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10.쇠날. 맑음

조회 수 297 추천 수 0 2023.03.29 08:43:11


난 전시회.

가본 적이야 없지 않았지만...

난이라면 나무나 바위들 겉에 붙어서 사는 착생란과

땅에 뿌리를 박고 사는 자생란 정도가 아는 전부.

어른공부모임의 한 분이 난을 다룬다.

한 줄기가 자라면서 잎을 계속해서 내놓는 단경성이 있고,

줄기가 어느 정도까지 자라고 나면 성장을 멈추고

뿌리 쪽에서 새로운 줄기를 뻗어 자라는 복경성이 있다지.

다육이도 있고,

균사에 기상하는 난초도 있고,

덩굴로 자라는 것도 있다 하고,

잎이 없고 녹색으로 착색된 뿌리로 광합성을 하기도 하는 난이었다.

, 이건 또 새로운 세계일세.

가을 전시와 봄 전시가 있다고.

1월부터 3월까지 잎을 감상하고 3월 전시회를 통해 기량을 기루는 화예품,

4월부터 10월까지 기르다 11월께 그해 자란 촉을 중심으로 작품성과 종자성을 기르는 엽예품.

우리 산에 지천으로 자라는 난이 민춘란(民春蘭),

엽예품(葉藝品)은 잎에 나타난 무늬를 감상하기 위해 기르는 춘란이라고.

잎도 줄무늬와 얼굴무늬, 반점, 띠들로 종류를 나누고 있었다.

 

어찌 키우는 게 잘 키우는 걸까?

장식품처럼 문갑 위에 가만히 올려두면 잘 산다던데,

물 너무 자주 주고 돌보는 게 더 문제가 된다는 말일 게다.

습도에 민감하단다. 분무기로 뿌려주라고.

뿌리는 또 산소농도에 민감하다지.

과습하면 무르고, 모자라면 산소 교환이 안 돼 그 또한 무르고.

그래서 난실을 따로 만들어 바닥에 물을 항상 뿌리기도 한단다.

그래서? 반그늘에 그냥 버려두듯 하란다.

비오면 꺼내 흠뻑 비를 맞히고 들이라고.

가뭄이 심하다면 살짝 물을 주라고.

잎이 마르고 갈라질 때 어쩌냐 하니

잎 전체가 그렇게 되지 않도록 잘라주라더라.

 

나 보기 좋으면 최고지 싶지만

미술작품만 해도 가격이 다 다르지 않던가.

그럼 난은 무엇에 그 가치를 두는 걸까?

역시 희소성이었다.

잎은 진한 청색이 더 귀하고,

얇은 것보다는 두터운 것, 잎 끝이 뾰족하기보다 둥근 것,

무늬 색상은 흰색보다 짙은 황색이 귀하고.

잎의 크기는 충분히 다 자랐을 때 키가 작을수록 귀하고,

잎이 넓은 것보다 좁은 것이 귀하고.

난 잎의 줄무늬나 얼룩무늬는 전체의 잎에 균일하게 나타날수록 귀하단다.

 

난은 왜 그린다고 하지 않고 친다고 했을까?

격을 낮춘 말이라던가.

사군자 매란국죽과 문인화를 따로 분류해서 부르는데,

사대부들이 스스로 격을 높이며 사군자를 낮춰 부른다고.

 

또 하나의 세계가 있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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