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2.나무날. 흐림

조회 수 429 추천 수 0 2020.01.14 11:46:14


 

오늘은 그예 타일을 붙이겠다.

밤새 등을 좀 앓았는데,

감기라도 오려나 목도 뻐근하고 머리도 지끈하다.

오늘 타일을 붙이고 장렬히 쓰러지겠다는 의지로!

실리콘 마감까지는 못해도

타일본드로 붙이고 줄눈시멘트로 메지(전문용어 나왔다!) 작업까지 하기로.

스토브 상판은 1.2mm 줄눈 간격끼우개를 썼더랬다.

아무래도 사이가 좁다.

그래서 싱크대와 세면대 간격은 눈대중으로 조금 넓게.

깔아보았을 때는 종이박스를 눈금자처럼 잘라 썼지만

본드를 칠한 위에 놓고 밀기에는 그것이 적당한 자가 아니었네.

하여 의자를 놓고 위에서 전체로 보면서 눈대중으로 줄눈 간격을 맞추다.

뭐 그게 꼭 딱딱 맞아떨어져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타일을 서로 붙여버릴까 하다 줄눈이 왜 필요한지를 생각하며 참았네.

타일이 팽창 수축할 수 있으므로 깨지거나 금이가는 걸 방지하는.

 

재료들을 챙기는 것만 하루,

늘여놓으며 하루,

재단하며 하루,

그리고 오늘이 되었다.

하루 한두 시간씩 쓰던 시간을 오늘은 종일 해보기로.

타일을 붙이려는 곳은

사이집 안 부엌과 욕실에 상판이 세 판이다; 싱크대, 스토브, 세면대

 

어깨가 뻐근.

뻑뻑한데 움직여서 더 뻐근.

역시 해보면 쉽지 않고(생각 못했던 변수들이 생기고),

그러나 또 할 만해지는.

 

삶에 뭐 그리 생각할 게 많더냐.

그냥 하루치의 삶 앞에 그 하루치를 사는.

그건 희망이 없다는 말도 아니고 그렇다고 별 기대가 없다는 것도 아닌,

좌절도 아닌, 허망도 아닌, 그저 담담하게 관조하는 느낌의.

오늘은 종일 사이집에서 타일을 붙였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376 7월 23일, 두 달 갈무리 옥영경 2004-07-28 1350
6375 7월 22-25일, 김문이님 머물다 옥영경 2004-07-28 1378
6374 7월 23-25일, 김근영 이충렬님 머물다 옥영경 2004-07-28 1402
6373 7월 22일, 소방훈련 옥영경 2004-07-30 1301
6372 7월 22일, 샘이 젤 만만해요 옥영경 2004-07-30 1247
6371 7월 26일, 성적표(?)를 쓰기 시작하면서 옥영경 2004-07-30 1614
6370 7월 22일, 열택샘 생일 옥영경 2004-08-05 1331
6369 7월 23일, 집으로 옥영경 2004-08-05 1261
6368 7월 마지막 한 주, 공동체 아이 류옥하다는 옥영경 2004-08-05 1540
6367 7월 30일, 첫 포도 옥영경 2004-08-05 1329
6366 계자 96 첫날, 8월 2일 옥영경 2004-08-06 1468
6365 계자 96 둘쨋날, 8월 3일 옥영경 2004-08-07 1471
6364 계자 96 세쨋날, 8월 4일 물날 옥영경 2004-08-08 1448
6363 8월 1-4일, 배혜선님 머물다 옥영경 2004-08-09 1984
6362 96 계자 네쨋날, 8월 5일 나무날 옥영경 2004-08-09 1682
6361 96 계자 닷새째, 8월 6일 쇠날 옥영경 2004-08-09 1571
6360 96 계자 마지막날, 8월 7일 흙날 옥영경 2004-08-10 1697
6359 8월 1-7일, 김영삼님 머물다 옥영경 2004-08-10 1475
6358 8월 5-8일 이은영님 머물다 옥영경 2004-08-10 1838
6357 97 계자 첫날, 8월 9일 달날 옥영경 2004-08-11 203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