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7.불날. 맑음

조회 수 306 추천 수 0 2023.03.06 23:58:50


아침 7시 개울에 갔다. 아직 얼어있었다.

싣고 다니는 썰매를 내렸다.

썰매를 타다가 빙판에서 차를 달여 마셨다.

썰매를 타는 일이 그리 재밌을 나이는 아니다.

따듯한 구들이 좋다. 이른 아침이라면 더욱.

다시 오지 않을 것만 같은 풍경을 매고 싶었다 할까.

얼음 위에서 호흡명상을 했다.

겨울이 간다.

 

한복공방 공유작업실에서 여섯 폭으로 마름질한 치마를 이었다.

일상복으로 입으려 길이를 자른 치마인데,

전통 한복 치마라면 재봉질을 어찌들 감당하나.

해봐서야 다가오는 것들이 있다.

적지 않은 일들이 그러하다.

 

돌아오는 길에 아들과 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지난해 말 둘이 함께 엮은 책이 있었다: <납작하지 않은 세상, 자유롭거나 불편하거나>

대학 졸업을 앞두고 곧 일터로 가게 돼 준비에 여념 없는 아들인데,

흔쾌히 1,2분짜리 영상을 하나 만들기로 했다.

출판사에서 해온 부탁이었다.

sns로 자기 홍보조차 하지 않는 저자로서

그런 정도는 해야지 않나 하며 받아들인 제안이었다.

지금 아니면 우리가 언제 또 같이 이런 작업을 해보나 하기로 했다.

학교든 아침뜨락에서든.

시간 많이 들이지 않기로. 다른 일도 줄 섰으니까.

전문가도 아닌데 너무 힘들이지 말고 편안하게 우리 할 수 있는 만큼 간단하게.

일단 만나고,

각자 고민하고,

낼 아침 의견 나누고 찍기.

아들이 편집해서 출판사 보내기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276 4월 23일 흙날 맑음 옥영경 2005-04-24 1567
6275 6월 23일, 책방에 더해진 책 옥영경 2004-07-04 1566
6274 5월 27일, 손말 갈무리 옥영경 2004-05-31 1566
6273 2009. 7. 4 흙날. 는개비 마른비 개고 / 진고개~노인봉~소금강 옥영경 2009-07-10 1565
6272 2월 3일 나무날 맑음, 102 계자 넷째 날 옥영경 2005-02-07 1565
6271 97 계자 마지막날, 8월 14일 흙날 맑음 옥영경 2004-08-15 1565
6270 5월 18일, 5.18과 아이들 옥영경 2004-05-26 1564
6269 2005.10.22.흙날.맑음 / 감 깎다 옥영경 2005-10-24 1563
6268 6월 15일 불날, 야생 사슴과 우렁각시 옥영경 2004-06-19 1563
6267 2022. 4.17.해날. 맑음 / 교실에서 일어난 도난 사건 옥영경 2022-05-07 1562
6266 2007. 5. 2.물날. 맑음 옥영경 2007-05-14 1562
6265 3월 12일 흙날 맑으나 바람 찬 날 옥영경 2005-03-13 1561
6264 128 계자 이튿날, 2008.12.29.달날. 구름 걷어내며 해가, 그러다 싸락비 옥영경 2009-01-02 1560
6263 2006.4.5.물날. 축축한 아침이더니 햇살 두터워지다 옥영경 2006-04-06 1560
6262 2012. 1.26.나무날. 나흘째 언 세상, 흐리고 옥영경 2012-01-31 1559
6261 2015. 3.10.불날. 눈보라 날리는 우두령을 넘었다 옥영경 2015-04-09 1558
6260 110 계자 닫는 날, 2006.5.14.해날. 갬 옥영경 2006-05-17 1558
6259 98 계자 사흘째, 8월 18일 물날 비 옥영경 2004-08-20 1558
6258 12월 19일 해날, 황토 찜질방 옥영경 2004-12-22 1557
6257 9월 21일 불날 흐린 속 드나드는 볕 옥영경 2004-09-21 155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