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13.물날. 맑음

조회 수 670 추천 수 0 2018.01.15 21:52:46


어제보다는 낫다지만 낮 영하 13도.

무지 매운, 햇살 아래 서 있어도.

얼까 봐 학교 뒤란 화목보일러에도 불을 지펴두었다.


달골 집짓는 현장은 일을 접는 날에 대한 시공자와 건축주 사이의 조율이

또 뒤집어지고 날이 간다.

오늘은 또 22일까지 작업을 하네 마네 하고 있다.

그러면 겨우 한 주 바르셀로나행 준비가 될.

그것도 현장 정리에다 학교도 둘러봐야지, 짐도 싸야는데, 교무실 정리는 언제?

끝으로 향하고 있다는 건 분명한!

싱크대 짜는 걸 도우러 불려왔다가 내부 마감일에 붙었던 원석샘은 다시 돌아가고

현장 우두머리 동현샘은 여전히 내부 마감 중.

무산샘은 굴삭기가 해치고 간 이웃 배밭 울타리를 다시 세워주고

굴삭기 지나간 땅도 고르고.


점주샘이랑 달골 컨테이너 짚들 정리.

이제 더는 미루지 못하고 아래위 달골과 학교 공간들을 정리해내야지,

내년 1년 비우기 전에,

꼭 그렇지 않더라도 언제라도 손을 대서 할 정리였다.

그게 한번 안 되는 물꼬 날들이었던.

자루에 담긴 짚들을 꺼내서 감나무며 블루베리에 깔아주었다.

창고동 난로 주변도 정리.

종이박스며 신문들이 쌓였는데, 불똥 하나 튀면 금세 다 타오를 것을,

치워야지 하며 난로를 쓰고 또 쓰며 날이 갔다.

뒤쪽의 장작들 다 끌어내 한쪽으로 다시 쌓고

곁에 있던 종이류들 끄집어내 창고로 쟁였다.


밤, 물꼬와 우두머리샘의 다리 역할을 한 시영샘네로 건너갔던 동현샘 연락,

오는 흙날까지 하고 접잔다.

잘 되었다. 결국 공식적인 공기는 그리 되었다.

이제 나머지는 물꼬의 손들이 정리하게 될 게다.

속이 다 시원하다. 일단 시공자로 들어온 이의 상황이 끝나야 다음 일들을 볼.


즐거운(어떨 때 이 말은 사소하나 얼마나 귀하고 눈물어린 낱말이던가) 여러 날이다!

집을 짓는 일도 이렇게 하고 싶었건만.

일이 되어서 좋았고, 마음 좋아서 좋았고.

점주샘이 거기 있었다! 닷새가 흐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6602 2024. 3.11.달날. 맑음 옥영경 2024-04-02 67
6601 2024. 3.10.해날. 맑음 옥영경 2024-04-02 73
6600 2024. 3. 9.흙날. 맑음 / 사과 한 알 1만 원 옥영경 2024-03-28 92
6599 2024. 3. 8.쇠날. 오후 구름 걷히다 옥영경 2024-03-28 85
6598 2024. 3. 7.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4-03-28 80
6597 2024. 3. 6.물날. 흐림 옥영경 2024-03-28 78
6596 2024. 3. 5.불날. 비 그치다 / 경칩, 그리고 ‘첫걸음 예(禮)’ 옥영경 2024-03-27 89
6595 2024. 2.11.해날 ~ 3. 4.달날 / '물꼬에선 요새'를 쉽니다 옥영경 2024-02-13 368
6594 2024. 2.10.해날. 힘찬 해 / 설 옥영경 2024-02-13 190
6593 2024. 2. 8~9.나무~쇠날. 맑음 옥영경 2024-02-13 167
6592 2024. 2. 7.물날. 어렴풋한 해 옥영경 2024-02-13 153
6591 2023학년도 2월 실타래학교(2.3~6) 갈무리글 옥영경 2024-02-13 117
6590 실타래학교 닫는 날, 2024. 2. 6.불날. 비, 그리고 밤눈 옥영경 2024-02-13 153
6589 실타래학교 사흗날, 2024. 2. 5.달날. 서설(瑞雪) 옥영경 2024-02-13 111
6588 실타래학교 이튿날, 2024. 2. 4.해날. 갬 / 상주 여행 옥영경 2024-02-11 141
6587 실타래학교 여는 날, 2024. 2. 3.흙날. 저녁비 옥영경 2024-02-11 129
6586 2024. 2. 2.쇠날. 맑음 옥영경 2024-02-11 120
6585 2024. 2. 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4-02-11 126
6584 2024. 1.31.물날. 안개 내린 것 같았던 미세먼지 / 국립세종수목원 옥영경 2024-02-11 118
6583 2024. 1.30.불날. 맑음 옥영경 2024-02-11 107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