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3.흙날. 맑음

조회 수 312 추천 수 0 2023.07.19 02:24:37


구두목골 작업실현장에서는

경사지 바깥쪽, 그러니까 동쪽 문을 열 때 허공으로 바로 발을 내디디게 되는 지라

안전발판과 난관을 만들다.

역시 각관으로 엮고 용접.

그리고 컨테이너 A동과 B동 사이 목공작업실의 출입문에 레일을 설치하였더라.

 

대처 식구들이 이사하고 아직 짐정리 중일 것이라

정리를 도울 두어 가지를 차에 싣고,

찻바구니를 천천히 챙기다.

저녁에야 보은취회에 들다.

130여 년 전 보은으로 향했던 걸음처럼.

 

1894년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나기 1년 전인 1893

311일부터 42일까지 2만여 명의 동학도들이 보은 장내리에 모였다.

머슴과 농부 상인 양반들까지 넓고 다양한 계층이었다.

보은취회는 우리나라 최초의 민회였고,

그것은 동학민중혁명의 모태가 되었다.

보은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에서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보은취회의 정신을 잇는 보은취회가 있다.

물꼬가 차를 내기로 했고,

주말에 주로 사람이 모이니 흙날 오후와 밤에 중심 행사를 하고

해날 점심께가 대략 갈무리가 될 것이라

그때(내일 오전) 찻자리에서 나눔(평가)을 하게 될 것.

영동에서 오셨다면, 혹시 옥영경씨를 아십니까?”

누가 내게 나를 물었다.

어둔 나무 그늘 아래 곡주를 나누고들 있었던 참이라

얼굴이 거의 보이지 않았던 터였다.그렇게 30년 전 불교환경연대의 유정길샘을 만났더라.

더러 생태와 환경 혹은 공동체 관련한 강연에서

같이 강사로 오가고는 하였다.

하지만 만남의 초반 몇 해였던. 긴 세월이 지나갔다.

‘60+기후행동의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며 참여를 권하기 그러기로.

60 넘은 사람들은

이미 산업화의 경제적 풍요를 누리며 지구 자원을 많이 쓰고 쓰레기도 그만큼 낳았으니

이제 후손들을 위해 이런 시스템을 물려주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하자는.

후원을 받아 사는 물꼬 살림에서는

우리말 살리기며 전국특성화고교 노조며 몇 곳의 사회단체들에 작은 후원을 한다.

사회에 기여하는 물꼬의 방식 하나.

거기 또 하나를 더하게 되다.

 

봄길 혜영샘도 보다.

지난해는 서로 날이 어긋져 만나지 못해 못내 그리웠다.

그런데 청주에서 판소리를 이태째 배운다는데,

하하, 윤희샘과 같이 배우고 있단다.

누가 보은취회를 만남이라고 규정하였더랬는데,

그렇더라.

만나야 뭘 해보지.

거기서 만나는 거다.

사람이 하늘인 세상을 만들고, 그 하늘들이 모인 나라를 지키는 그것이 동학혁명 정신이었다.

여전히 같은 꿈을 지닌 우리가 바로 1893년 보은으로 향했던 그들.

우리 모두 하늘일지라!

 

 

오는 9일에 할 황궁다법 시연을 마련한 쪽에 소개서를 보냈더랬는데,

이름까지 세 줄로 보냈더니만 되돌아왔다.

현재 자유학교 물꼬에서 일한다는 것과

제일 중요한 중국 황궁다법 보유자임을 쓰면 되겠거니 했던.

뭐 겸손했던 걸로, 하하.

누리집에서 긁고 몇 자 덧붙여 보내다.

 

옥영경

 

자유학교 물꼬교장(1989~2023 현재)

중국 황궁다법 보유자(허주당 보원스님의 생전 마지막 제자; 2014)


아이들의 학교이자 어른의 학교인 멧골 작은 배움숲 자유학교 물꼬에서

스물두 살에 시작한 공동체 실험새로운 학교 운동35년째 하고 있다.

작고 여린 존재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며,

사람이 사는 데 그렇게 많은 게 필요치 않다는 생각으로

산과 들에서 먹을 걸 얻으며 아이들 섬기다.

통합예술교과를 맡아 글쓰기 그림 풍물 소리 춤 연극 명상 요가 전래놀이와 공동체놀이 영어를 가르치고,

머리를 깎아주고 파머도 말며 목공을 하고 차를 정비하고 옷도 짓고,

해마다 한 권씩 출판 계약을 하고 책을 내다.

아이들과 함께 한 세월 가장 많이 배운 것은 자신이었으며,

날마다 감동하고 날마다 고마운 게 많은 이.


자녀교육철학에세이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2019)

트레킹산문집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안나푸르나가 있다>(2020)

교육에세이 <다시 학교를 읽다>(2021)

청년을 위한 서평록 <납작하지 않은 세상, 자유롭거나 불편하거나>(2022)

교육론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자유학교 물꼬의 35>(가제, 2023 근간)

여행기 <그대가 올 설악산-설악산 여행기>(가제, 2023 근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6396 2023. 7.16.해날. 잊지는 않았으나 줄어드는 비 옥영경 2023-08-03 266
6395 2023. 7.15.흙날. 비 옥영경 2023-08-03 324
6394 2023. 7.14.쇠날. 비 옥영경 2023-08-03 284
6393 2023. 7.13.나무날. 비 옥영경 2023-08-03 236
6392 2023. 7.12.물날. 소나기 / 하는 내 말과 듣는 네 말의 간극 옥영경 2023-08-02 271
6391 2023. 7.11.불날. 흐림 / ‘사람이랑 싸우지 말고 문제랑 싸우시라!’ 옥영경 2023-08-02 241
6390 2023. 7.10.달날. 갬 옥영경 2023-08-02 265
6389 2023. 7. 9.해날. 흐림 / ‘노모의 말’을 이해한다 옥영경 2023-08-02 277
6388 2023. 7. 8.흙날. 흐림 옥영경 2023-08-02 263
6387 2023. 7. 7.쇠날. 비 옥영경 2023-08-02 243
6386 2023. 7. 6.나무날. 맑음 / 트라우마가 미치는 영향이 남녀에게 다르다? 옥영경 2023-08-02 254
6385 2023. 7. 5.물날. 비 내리다 갬 옥영경 2023-08-01 243
6384 2023. 7. 4.불날. 억수비 옥영경 2023-08-01 281
6383 2023. 7. 3.달날. 맑음 옥영경 2023-08-01 232
6382 2023. 7. 2.해날. 갬 옥영경 2023-08-01 293
6381 2023. 7. 1.흙날. 갬 옥영경 2023-08-01 235
6380 2023. 6.30.쇠날. 비 옥영경 2023-07-31 377
6379 2023. 6.29.나무날. 밤 억수비 옥영경 2023-07-31 329
6378 2023. 6.28.물날. 맑음 옥영경 2023-07-31 282
6377 2023. 6.27.불날. 맑음 옥영경 2023-07-31 30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