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26.나무날. 첫눈

조회 수 372 추천 수 0 2020.01.17 10:30:13


 

그간 밤새 도둑눈이 살짝 다녀간 적은 있으나

오늘이야말로 첫눈이라 부를 만하다.

아침 10시께 하나둘 날리던 눈이

정오를 지나며 함박눈 되었고,

눈발은 가늘어졌지만 내리고 또 내린 오후.

3시가 지나자 잦아들고 있었다.

 

비가 오면 안에서 하는 일들처럼

축축한 날이면 낮밥 설거지를 하고 책상 앞으로 와서 사람들에게 문자를 넣고

쌓인 우편물을 확인하고.

고흥에서 달마다 오는 글월집도 여러 날이 지나서야 읽는다. 

김영갑 두모악갤러리의 쓸쓸한 풍경 뒤 쓴 문장을 곱씹었다.

돌보는 사랑으로 어루만지는 손길이 될 적에 비로소 무엇이든 누구이든 빛이 날 테지요.’

그렇다, 그럴 때 비로소 윤이 난다.

어찌나 따박따박 그런지 이 멧골살림은 너무나 정직한.

 

문자들을 좀 돌리다.

아침뜨락 측백나무를 분양하고 있다는. 말이 분양이지 후원인.

할 만한 이면 할 게고 아니면 아닐.

그걸 그리 무겁게 생각할 게 무언가 하고 주저하는 순간도 있었으나 기계적으로 보내다.

그런데 뜻밖에 예상치 못한 인물이 선뜻 내놓는 일들이 있기도.

평소 호감이 있던 이로부터 문자를 보내자마자 분양으로 이어지면,

아무런 말이 없었는데 통장에 찍혀있는 걸 보기라도 하면,

이곳이 무엇이라고 그런 분양에 호응하는가 싶으면서 찡해지는.

나는 다른이에게 그러한가 묻는다.

 

학교 보일러가 따뜻하지 않다.

청계 여는 날만 해도 따뜻했는데,

이튿날 수행하는 아침 방이 그렇지 못했다.

적은 규모로 외가 가는 길이란 제목으로 달골 기숙사에서 하자 싶던 겨울 계자를

고친 보일러 믿고 학교에서 하기로 방향을 바꾸었는데,

게다 여름계자보다 더 많은 아이들이 신청을 하였는데,

이런! ! 어째?

해서 오늘 이웃마을 그 설비기사를 다시 불렀다.

11시쯤 와서 뒤란 분배기 쪽을 손보고 있다.

관도 다시 보온해주고.

아직 작업을 더해야 한다는데...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396 징검다리, 3월 9일 달날 옥영경 2004-03-14 1699
6395 39 계자 사흘째 1월 28일 옥영경 2004-01-30 1695
6394 124 계자 닫는 날, 2008. 1.18.쇠날.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8-02-18 1694
6393 2007. 4.30.달날. 찌푸리다 비 옥영경 2007-05-14 1694
6392 박득현님 옥영경 2004-01-06 1693
6391 5월 20일, 북한 룡천에 보낸 돈 옥영경 2004-05-26 1692
6390 96 계자 마지막날, 8월 7일 흙날 옥영경 2004-08-10 1691
6389 12월 9일, 류기락샘 잠시 귀국 옥영경 2004-12-10 1684
6388 해맞이 타종식 옥영경 2004-01-01 1681
6387 105 계자 나흘째, 8월 4일 나무날 빨래를 부지런히 말리지요 옥영경 2005-08-09 1679
6386 4월 27일 물날 벌써 뙤약볕 옥영경 2005-04-29 1677
6385 96 계자 네쨋날, 8월 5일 나무날 옥영경 2004-08-09 1677
6384 새해, 앉은 자리가 아랫목 같으소서 옥영경 2004-01-28 1677
6383 계자 열 사흘째 1월 17일 흙날 옥영경 2004-01-28 1677
6382 2008. 5. 7.물날. 맑음 옥영경 2008-05-20 1676
6381 1월 2일 해날 구름 조금 낌 옥영경 2005-01-03 1676
6380 2007.11.22.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7-12-01 1675
6379 8월 21-9일, 공동체 식구들의 여행 옥영경 2004-08-25 1675
6378 계자 아홉쨋날 1월 13일 불날 옥영경 2004-01-15 1674
6377 6월 30일, 잠시 부엌샘 장한나샘 옥영경 2004-07-11 167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