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도 그리고 밤에도 살짝 눈 날렸다.

바람도 많이 불었다.

빨래를 들여왔다.

본관 서쪽에 있는 창고 컨테이너로 계자 때 보냈던 물건들도 안으로 들어왔다.

오후에는 큰해우소와 작은 해우소를 치웠다.

 

계자는 끝났으나, 계자는 계속된다?

비로소 165 계자 기록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지나갔으나 한동안 계자 속에 잠겨 있을 것이다.

계자 뒷정리를 하며, 통화를 하며, 품앗이샘들의 평가글을 받으며.

연극이 끝난 뒤에도 일상에서 한참을 연극대사를 주고받듯.

 

옥쌤이 항상 우리에게 여쭤 보는 말이 있다. “너희는 왜 물꼬에 오니?”’로 시작하는

해찬샘 평가글이 닿았다.

물꼬에 오면 비록 몸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들지만 그만큼 또 편해진단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들을 일주일간 잠시 미뤘다 마주하면

왠지 초연해지면서 그런 고민들이 다 사소하고 하찮아보인다.

(...) 사소하고 현실적인 수많은 고민들 때문에 잊고 살았던

보다 중요한 가치들을 깨닫게 된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게 되고, 작은 걸로도 사람이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좋은 사람이 되어간다는 것을 느낄 수도 있다고.

더하여

일상에서는 겪어보지 못할 여러 가지 경험이나

평소엔 자주 할 기회가 없었던 진지한 대화들을 통해

나 스스로가 성숙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참 좋다.’

 

현택샘의 글월도 닿았다.

일주일 동안 밀린 학원 숙제며 가자마자 있을 영어 학원 레벨 테스트며

물꼬를 떠나고 나서의 일정을 걱정하던 아이들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 자신 입시에 치열했던 명문외고 학생이었더랬다.

훗날 자신 역시 대학 입시에 필요한 수업과 평가를 원하는 교단에 설 테고,

입시를 위한 공부만이 전부가 되는 교육을 하지 않자는 다짐을 하고 있었다.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을 부른다는 옥샘의 말씀이 생각나는 하루입니다.

찬찬히 둘러보니 제 주위에는 좋은 사람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좋은 사람이라서 일까요? 하하하하하

아이들을 위해서도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우리는 모다 좋은사람되기 연대원들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416 계자 39 열 하루째 2월 5일 옥영경 2004-02-07 1726
6415 6월 10일 쇠날, 령이의 변신 옥영경 2004-06-11 1724
6414 5월 26일, 부처님 오신 날 옥영경 2004-05-31 1724
6413 상촌면단위 모임 진출, 2월 21일 옥영경 2004-02-24 1723
6412 2004년 4월 5일주 옥영경 2004-04-13 1722
6411 무사귀환, 그리고 옥영경 2017-04-06 1721
6410 2007. 7.28.흙날. 맑음 / 119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07-07-31 1721
6409 11월 23일 불날 맑음, 도예가 지우 김원주샘 옥영경 2004-11-26 1720
6408 물꼬의 어버이날, 5월 8일 옥영경 2004-05-12 1720
6407 39 계자 여드레째 2월 2일 옥영경 2004-02-03 1720
6406 2007.12.29.흙날. 그예 눈 뿌렸네 / 122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08-01-01 1719
6405 계자 여덟쨋날 1월 12일 달날 옥영경 2004-01-13 1719
6404 122 계자 나흗날, 2008. 1. 2.물날. 맑음 옥영경 2008-01-06 1717
6403 39 계자 이레째 2월 1일 옥영경 2004-02-02 1717
6402 영동 봄길 이틀째, 2월 26일 옥영경 2004-02-28 1716
6401 123 계자 이튿날, 2008. 1. 7.달날. 맑음 옥영경 2008-01-11 1715
6400 122 계자 닷샛날, 2008. 1. 3.나무날. 맑음 / 까치산 옥영경 2008-01-07 1714
6399 5월 20-21일, 색놀이에 빠진 아이들 옥영경 2004-05-26 1713
6398 징검다리, 3월 9일 달날 옥영경 2004-03-14 1705
6397 2007. 8. 11. 흙날. 맑음 / 121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07-09-03 170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