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10.달날. 맑음

조회 수 292 추천 수 0 2023.05.09 23:46:04


햇발동 바람방 이불을 빨다.

방마다 돌아가며 그리 할 것이고,

안에서 겨울을 난 화분을 난데없이 드는 찬바람에 몇 차례 들이고 내며 봄이 간다.

 

아침뜨락에 들었다.

옴자의 맥문동 진잎을 가위로 잘라주었다.

마른 잎을 밀치고 새잎 힘차게 오르긴 할 것이나

마른 잎이 군더더기처럼 밉기도 하겠고

아무렴 푸른 기세를 보태게 될 것이라.

반나절이면 되겠지 했지만

역시 하루가 다 갔다.

자주, 생각했던 것보다 배로 들기 일쑤인 이 멧골의 일들일세.

 

지금부터는 일러바치기.

군청 산림과의 담당 직원과 통화가 길었다.

소득 없는 일이었다.

지자체 사업이 하나 돌아가고 있고,

그 현장이 현재 물꼬가 쓰고 있는 학교터가 될 것.

지난해 3월부터 말이 나오고, 이어 씨름을 해오던 일이고,

물꼬가 계속 같이 사용한다는 전제 아래 일이 돌아는 가고 있는데.

여러 가지 삐거덕거린다.

담당과의 과장이 물꼬가 쓰는 집기 그대로 다 두시고, ...”

이 공간에서 살아왔고, 살고 있는 물꼬는 살아왔던 대로 학교터를 쓸 수 있을 것이다,

라고 했다.

그래도 일이란 게 그리 될 수 있겠는가 싶기는 했지만,

아니나 다를까 나중에 부하 직원들과 같이 와서는 딴소리였다.

일단 집기는 다 빼야 할 거다, 그런.

그러려니 했다.

 

그 다음.

담당과 직원이

다른 폐교에도 그런 예가 있으니

지자체에서 학교터의 전기요금을 내줄 수는 있을 거라 했다.

해가 바뀌고도 아무 얘기가 없어 오늘 물었다,

전기요금을 어떤 방식으로 내시는 거냐고.

하하, 안 된단다. 이 무슨 말?

애초에도 저 말은 무슨 근거로 어떻게 진행되는 걸까 의심스러웠더니

막상 닥쳐서 하는 대답이라니.

, 언제 우리가 먼저 전기요금 내달라 했냐고?

우리는 그들에게 전기요금 내달란 적 없다고!

괜스레 저들이 말을 해놓고서는...

 

이런 일이 어디 한둘일까.

그들은 당장 그들의 일을 순조로이 진행하기 위해

감언이설을 흘린다.

녹음도 없고, 찍은 도장도 없다. 다만 말이다.

어떻게든 그들 원하는 대로 일을 해두고 얼마든지 딴 말이다.

공무원들 자리에서 떠나면 그만이라더니,

아무도 책임질 사람 없다더니,

같은 사람이라 해도 그 말이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

일단 흘러가본다.

교육청에서 지자체로 터주가 바뀌는 과정에 있다.

교육청은 교육청대로, 지자체는 지자체대로

심의를 거치며 일이 진행되고 있을 테다.

흘러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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