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5. 7.흙날. 가끔 구름

조회 수 774 추천 수 0 2016.05.18 10:49:17


남새밭에선 대파씨가 순을 올리고 있다...


밤새 희중샘 속탈이 나서 해우소를 드나들었다.

- 민주지산을 가기 싫은 모양인 게야.

현준이네 윤실샘 영진샘 나가고.

‘옥샘~~ 거진 다 와가요. 아쉬운 맘이 크네요.

이이도 아들도 참 좋은 대접에 감사드린다고.

정말 짧은 만남 벌충하러 조만간 또 찾아뵐게요. 정말 감사!

그곳에 가면 옥샘이 계시다는 생각만으로도 큰 위안이 될 것 같아요!!’

그대들이 만들어온 물꼬, 그대들의 공간이다마다. 언제든 집이리.

거기 외가처럼 이 할미 있다.

원석샘이 현판 세우는 작업을 위해 재료들을 사서 들어오고,

아리샘도 들어오고,

장순샘 건너오고.


오후, 태풍 같던 바람에 날려 내린 현판과 넘어진 게시판을 세우는 작업을 시작했다.

물꼬의 일은 늘 기적, 해결할 일이 생기면 어디선가 또 그 일을 위해 사람들이 모이고...

해지는 산마을에 홀딱벗고새(검은등뻐꾸기를 이리들 부르더라) 울음소리 산을 내려오다.

- 홀딱 벗고!

정말 그렇게 운다.

어느 마을에 가도 그리 불린다는 사실이 재밌는.

아리샘은 원색샘 작업에 뒷배노릇,

학교아저씨와 희중샘은 목재 보호용 도료를 칠하고,

나는 나무를 재단하고.

같이 노동하는 즐거움!

요새는 이렇게 일을 하고 있을라치면, 함께하고 있다면 더욱, 정말 사람 사는 것 같은.

사람이 이리 살아야지 싶은. 느꺼워지는.


밤에는 음악이 넘쳤다.

각자가 좋아하는 음악들을 들려주고,

그 음악에 대한 느낌들을 잡아 나누고.

이 밤의 최고는 남미음악이었다.

아르헨티나에서 온 와인도 동행했다.

번안한 노래들도 듣다.

음악이 음악이어야 하는 까닭이 있지, 영화가 아니고 책이 아닌.

선언도 중요하지만 음악은 역시 음악성을 담지해야.

그리고, 노래를 잘 한다는 것이 무엇인가(가수 말고 보통 사람들인 우리)에 대해서도 나누다.

조용히 가곡 몇 부르고 듣기도 하였고나.


홀딱벗고새(검은등뻐꾸기)는 이 밤도 산마을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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