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 5.물날. 맑음

조회 수 1127 추천 수 0 2011.10.16 02:16:47

 

 

 

류옥하다는 아침부터 바빴습니다.

장순이가 새끼 낳을 때가 머잖은 것 같았지요.

하다는 버려도 되겠는 이불을 끄집어내고,

옷방에서 만만한 옷도 찾아내어

그걸 개집으로 가지고 가 깝니다.

그리고 망치를 찾으러 다녔지요,

개집을 아무래도 손봐야겠다고.

자기 일로 알고 그리 움직이는 게 고마웠습니다.

 

오늘부터 아침수행으로 대배 백배를 하기로 합니다.

온 몸을 바닥에 던져하는 절로 오체전신투지라고 하는,

그 왜 카일라스(수미산)를 향한 순례자들이 삼보일배하던.

그런데, 아주 신비로운 기운이 하루 종일 온 몸을 감싸더니

그와 함께 뜻밖의 소식들이 꼬리를 이었습니다.

뭐 좀 신비주의자이고보니 민감한 감정이긴 했겠지요.

생에 얼마나 많은 우연들이 함께 하던가요.

(간밤 3시 39분 꿈에 깼습니다.

좋다고도 나쁘다고도 하지 못할 꿈인데, 뭔가로 강렬했던가 봅니다.

그런 게 있습니다, 이쪽과 저쪽의 경계가 될 것 같은 날.

그래서 마치 운명이나 된 듯 대배를 시작했는지도...)

 

고속도로 위에서 현애샘의 혼례소식을 듣습니다.

아주 아끼는 제자 같은 품앗이일꾼입니다.

한편 벗에도 가까운.

“같은 놈이여?”

“예, 그 놈이에요.”

청첩장을 전하려 물꼬를 내려 와야겠다 하는데,

마침 물꼬 홈페이지에서 서울나들이 알림을 보고

합류키로 했다는 전갈이었지요.

 

그리고 오래 궁금하던 기파랑네의 소식을 듣습니다,

역시 고속도로 위에서 잠시 벗어나 휴게소 정보센터에서 연 물꼬 홈페이지에서,

‘날 잊지 말아요, 내 마음에 맺힌 물꼬여!’로 시작하는.

 

하하하, 한번 하자는 전화가 가지도 못했는데, 연락 먼저 닿았네요.

오늘 아침 수행으로는 티벳불교에서 하는 오체투지를 백배하였더랍니다.

이렇게 좋은 소식 닿을라고 준비했던가 봐요.

방금은 아끼는 품앗이 현애샘의 혼례 소식을 들었는데...

... 머잖아 뵙지요.

소식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웠습니다.

가을길 비단길에 청안하시옵기.

아, 농기계 집을 어찌나 야물게 지어주셨던지

이적지 튼튼히도 서있답니다!

오데 가서 그런 작업 하나 해놓으면

절대 그 사람 잊히지 않겠습디다요, 하하.’

 

그렇게 인사 남겼습니다.

 

저녁엔 중학 동창의 긴 전화를 받습니다.

그가 고교 동창이기도 하단 걸 통화를 하며 기억해냈습니다.

어찌 어찌 전화번호를 알아내 통화를 시도해왔던 거지요.

그 시절의 나를 나보다 더 많이 기억해내 준 아이,

마음을 열고 말을 붙여보고 싶었던 아이에 대해

마흔 중반에야 전화를 한 그 친구.

 

그리고 티벳식(? 이렇게 표현하는 게 맞는 건지도 사실 잘 모르겠는) 대배를 한 오늘

우연히 한 식당에서 오늘자 매일신문을 펼치고 본 1면 오른쪽 하단에 난 기사!

 

“역사교과서 고쳐 달라” 中 요구에... 즉각 수정한 외교부

 

제목이 그러했습니다,

‘5년간 교과서 왜곡 수정 요청에 대해 중국은 한 차례도 응하지 않아’라는 부제와 함께.

 

지난해 8월 16일 중국이

한국의 금성출판사 고교 세계사의 티베트 관련 내용을 수정요구하고,

열흘 뒤인 27일 금성출판사가 수정했다지요.

 

기존내용: 티베트 독립운동. 티베트는 오랫동안 중국에 의해 강제 점령당하였다.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비롯한 티베트 국민들은 중국의 가혹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줄기차게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수정요구안: 티베트 독립운동. 중국정부는 티베트가 예로부터 중국의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티베트 종교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 등은 이를 부인하며, 현실적으로 고도의 자치 또는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오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국회외교통상통일위 한 의원이 지적했답니다.

이에 외교부 관계자가 해당교과서를 직접 들고 가 ‘구두’로 교과부 측에 수정보완요구, 열흘 뒤인 27일 교과부는 교과서 검정을 담당하는(사)한국검정교과서에 ‘교과서 수정,보완 요구사항 전달’이라는 공문 발송, 금성출판사 수정.

 

긴급한 사안도 아닌데 공문서도 없이 외교부가 교과부에 시정을 요청하고,

직접 교과부 교과서 기획과에 해당 교과서를 들고 가고,

기사의 핵심논조는 한국은 중국의 지난 5년간의 교과서 왜곡 수정을 요청 해왔으나

중국은 한 차례도 응하지 않았는데,

한국은 일사천리로 수정했다, 사대주의 외교다,

티베트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그런 내용이었지요.

매일신문에 그나마 1면으로 이런 기사가 실린 건

그 의원이 대구 수성을 선거구 소속이기에,

그리고 매일신문이 대구를 중심으로 한 지역기반을 가진 신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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