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 2.해날. 맑음 / 삼 30주

조회 수 729 추천 수 0 2017.05.07 01:22:08


이른 아침 깼다. 달골은 아침 해가 일찍 닿으니 잠도 덩달아 그러하다.

4월이 왔고, 달골에서 지내기 시작했다.

어제 못다 했던 청소를 했고,

화분들도 살펴주었다.


지난겨울 계자에서 아이들이 멧돼지 고기를 구경한 건 약초꾼 김소장님 덕이었다.

오늘 구미 선산에 도라지 씨를 뿌린다고 가까우니 혹 걸음 할 수 있겠냐셨다.

일정 없는 해날이니 갈 만하다마다.

산기슭 밭에 도라지 씨도 뿌리고, 산에 삼도 심었다.

“여기까지 오셨는데 물꼬에서 밥 한 끼 드시고 가셔요.”

마침 한 이틀 말미가 있다셨다.

점심 먹고 동배추를 얻어서 돌아왔다.

물꼬 가서 심으라고 챙겨주셨던 삼 30주를

된장집 아래 경사지에 직접 심어주셨다.


식구 하나 생일이었다. 닭 한 마리 삶았다.

겨울 끝 우리는 스러져가는 닭집에서 더 이상 닭을 키우지 않기로 했다.

닭장을 보수하거나 다시 만든 뒤 달걀 구경하기로.

마지막 남았던 두 마리를 그렇게 잡아두었던 것.


토목일을 하셨던 김소장님 오신 결에 ‘아침뜨樂’ 배수문제를 여쭈었다.

물꼬 가난은 사람 수에도 있으나

이렇게 발길 닿는 이들이 모자람을 채운다.

정히 일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8월쯤 같이 일하던 굴삭기 기사를 불러

며칠 일손을 거들겠다셨다.

“하는 데까지 해보구요.”


네팔을 다녀온 트레킹기를 한 일간지에 연재하기로 최종 결정되었다.

기고 글들이 워낙에 많단다.

그런데도 무명에게 30회나 지면이 주어졌다.

“잘 쓸게요.”

“힘 빼고. 힘 들어가면 하던 것도 안 되니까.”

글만 써서 먹고 사는 사람이 아니니, 물꼬에서의 움직임이 만만찮기도 하니,

온 에너지를 다 쓰기는 어렵겠지만 아무렴 공을 들일 수 없기야 할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436 대해리 미용실 옥영경 2003-12-26 1816
6435 9월 26-8일, 방문자 권호정님 옥영경 2004-09-28 1808
6434 97 계자 닷새째, 8월 13일 쇠날 맑음 옥영경 2004-08-15 1803
6433 2015 여름, 160 계자(8.2~7) 갈무리글 옥영경 2015-08-13 1802
6432 계자 열 나흘째 1월 18일 해날 눈싸라기 옥영경 2004-01-28 1798
6431 39 계자 열흘째 2월 4일 옥영경 2004-02-05 1779
6430 116 계자 닷샛날, 2007. 1.11.나무날 / 바우산 옥영경 2007-01-16 1763
6429 2007.12.14.쇠날. 맑음 / 학술제가 있는 매듭잔치 옥영경 2007-12-29 1762
6428 6월 19일, 월남쌈 옥영경 2004-07-03 1762
6427 학교 문 여는 날 무대 오르실 분들 옥영경 2004-03-24 1761
6426 2월 28-9일 : 영화 보다 옥영경 2004-03-04 1761
6425 3월 21-2일 주말 옥영경 2004-03-24 1759
6424 5월 5일, 우리들의 어린이날 옥영경 2004-05-07 1757
6423 가족 들살이 하다 옥영경 2004-02-20 1756
6422 2006.5.26.쇠날. 가끔 해 구름에 가리우고 / 백두대간 15소구간 옥영경 2006-05-27 1745
6421 영동 봄길 나흘째, 2월 28일 옥영경 2004-02-29 1738
6420 123 계자 닷샛날, 2008. 1.10.나무날. 맑음 / 달못 옥영경 2008-01-17 1737
6419 39 계자 첫날 1월 26일 달날 옥영경 2004-01-29 1730
6418 5월 13일 류기락샘 귀국 옥영경 2004-05-21 1726
6417 계자 39 열 하루째 2월 5일 옥영경 2004-02-07 172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