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아이들은 빗속으로 산책을 떠났습니다.
우산 안에서 빗소리를 오래 듣고
우산을 던진채 비를 맞아도 보고
내내 산과 들을 응시하다
돌아오는 길엔 웅덩이 첨벙거려 보았지요.
아침을 먹고는 비오는 숲에 들어가
아지트를 구상하고 황토를 찾아내고
아직은 풋내나나 그리 맛날 수 없는 복숭아 나무 아래를 서성이고
흠뻑흠뻑 젖어 돌아왔지요.
적신 게 어디 빗물이기만 했을까요.
돌아오는 길엔 산과 산 사이에 얽힌 운무가
아이들을 휘감았더랍니다.
"사람들은 흔히
사는 곳, 학교, 이런 것으로만 우리의 공통점을 찾으려 합니다.
우리는 이 우주를, 삶을 여행하는 동료라는
아주 큰 공통점을 지녔답니다."
굵어진 빗속을 진한 동료애로 함께 걸어왔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