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4.5.물날. 축축한 아침이더니 햇살 두터워지다

조회 수 1558 추천 수 0 2006.04.06 00:07:00

2006.4.5.물날. 축축한 아침이더니 햇살 두터워지다

어제 인쇄돼 온 이번 호 소식지를
오늘 교무실에선 논두렁님들께 보내기 위해 봉투에 넣고 있었습니다.
활자도 훨씬 선명했고 사진은 표정이 다 살아있었지요.
"어쩜 이렇게 깔끔하게 나왔지?"
디지털뭐래나요.
사진도 신문에 쓰는 기법이라지요.
여태 해왔던 곳보다도 더 적은 값에,
정확한 표현은 이윤을 남기지 않고라고 해야겠네요,
소식지를 인쇄해주게 된 이는
서울의 논두렁 전영화님이시랍니다.
"제가 하는 일로 도울 수 있어 기쁩니다."
고맙습니다.

이금제엄마 이은영엄마 김점곤아빠 그리고 공동체식구들은
종훈이네 감자를 3시께까지 심고, 남은 오후엔 표고목에 종균을 넣었습니다.
품앗이를 하는 거지요.
손님이 다녀갈 녘 그들을 통해 이곳의 평온함이 반영되는 것 같더라 하자
마을식구들과 같이 일을 할 때도 안정감이 느껴진다더이다.
요즘의 이곳이 그러하네요.
가마솥방에선 신기네 할머니께서 보내주신 메주로 며칠 전 된장을 담갔고,
비닐집에선 오이 호박 수세미가 싹을 내밀었지요.
가지 토마토는 좀 늦는가 봅니다.
오늘은 양배추와 호박 모종을 냈다지요.
밥상엔 봄나물들이 걷혀 연일 오르고 있답니다.

"열택샘이요..."
점심에 큰 마당을 가로지르는데 상범샘이 다가왔습니다.
"공동체식구들 용돈도 (통장으로)못 보내주고 있었는데..."
공동체식구들은 학교로부터는 어떤 임금도 받지 않으나
달마다 5만원의 용돈을 공동체로부터 받고 있지요.
그런데 열택샘이 그간 모은 용돈을 털어 살림에 보태라 내놓았답니다.
무슨 말을 할 수 있었겠는지요.
눈자위가 붉어만 졌지요.
참 훌륭한 식구들입니다.
잘 살아야겠습니다.

아이들은 아침에 콩나물 물을 갈아주었습니다.
비가 내린 뒤라 동쪽개울물이 저수지를 거쳐 온다 하더라도 나쁘지 않겠다며
저들끼리 우르르 몰려가 물을 갈고 흠뻑 콩나물을 적셔놓았지요.
끼리끼리 스스로공부를 하고,
오후엔 수영장에 다녀왔습니다.
"애들이 갑자기 막 늘었어요. 되게 잘해요."
안병준샘의 칭찬이 자자했는데,
오늘부터 강습 전에 수영복습을 하자 한 게
좋은 결과가 아니었나들 짐작하며 신나라 했지요.
"되게 재밌네."
뭐가 되어가는 모양이지요, 판굿시간 말입니다.
저녁을 먹고 한 풍물에서 오늘 쇠를 들고 걸음을 이끄는데
어, 그럴듯한 겁니다.
판굿 흉내를 좀 내봤더니
저들도 맛을 좀 보았다 싶은가 봐요.
하기야 저 역시 아주 신나던 걸요.

신기가 기침이 오래였는데
오늘은 열도 나도 배도 아프다 했지요.
오전엔 달골에서 쉬게 하고 오후엔 집에 보냈습니다.
잠도 집에서 자라하였지요.
아무렴 엄마 손을 따를 려구요.
저녁에 아이들이랑 병문안을 갔더니
밥상 앞에 있데요.
아이들은 저들이 새참으로 먹은 두유를 선물로 들고 갔지요.
오늘은 신기 없다고 돌고개 가기로 한 산책을 접었는데,
낼 아침엔 어여 나아서 같이 갔음 좋겠습니다.

4월 21일, 자유학교 물꼬 두 돌잔치가 다가옵니다.
멀리 있는 여러 선배들과 잔치마당을 준비하려 며칠 전부터 통화를 하고 있지요.
말이야 일찌기 꺼내놓은 터라 마지막 점검인 셈이었습니다.
한결같이 문제의 잡지와 물꼬 홈페이지 이야기입니다.
"그래, 몸은 괜찮아요?"
"애들 아빠가 옥샘 어짜노 카면서 걱정이 태산이더라."
"곁에서 다른 샘들이 전화를 해야 되나 어째야 되나 하고..."
홈페이지에 잔치소식이 오르거나 전화가 올 텐데
아직 그 일에 정신이 하나도 없는 가부다고들 했답니다.
그저 죄송했지요.
얼마나 마음들이 고마웁던지요.
"우리가 뭐 하는 게 있나?"
오데요, 물꼬의 얼마나 든든한 빽인지요.
그거 믿고 우리가 살아가잖아요.

영동대 국선도학과 / 영동 국선도세계연맹 / 부산추임새국악예술원 / 달성다사농악 /
구미 교사풍물모임 너름새 / 대구 교사풍물모임 울림 / 광주 교사풍물모임 /
패러글라이딩교실 다빈치 / 난계국악단 / 하모니카연주자 / 김지선댄스교실 /
자유학교물꼬아이들

잔치 어울판을 준비하려는 이들이지요.
친환경농산물, 분재, 들꽃을 파는 장도 열리고,
달골 아이들집 안택굿과 집들이도 같이 한답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노래 '봄날은 간다'에서)는 대해립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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