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2.불날. 맑음

조회 수 336 추천 수 0 2023.06.03 11:54:06


마지막 옻순을 따왔다

(책 <식객>에서 허영만이 이것을 최고라 쳤었다 기억한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외진 곳이었다.

밥상이 푸진 봄날이다.

고추나무나물, 개두릅(엄나무순), 참두릅, 명아주, 개망초, , 옻순을 데쳐 무쳐내고

더덕은 생으로 잘라 초고추장과 올렸다.

고등어 굽고 달걀말이 하고.

개망초는 여느 나물보다 흙모래가 많다.

별스런 땅에서 꺾어온 것도 아닌데.

아마도 털 때문일 것이다.

열 차례도 더 씻어야 했다.

 

오전에는 현관문 하나에 방충망을 설치하다.

부품이 두 개가 남는데,

이건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방충망을 쓰지 않을 때는 문턱을 올리도록 되어 있었다.

뭔가 더 꽉 끼워지도록 만들었을 텐데,

툭 건드리기라도 하면 내려와 버릴 거라.

아마도 거기 쓰일 부품 같은데.

안 해도 괜찮다고? 아니다. 그리 허술하게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쓰임이 있어 들어있을 것이니 찾아 쓰기로.

 

달골에 만들 목공 작업실을 구상 중이다.

학교에 있는 (숨꼬방 겸)목공실 공간과 합칠.

컨테이너를 두 개 놓고 그 사이에 지붕을 인다.

하나는 농기계 창고로, 다른 하나는 목공실로.

사이는 외부 바깥 목공작업실이 되고,

경사지에 만들 것이니 그 아래는 창고가 될.

생각은 그러한데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변수가 있을 수도.

 

바느질.

툇마루 커튼 하나 준비한다.

책꽂이의 한켠도 옷가지를 개켜 넣어두었는데,

커튼을 만들어 발을 단다. 말이 발이지 그저 앞을 가리고 늘어뜨린 천 조각.

선배가 직접 꿰매 만든 가방을 하나 선물했더랬다.

그날 마침 입고 있던 치마가 꽃무늬였더랬는데,

잘 어울린다고 꽃무늬 가방을 준.

거기 깔개를 하나 만들어 넣었다, 가방 안이 무겁더라도 처지지 않게.

이 봄에 지어 잘 입고 다닌 치마저고리를 빨아 다림질도 하다.

6월 중국 황궁다법 시연 때 입을 치파오 한 벌도 좀 고쳐 다렸더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376 닷새 밥끊기를 끝내다 옥영경 2004-02-23 1676
6375 39 계자 열 사흘째 2월 7일 옥영경 2004-02-08 1676
6374 계자 39 열 이틀째 2월 6일 옥영경 2004-02-07 1676
6373 2007.11. 5.달날. 오후, 고개 숙인 볕 옥영경 2007-11-13 1674
6372 2006.5.27-6.4. / 찔레꽃방학 옥영경 2006-05-27 1674
6371 12월 6일 달날 맑음 옥영경 2004-12-10 1669
6370 2007.11.21.물날. 새벽 눈비 옥영경 2007-12-01 1668
6369 12월 18-9일, 뒤집힌 건물 안들 옥영경 2004-12-22 1665
6368 2005년 1월 1일 흙날 맑음 옥영경 2005-01-03 1664
6367 12월 2일 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4-12-03 1660
6366 6월 22일, 훤한 고구마밭 옥영경 2004-07-04 1660
6365 4월 22일 나무날, 봄에 떠나는 곰사냥 옥영경 2004-05-03 1660
6364 2010.11.25.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0-12-12 1658
6363 2007. 3. 2.쇠날. 비 옥영경 2007-03-10 1657
6362 105 계자 사흘째, 8월 3일 물날 내리꽂히다 간 비 옥영경 2005-08-08 1657
6361 10월 10일 해날 맑음, 호숫가 나무 옥영경 2004-10-12 1657
6360 1월 23일 해날 자는 새 눈 내리다 옥영경 2005-01-25 1656
6359 2011. 5. 5.나무날. 맑음 / 산오름 옥영경 2011-05-19 1655
6358 9월 5-8일, 방문자 오해령님 머물다 옥영경 2004-09-16 1655
6357 129 계자 닫는 날, 2009. 1. 9. 쇠날 / 갈무리글들 옥영경 2009-01-24 165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