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3.흙날. 맑음

조회 수 177 추천 수 0 2024.01.29 23:45:04


계자를 건너 겨울90일수행은 계속된다.

 

간 사람들의 소식을 듣는다.

아이들을 만난 부모님들이 누리집에 글을 남기기도.

계자의 가장 화나고 안 좋은 점은... 기간이 너무 짧다.’는 수범의 말을 수진샘이 전해왔다.

물꼬의 속알모임(운영위 7) 가운데 한 분.

그럼 얼마나? 한 달은 해야 한다 했다나.

, 이렇게 되면 수범이가 물꼬 일정 하나 만들게 되는 거?

겨울 방학이 길어졌으니 한 달을 해볼 수도 있잖을까.

이미 위탁교육도 그 기간이 있고, 예전에 계자 2주 일정도 있었던.

한 달 내내 물꼬에 머물며 이어진 계자를 했던 아이들도 있었다.

무겸 무량 윤호 건호 성빈 ... 그런 이름자들이다.

대신 규모는 적게,

달골 기숙사에서 자면서 아래 학교로 등하교하고,

샘들은 형편대로 붙고.

아니면 아주 적은 수가 두세 주 지내다

마지막 한 주를 계자 주간으로 하여 밖에서 아이들이 더 들어오고 품앗이 샘들도 그때 들어오는 건?

천천히 생각해보기로.

 

도윤이 일곱살에 처음 물꼬를 알게 되고오늘까지 연을 이어가게 될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는데동생 서한이까지 함께 물꼬에 가게 되다니감사하고, 또 감사할 뿐입니다.’도윤 서한의 모 지현샘은도윤이야 당연히 잘 지낼 테지만

혹 일곱 살 서한이 밤에 데리러오라 전화라도 오면

영동까지 어찌 올까 부부가 고민했다고,

엄마 한 번도 안보고 싶었어요!”

이래서 엉아가 맨날 나를 놓고 물꼬에 신나게 갔구나 이러며여름을 기다린다고.

달골 아침뜨락에 친정아버님과 아이 이름으로 측백도 심으신 당신이라.

 

윤수가 이번에 특히 더 재미있었다 전한 인화샘.

한 달 짜리가 생긴다면 선착순 신청이라고,

잘 먹지 않아 쇠약하다 걱정이었던 윤수는 집에 닿자마자 체중계부터 갔더니 2kg이 쪘더란다.

우리 아이들의 성장 속에 계셔 주셔서 감사하다고,

우리 18년생 둘째(*현찬)가 성장할 때까지 건재하셔야 한다셨네.

옥샘이 "새끼일꾼의 자질이 되었다"라고 하셨다며 계속 가겠다는 의지를 비추었다는 윤수,

자연스레 봉사가 녹아든 청소년기를 바란다며

물꼬의 역사가 지속되어 혹 품앗이까지 할 기회가 된다면, 2대에 걸친 품앗이샘,

상상만해도 신기하고 멋져요했다.

계자 아이들이 새끼일꾼이 되고 품앗이가 되고 논두렁이 되고

혼례를 올리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자라 물꼬 아이가 되고...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워 사회로 내보낸다,

그게 물꼬가 사회에 기여하는 한 방식일 게다.

또한 한 사람의 성장에 동행하는 일, 어마어마한 기쁨이고 영광이라.

 

내가 먹을 밥도 안 만들어먹던 사람이 30인분 밥을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물꼬는 역시 다 되는군요^^’,

정환샘도 귀환 글월을 올렸다.

쉬어도 모자라기 한없을 방학을 밥바라지로 붙겠다 한 그 마음,

한 사람의 존재가 다른 존재를 어떻게 일으켜 세우는가를 생각한다.

어떤 사람을 만나는가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할.

샘을 알아 좋고, 샘이 와서 더 자랑스러운 물꼬입니다.’

 

휘령샘,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를 자주 돌아봅니다.언제나 성장하고, 좀 더 자유롭고, 다정한 사람이고 싶습니다.그리고 옥샘, 샘들

삼촌, 밥바라지샘 두분, 아이들, 부모님들, 마을에 계신 분들까지 모두 이 계자에서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들이 이어져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우리 아이들이 그 속에서 자라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다괜찮았다고 생각이 듭니다..!ㅎㅎ

무어라 다 말을 하겠는지.

계자 교장일을 기꺼이 맡아주고 훌륭하게 꾸려준 그이라.

종종거렸으나 편안했던 계자였습니다.

이 정도의 규모가 계자에선 또 가장 인간적인 규모가 아닌가 싶었던.

휘령샘이 물꼬에서 맺어온 관계들의 총합 덕이기도 하겠구나 싶더군요.’

 

안현진샘,

아이들의 규모가 작았던 탓인지 아이들과 함께 하고 놀 때면 

이 아이들이 새끼일꾼, 품앗이가 될 때까지, 성장을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옥샘을 비롯해 여러 샘들과 커서도 만남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

제게 좋은 기억으로, 그리고 좋은 경험으로 남아있어서 그런 듯합니다.’

아이가 자라 동지가 되고 동료가 되어 기쁘다,

그것도 같은 길을 가게 되어 더욱 기쁘다.

물꼬가 현진샘의 내일을 결정하는 데 좋은 영향을 미쳤다니 또한 벅찹니다.’

 

채성 형님,

제가 유치원 다닐 때 물꼬에 처음 왔는데, 그 때부터 만난 샘들과 이번 계자를 꾸렸다는 사실이 너무 좋습니다.’

'좋은'이란 말이 참 좋다.

그 낱말에는 얼마나 많은 질감이 있는지.

딱 그 좋은 사람인 채성 형님,

그런 사람이 이곳에서 자라 동료가 되고 동지가 되어 더욱 좋습니다.’

 

나는 아직 계자 한가운데 있다.

계자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덕에.

여전히 귀에 아이들이 재잘대며 뛰고,

부엌에서 요리하는 정환샘의 뒷모습이,

전체를 조율하는 휘령샘의 걸음새가 보인다.

 

비워두었던 달골을 돌아본다.

사이집 돌담 한 귀퉁이가 벌어졌다. 아래 흙 기초가 기울면서.

이미 한가운데가 무너지기도 했던.

어설프게 손을 대기보다 땅이 더 단단해지는 시간을 기다렸다 다시 쌓자 하고 있었는데,

다른 곳도 그런 기미가.

한동안 그냥 두기로 한다.

사이집으로 가는 경사지에 성벽처럼 낸 돌담도 귀퉁이 돌들 몇 떨어져 있다.

그건 분명 짐승이 드나들며 밟은 흔적이다.

아침뜨락 아가미길에 있는 원형돌담도.

거긴 발자국들로 봐서 멧돼지나 고라니가 뛰다가 건드렸을 법하다.

쉬 무너질 높이도 아니었던.


봄을 기다리는 일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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