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2.달날. 맑음 / 포트락

조회 수 162 추천 수 0 2024.02.07 23:56:09


영하권.

겨울90일수행은 계속되고.

밤눈이 다녀갔다.

늦은 아침 달골 대문 앞 눈을 쓸었다.

큰길은 벌써 녹았으나.

달골은 작은 눈에도 긴장한다.

마지막 굽이길이 늘 문제라.

사람들은 아무런 지장 없이 걱정 없이 변화 없이 일상을 대개 잇지만,

많은 눈이라도 눈 그까짓것 하지만,

여기 사는 일은 또 그게 아닌.

하기야 염화칼슘 한 바가지면 된다고도 하는데,

그거 좀 안 써 볼라고 말이지.

 

계자를 끝낸 식구들 모두 인근 도시로 나가 밥을 먹다.

현철샘이며 학교아저씨며.

욕들 마이 보셨어요!”

어떤 일을 하는 데 뒷배들이 있지.

보이지는 않지만 그것이 돌아가게 하는.

계자의 후속 과정 하나이기도 한 나들이 밥상이었더라.

 

이국에 사는 선배의 글월이 닿았다.

오늘 포트락(potluck party) 한다고.

나가 살 때 그랬다. 여러 나라에서 온 이들과 같이 퍽 자주.

물꼬에서 모여 살던 가락이 있어

세계 어느 나라에 가 있으나 늘 그리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는 했더랬다.

처음에는 있는 음식으로 편히, 준비하는 이의 편함을 위해서,

그쯤으로 생각했던 포트락이었는데,

해보니 모이는 이들이 서로를 배려하게 되는, 또 다른 문화를 만나게 되는 좋은 장이 되더라.

그는 채식주의자이던데, 저이는 종교적 이유로 고기를 안 먹지,

자기 나라에서 잘 먹는 음식을 중심으로 준비하나 상대를 살펴 챙기게 되는.

 

여행짐이 늘 가벼운 편.

3년을 돌아다닐 때도 트렁크 하나 달랑.

현지조달형.

재활용품가게를 찾아 챙겨 입고 나누고 돌아오기도.

선물 같은 거 거의 사는 일 없는.

겨우 엽서나 마그네틱 정도 챙기는.

이번 인도길도 다르지 않으니

헐렁한 가방일 것이라 가는 걸음에는 거기 사는 이를 위해 뭘 좀 챙겨갈 수도.

오늘 지인이 멸치와 책을 부탁해왔다.

누군가 요긴할 걸 챙겨갈 수 있어 기뻤네.

사는 일이 누군가에게 보탬이라면 기분 좋을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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