을 더욱 잘 관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저번 여름계자 때 봤던 아이들도 많았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오래 본적은 없었기 때문에 한 아이 한 아이에게 집중해서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사회적으로 ‘문제아’라고 불리는 아이들도 가정배경이나 성장과정을 보면, 옥쌤의 말씀대로 아이들은 아무 잘못이 없는 것 같아 보인다. 사실 문제아의 기준도 어른들이 정한 것이긴 하지만. 그래서 아이들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어른들이 잘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아이들은 어른의 영향을 훨씬 더 많이 받는다.

③ 옥쌤이 하루재기 시간에 말씀하셨던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지난번 계자에서는 공간이 익숙치 않아 적응하느라 새끼일꾼들과 많이 친해지지 못해 아쉽고 계자 도중에도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이번 계자 때는 공간도 익숙하고 새끼일꾼도 많아서 사람들과 ‘우호적으로’ 교류할 수 있었다. 물론 내가 생각하기에도 내가 우호적으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 공간이 주는 편안함과 더불어 6박7일 동안 불편함없이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

④ 평소 사람을 대할 때 칼 같이 형식적으로 대하는 경향이 있었다. 물론 확실하게 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냉정하다는 평가를 들으며 고민이 있었다. 물꼬는 나의 형식적이고 경직된 무언가를 풀어주는 것 같다. 핸드폰을 포함한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공간에 집중하게 되어 아이들과 정말 ‘마음으로’ 교감할 수 있었다. 또한 아이들의 순수함이 지니는 힘 또한 나를 변화시키는 것 같다. 물꼬는 정말 아이들의 학교이자 어른들의 학교라고 생각했다.

물꼬에서 겪은 6박7일 정말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감사했고 6월에(2017학년도에 계획하는 물꼬인의 날-‘물꼬 연어의 날’?) 꼭 다시 뵐 수 있었으면 합니다.

(* 현택샘의 글씨는 기계로 찍은 글씨라고, 아이들도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쓸 수 있냐고 놀랬다!)


김예지:

5박6일동안 아이들과 함께 하며 정말 행복했다. 바쁜 2학기와 계절학기를 마치고 다른 활동을 준비하면서 쉬지 못했다. 그래서 첫째날, 둘째날에는 그냥 집에서 쉴걸이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집에 돌아가는 날이 가까워지는게 아쉬웠다. 꺄르르 웃으며 7살 여자아이의 밝은 에너지를 나에게 준 서윤이와 인서, 호기심이 많은 현준이, 여름계자에 이어 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많은 시간을 보낸 채성이, 나와 상황극을 하며 애교많은 건호, 쑥스러워할 때도 있지만 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결이, 의젓하기도 하고 장난끼 가득한 성빈이, 나를 마시멜로라고 부르며 밝고 귀여운 인영이, 동생들을 잘 챙기면서 서로 친해지고 물꼬에 완벽적응해나가는 고학년 여원, 정은, 도은이, 활동적이고 정말 밝으면서 친구 동생 샘의 말을 들어줄줄 아는 태수, 12명의 아이들과 함께 해서 특별하고 정말 행복했다.

이번에는 여름계자때 하지못한 촛불잔치, 우리가락, 연극놀이, 낙엽썰매 등을 해보아서 더욱 재미있었다. 나도 아이들처럼 어렸을 때 왔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큰소리로 노래부르며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고 지낸 일주일이 소중한 시간이 될것같다.

그리고 ‘여유’라는 것을 가지기로 했다. 성격상 무언가를 미리 해놓지 않으면 초조해한다. 그래서 시간에 너무 얽매이지 않는것이 올해 목표이다. 물꼬에 와서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힌트(?)를 얻은것같다. 물날에 다른 날보다 다양한 활동들을 했는데 속틀 시간과는 달라도 모두 성공적으로 마쳤다. 연극놀이는 저녁 때건지기가 얼마 남지 않아 못할 줄 알았는데 옥샘께서 너무도 편안하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정리해주시니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올한해 분과의 분과장을 맡았는데 나도 이렇게 차분하게 정리해줄 수 있는 대표가 되고 싶다.

일주일동안 정말 표현을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했고 아이들 한명한명 빛나고 예뻤다. 이런 아이들과 정말 좋은 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신 옥샘께도 감사드립니다.


김민혜:

이번 물꼬는 정말 특별했다. 많은 선생님, 적은 아이들과 함께 하는 163 계자는 그 나름대로의 특별함이 넘쳤던 계자였던 것 같다.

사실 물꼬 오기전, 너무 춥기도 하고 워낙 밖에 나가는 걸 안좋아해서 가기가 싫다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들이 사라질 만큼 이번 계자는 즐거운 일만 가득했었던 것 같다.

이번계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물날”의 하루재기이다. 그때 아이들 한명 한명을 기억하며 선생님들과 그 아이들에 대해 나누는데, 반성과 나를 또 한번 발견한 시간이 아닌가 싶다. 우선, 내가 반성을 한 이유는 아이들에 대한 파악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나는 그다지 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자신이 너무나 한심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서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샘들이 아이들에 대해 말하는 걸 들을 때마다, 너무나 내가 했던 행동, 나의 성격들이라서 그 아이에 대해 깊게 공감할 수 있었다.

나는 낯을 많이 가리고, 생각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에 그다지 솔직하지 못하고, 그러한 내 성격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가 있다. 근데 이 물꼬 안에서는 아이들에겐 낯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 물론, 아이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내 말에 상처받지는 않았는지 신경 쓰이지만, 적어도 아이들은 나에게 순수하게 다가오고 순수하게 웃어준다. 그래서 이 물꼬가 좋은 게 아닌가 싶다. 저번 여름계자 때, 선생님들은 너무 좋았지만, 내가 낯을 좀 가려 그다지 친해지지 못했다. 근데 이번 계자 때는 같이 일한 품앗이, 새끼일꾼, 밥바라지, 옥쌤이랑 모두모두 친해지고 편해져서 좋았다.

사실, 그냥 재밌는 후배들이라고 생각했던 현택, 소연이에게 고마움, 그리고 자랑스럽다? 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었다. 활발한 성격인 둘 덕에 선생님들과 더 빨리 친해질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이상하게 현택이랑 소연이만 만나면 시끄러워진다.) 그리고, 이 물꼬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현택, 소연 덕에 분위기가 밝아지는 경향이 굉장히 많다.

새끼일꾼 친구들도 대단하다. 항상 생각이 드는 것이 내가 과외를 하는 학생들과 또래인데도 어쩜 저렇게 일을 잘할까? 였다. 우리에게 친절하게 일을 알려주고, 그리고 같이 열심히 일을 한다. ‘중간 아이들’(* 물론 새끼일꾼을 말한다)에게 더 많이 배웠던 계자였다.

그리고 휘향, 휘령쌤도 너무 좋았다. 처음에는 나이 텀이 있는 언니들이기도 해서 약간, 아주 약간 무서웠는데, 두 분다 너무너무 편하게 대해주셔서 지금은 그냥 웃긴 언니들 같다. 정말 계속해서 연락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여름계자에 비해 순탄히 끝난 겨울계자는

아이들 뿐만이 아니라, 옥쌤, 중간 아이들, 큰 아이들, 정환쌤, 삼촌까지 시야를 넓혀 바라보았고, 또 그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던 시간이었다.

물꼬에서의

처음의 스트레스는 워낙 끈끈한 물꼬 구성원이라, 적응하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근데 두 번의 계자를 지나며 저도 이제 물꼬 구성원이 된 것 같습니다.

그렇게 믿을래요!! 껴주세요!!

제가 앞으로 살면서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몸은 물꼬를 찾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마음만은 물꼬에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6월에 꼭 갈게요. 1년동안 푹 쉬어주시고, 다시 계자를 열어주세요.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설경민:

첫날 미리모임 때 이번 아이들이 총 12명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굉장히 당황스러우면서도 기대됐다. 바로 이전에 했던 여름계자 때의 인원보다 훨씬 적었던 것도 그렇고 아이들보다 선생님이 훨씬 많았던 것도 그랬다. 그만큼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많아지겠지만 또 그만큼 아이들에게 소홀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더욱 아이들 한명한명에게 집중하고 신경쓸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자고 다짐하게 되었던 것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도 저번 여름계자때보다 아이들 전부와 나름의 교감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이들은 순수하면서도 약간은 못되고, 그렇지만 애정을 표현하는만큼 그만큼의 애정 혹은 그보다 더한 애정으로 돌려주는,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존재임을 이번에 다시금 강하게 느꼈다. 먼저 다가와 슥 찌르고 도망가고 재잘재잘 말도 걸어주고 손을 잡으며 눈을 마주쳐주는 고마운 순간들은 너무 정체되어있던 겨울방학 중에 굉장한 전환점이 된 것 같다. 분명 저번 여름계자 때 힘들었던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다시 한번 이번 물꼬 계자에 품앗이로 지원하게 된 마음을(이유를) 확실히 알았다. 나는 분명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전하고, 성장하려 했던 것이다. 그리고 더 많은 소중한 추억들을 기억속에 남기고 싶었던 것이다. 이제는 너무나 물꼬를 사랑하게 됐고, 그 속의 아이들이 너무나 소중해졌다. 아이들을 통해 사람간의 관계도.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도 배웠고 옥쌤을 통해서 인생을 배웠다. 더 깊이 생각하는 법을, 더 깊이 생각해주는 법을 배웠다. 그렇기에 더욱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많이 반성하고 더 많이 성숙해지겠다.

서윤이, 인서, 현준이, 인영이, 태수, 채성이, 정은이, 도은이, 여원이, 결이, 건호, 성빈이 모두모두 그리듯 얼굴이 떠오르고 그게 또 너무 기쁘다. 아이들도, 쌤들도 다들 너무 고생 많으셨고 고맙습니다. 애쓰셨습니다. 사랑합니다.


최예경:

물꼬라는 공간은 참 좋은 것 같다. 이 안에서 놀고, 밥 먹고, 청소하고, 잠 자고 등 평범한 일상들을 하지만 따듯함과 특별함이 녹아있는 공간이라고 느꼈다. 여기에서 생활하는 동안 아이들이 웃는 일이 많아지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들을 배워나갔으며 날이 서 있던 아이들은 둥글둥글하게 편안해지는 것 같다.

특히 이번 계자에 온 아이들은 모두 순하고 예쁜 아이들이 와서 서로 날카롭게 부딪히는 일 없이 잘 지낼 수 있었다. 그리고 새끼일꾼들, 품앗이 샘들도 너무 좋으신 분들이라 이번 계자가 더 원활하고 즐겁게 진행될 수 있었다. 밥바라지로 오신 정환샘과 학교일을 봐주시는 삼촌의 노고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해보는 계자였고 고생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계자를 마치면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이 아이들이 모두 돌아가서 잘 지내고 잘 자랐으면 하는 것이다. 지난번 샘들 하루재기에서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너무 마음이 아팠고 눈물이 날거 같았다. 그 아이들도 각자의 힘든 점들이 있지만 물꼬에서 지낸 시간들이 힘이 되고 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했었는데 현재는 내 생각보다 힘든 상황인 것 같아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그 아이들은 앞으로 잘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을 계속하면서 이번 계자에 온 아이들도 모두 잘 지낼 수 있다는 믿음 혹은 소망을 가지고 있다.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아쉽고 더 못 놀아준 아이들이 생각나서 미안해진다. 특별하게 해준 것도 없는데 나를 이렇게 좋아해준다는 게 너무 고맙고 앞으로도 이런 아이들의 마음과 여기서 함께 지냈던 시간들을 기억하면서 더 좋은 사람, 더 좋은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두멧길을 갔을 때는 많이 친하지 않았는데 5박 6일 동안 아이들과 정말 가까워졌다. 보글보글 할 때 서로 배려하고 먹을 거를 남겨주고 챙겨주는 모습도 너무 예뻤고 손풀기나 우리가락 할 때 아이들이 집중하는 눈빛도 정말 초롱초롱했다. 이런 아이들의 마음과 모습을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다.


강휘향:

163번째 계자를 마무리합니다.

한마디로 “따뜻하고 행복했던 일주일”이었습니다.

평소 계자보다 적은 아이들이었지만 그만큼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고 단란한 분위기였습니다.

계자 시작 전 걱정이 앞섰던 것은 정말 걱정에 불과한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말도 적고 웃지도 않던 아이들도 적응하여 어느새 먼저 다가오고 장난치고 웃어줄 수 있게 되어 너무나 좋았습니다.

매 끼니마다 정성스럽고 맛있던 밥들, 중간중간 먹었던 간식들, 아이들이 열심히 만든 보글보글 요리들도 많이 생각날 것 같습니다. 추운 바깥에서 연기를 맡으며 먹었던 들불까지도!

사진을 찍으며 좋았던 것은 매 활동마다 즐겁게 참여하는 아이들을 모습을 모두 볼 수 있던 것이었습니다. 진지한 모습, 웃는 모습, 때로는 찡그린 모습까지도 담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두드려본 우리가락, 아이들과 쌤들의 연기가 돋보였던 연극놀이도 재밌었습니다.

산오름을 통해서는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난다는 것을 느꼈고요.

매 저녁마다 불렀던 노래도 재밌었습니다. 이렇게 큰 소리로 많은 노래를 부르는 경우는 드문데 즐겁게 노래하는 아이들, 쌤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역시 물꼬에서 가능한 것 같습니다. 강강술래, 감자먹기도요!

이번 계자는 특히나 어린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이 많았습니다.

작년 한해 공부를 하며 많이 지쳐있던 저에게 너무나 큰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내가 과연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나에게 그런 자질이 있기는 할까? 이런 생각을 하는 그런 저에게 아이들은 마음을 열어주었고 저 또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사랑을 주고 또 받은 것 같습니다. 내 꿈이 멀게만 있지는 않구나, 바로 여기에도 있구나.

물꼬는 너무나 좋은 곳입니다. 올수록 좋고 올수록 많이 느낍니다.

옥쌤 물꼬에 계셔주셔서 감사합니다. 물꼬가 있는 한 계속 올 것입니다.

옥쌤 사랑합니다. 애쓰셨습니다.


강휘령:

이번 계자는 내가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살고 있었나를 느끼게 해준 계자였다. 잘 살고 있다고 잘 견디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번 나의 움직임을 통해, 나는 굉장히 흘러가는대로 보고만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계자 내내 했던 다짐들은 ‘좀 더 살피자, 좀 더 눈을 키우자, 좀 더 움직이겠다’, 이런 것들이었는데 빈틈이 무척 많았다. 함께하는 샘들과 아이들이 적절하게 어떤 활동을 하도록 도와야 하는데... 하며 마음이 계속 무거웠다. 그래서 그 마음이 또 내 발목을 잡았고 다시 그 다음일을 놓쳐버리게 되었다. 사실 평소에도 자주 그렇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나 혼자가 아닌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다보니 내 마음을 더 짓누르게 되었다. 또 교무라는 이름만 있을 뿐인데 다른 샘들에게 다가가는 것도 어려웠다. 다른 계자들처럼 울지도 않았고 그렇지 않은 척 했지만 모두에게 미안했다. (* “샘아, 그게 어른의 자리여. 어른의 자리란 게 그리 무서운겨. 그런데, 그대 아시는가. 그보다 얼마다 더 잘할 수 있단 말이오. 그대 있어 내가 여유가 있었으니, 그래서 애들이고 중간 애들이고 큰 애들이고 살펴볼 수 있었나니. 그래서 계자가 더욱 원활했고, 우리 모두 행복했나니!”)

전체를 관장하는 눈, 그것이 부족한 나였다. 하지만 그냥 다 놓치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것을 하자고, 계속 되내이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했다. 하는 내내 사소한 일정까지도 옥샘이 신경쓰는 게 보여서 또 죄송한 마음이다. 그렇다고 내가 모든 것을 안하고 내려놓겠다는 마음으로 이 계자를 마무리 한 것은 아니다. 전체를 관장하는 눈... 그것이 삶에도, 내가 할 공부에도 적용시켜야겠다고, 열심히 지속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이들, 다른 샘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옥샘, 이번 계자에서도 감사합니다!

(* “난 그대의 20대를 '기억'하오, 그 아름다운 청춘의 시간을! 고마우이.”)


문정환:(* 2월 3일 메일로 닿아 덧붙여 둡니다.)

이 평가 글을 쓰는 시점이 해를 넘겨 2월이니 벌써 작년의 일이네요. 작년 여름에 공부하다 지칠 때 어른계자를 함께하며 열심히 해서 한 번에 붙자고 다짐하였지만 아쉽게도 좋은 결과를 얻진 못했습니다. 요새 하도 임용시험이 어렵다고 하니 잘 되면 좋고 안 되면 당연하다는 인식 때문에 저도 좀 안일하게 공부했었나봅니다. 절박함이 떨어진다고 해야 하나. 그러니 필사적으로 공부하는 절박한 심정을 가진 사람들을 이겨낼 리가 없잖아요?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좀 더 계획적으로, 전략적으로 끈기 있게 공부하다보면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전 축복받은 인생인 것 같아요. 이렇게 위로해주는 주변사람들이 있기 때문이고, 또 이런 실패경험을 통해서 ‘그늘’이 있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제 삶이 너무나도 순탄했더라면 이렇게 중요한 고비 앞에서 실패를 겪어 좌절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기가 어려웠을 겁니다.

예전부터 저의 주변 어른들께서 잡생각이 많아지거나 고민이 많아지거든 ‘일’을 하라고 하셨어요. 확실히 효과가 있더라구요. 저번 여름 어른계자도 그랬었고, 그래서 이번 계자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163계자, 제가 파도 파도 미담만 나오는 계자라고 중간에 하루재기 때 표현한 기억이 있어요. 높은 위치에서 많은 사람들을 굽어 살피라는 역할을 부여했기 때문에 그에 맞는 권력과 보수를 주었지만 개인의 사리사욕만 챙기려하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가 누구인지는 굳이 특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이번 계자가 더 특별해지는 것 같아요. 163계자 기간만큼은 참으로 훈훈하고 가슴 따뜻했던 계자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서로를 챙겨주고, 위해주고, 힘을 모으고, 힘을 쓰고, 사랑을 주고, 또 사랑을 받는 이런 인간애가 넘치는 공간이 대한민국에 아직 존재하는구나 싶었거든요. 바로 대해리 산골에요. ‘무엇이 너로 하여금 또 다시 물꼬를 찾게 하는가?’라는 물음에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운 무언가가 있었는데 지금은 주변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는 말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와 나의 주변을 살피게 되는 기적의 공간이라고.

2013년 1월 이후로 제가 직접적으로 주방 일을 도맡아 해본 경험이 없어서 이번 계자는 그렇게 여유롭지 못했어요. 그래서 아이들과도 많은 상호작용을 못했는데, 이 부분이 많이 아쉽습니다. 언젠가의 계자에서 제가 또 주방 일을 맡게 된다면 좀 더 여유롭게 할 수 있겠지요. 그래도 항상 밥 시간이 되면 반찬이 무엇일까 궁금해서 찾아오는 아이들을 보면 밥이 맛은 있었나봅니다. 제가 만든 음식에 대한 ‘기대’가 있는 것이니까요. ‘기대’라는게 매우 중요하더라구요. 교사가 학생에게 기대를 하지 않으면 학생은 엇나갈 가능성이 크고, 연인사이에 서로에 대한 기대가 없으면 관계는 소원해져 결국 결별을 하게되구요, 지금 청년들이 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것도 구직에 대한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접게 된 것이고, 지금 정치판도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회의감 때문에 기대를 접고 투표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인 것 같기도 하구요. 기대를 다른 말로 ‘관심’이라고 표현해도 괜찮겠지요. 인간이 저지르는 7대 죄악 중에 분노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분노는 차라리 나은 것 같아요. 왜냐면 분노는 상대에 대한 ‘관심’이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잖아요. 진짜 죄악은 무관심인 것 같습니다. 계자에 왔던 친구들이 자라서 저와 비슷한 나이가 되었을 때, 저랑 비슷한 생각을 하지 말고, ‘대한민국은 그래도 살기 좋은 곳이구나!’라는 기대를 갖게 되길 바라봅니다.

머리를 비우러 갔는데 생각만 더 많아진 느낌이 든 계자였습니다. 아니면 비워내야 채울 수 있다고... 비워냈기 때문에 들었던 생각이려나요. 한 달 밖에 안 되었는데 일 년이 지난 듯 또 그 공간이 그립네요. 올해 안식년이지만 도움 필요하시면 꼭 불러주셨으면 합니다. 찾아뵐게요. 하하..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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