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향기 아름다워 전화했어요.’

광주에서 벗이 연락을 했다, 그윽한 꽃향기를 맡으며.

아, 남도에 가 있구나.

받지 못한 전화에 문자가 닿았다.

‘향기라면 송악이 맞을 테고, 이맘 때 그윽하니.

사진은, 잘 모르겠는데, 두리번거려 봐요, 아래쪽으로, 덩굴성이니.

아님 다른 나무를 타고 올라갔든지.’

‘맞나보네, 송악이.

 망월동에 한 번도 안 왔었는데 어제 문득 마음이 움직여서.’

5.18 !

올해도 5.18 이 왔다...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야생화 천국 곰배령(1,164m) 들꽃산행. 안내라기보다 동행.

설악산 대청봉과 마주보는 점봉산(1,424m) 정상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능선에

곰이 하늘로 배를 드러내고 누운 형상이라는 곰배령 있다.

인제군 귀둔리 곰배골 마을에서 진동리 설피 마을로 넘어가는 고개라지.

멀리 백두대간 능선도 보이는,

한반도에 자생하는 식물의 북방 한계선과 남방 한계선이 만나는 지점,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존지역.

입산은 금지되어 있지만 강선계곡부터 곰배령까지

약 5km에 생태 탐방 구간길을 걸을 수 있는.

계곡을 타고 올라 능선길로 다시 5km를 돌아서 나올 수도.(그리 걸었다.)


물꼬에서 가자면 여간 먼 길이 아니다.

대전에 모여 가다.

예약을 해야. 하루 300명만 입장 가능타고.

언제 적부터 곰배령, 곰배령하던 걸음인가.

일찍이 이지누 선생님 따라 나설 일 있었더랬는데,

현진오 선생님과 동행할 일도 있었더랬는데,

그러다가 사람 발길 많아지면서 그 숨은 자락이 더는 은자골이 아니다 싶게 되자

이러저러 잊히고 있었던 곳.

얼마 전 아는 이 다녀온 소식을 듣고 마음 있을 때 가자하고 일을 도모하다.

밤에 도착해서 여장을 풀고

너무 늦지 않은 아침 강선계곡 들머리 점봉산생태관리센터에서 출입증을 받다.

지금은 계절과 계절 사이, 꽃과 꽃 사이, 그래도 화원이더라.

복수초를 시작으로 얼레지, 한계령풀, 홀아비바람꽃, 매발톱, 은방울꽃들이

4월에 이미 다녀간 흔적들을 보다.

8월 말부터 9월까지가 또 들꽃으로 완전히 뒤덮이는 곰배령 산마루라 했지.

둥근이질풀, 동자꽃, 노란 미역취, 진보랏빛 돌쩌귀들이 넘칠 테다.

계곡을 끼고 속새군락과 대사초 늘어선 길을 들어서니

졸방제비꽃과 참꽃마리, 미나리아재비와 아직 꽃을 달지 않은 족도리풀, 벌깨덩굴들 수런거리더라.

는쟁이냉이,미나리냉이, 피나물, 개별꽃, 덩굴개별꽃, 삿갓나물 아직 있고,

선갈퀴나물도 흔하고, 용강나물도, 큰구슬봉이, 큰앵초도 봤다.

정상 가까이에선 줄딸기꽃도 한 줄.

우산나물 애기똥풀 품솜대야 흔했네.

또, 또 , 또...


김치를 넉넉하게 볶아갔더니 아침에 우동과도, 점심에 맨밥과도 넉넉하게 먹을 수 있었더라.

쉴까 걱정 않아도 되고.

멀긴 멀데.

내일은 서울에서 강연이 있고, 모레는 섬모임,

하여 서울로 바로 가면 좋았을 것을, 절반 거리밖에 안되던 걸,

도착지가 또 대전이었으니 그리 움직여야 했던.

그리고... 물꼬에서 자주 오르는 민주지산, 그곳의 산지기가 나입네 자주 농했는데,

이제 민주지산 들꽃산행을 상설일정으로 잡아 봐도 좋을.

궁리해보기로.

그나저나, 늑골통증이 심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네.

이틀을 약의 도움을 받으며 움직인.

더 늦기 전에 민주지산 산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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