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마지막 한 주, 공동체 아이 류옥하다는

조회 수 1539 추천 수 0 2004.08.05 19:33:00

24-5일 대구 넘어가서
물꼬를 방문하거나 계절학교에 다녀간 적이 있던
또래아이들 인욱 세찬이 병욱이들과 신이 났더라지요.
욕실에서 물놀이도 잘하고 뒤섞여 잘 놀다가
그 끝판에 기어이 싸움이 났다지요.
"왜 '내가' 사과해야하는데?"
세찬이가 먼저 때려서 저도 때린 거라고
류옥하다 아주 화가 단단히 났는데,
마침 며칠 전에도 바로 '내가' 왜 해야 하냐 따지다가 혼이 난 참이더이다.
"아는 사람이 하는 거지, 먼저 느낀 사람이 하는 거야."
'내가' 해야지요.
아픈 사람이, 아는 사람이 움직이는 거지요.
그래도 말이 좀 되니
그예 가서 그러데요.
"니가 때리니까 나도 화가 나서 그랬어.
그래도 때린 건 잘못했어, 미안해."
논두렁 보라샘이 어찌나 다 받아주시던지
저 예뻐하는 줄 알아 더 멋대로(자기는 기어코 '맘껏'이라지만)였던 길이었지요.
26일엔 흙으로 그릇을 빚으러 다녀오고
27일엔 뭔댄스를 배운다는 엄마를 따라 갔는데
거기서 갑자기 뒤에 앉았던 류옥하다의 노랫소리에
모든 이들이 눈 휘둥그레졌답니다.
"....흔들리는 차창 너머로..."
흐르는 노래 가운데 '남행열차'있었던 게지요.
우리 아이들이, 즐기는 노래 다섯 손가락에 안든다면 억울해할 노래지요.
애를 이상한 어른 문화 안에서 키우는 것만 같애서
얼굴 빨개졌더랍니다.

나들이 나가던 류옥하다가 뒷자석에서 문득 던집니다.
"저는 세상에서 엄마를 젤 사랑해요."
"그래?"
"어, 아빠는 나를 젤 사랑한다 했는데,
맞아, 저는 세상에 사랑하는 사람이 둘이예요,
엄마, 아빠."
한참을 더 가는데 갑자기 엄마를 부릅니다.
"저는 세상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세 사람이야!"
'젊은 할아버지? 상범샘? 으음...아하, 고모.'
확신을 하면서도 자기가 말하고파 한단 생각에
누구냐 물었겠지요.
"나 자신!"
이야 이제 그런 얘기를 할 때가 됐나 봅디다.

한날은 아빠랑 있었던 일입니다.
좀 씻으라 했는데 세숫대야 앞에서 꼬물닥거렸겠지요.
"그 물 버리고 헹궈."
"버려?
엄마 아빠는 달라.
아빠는 깨끗한 물인데도 버리라 하고
그리고, 엄마는 깨끗한 물이라서
그 물로 한 번 더 씻으라 하고..."
그러더니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그런데도 엄마 아빠는 왜 짝을 골랐을까(되었을까),
그래도 하는 짓은 다른데?"
혼자 계속 중얼거리더라지요.
"엄마는 (뭐든)만들어주니까 좋고
아빠는 그냥(뭘 해주는 게 없어 딱히 할말이 없어서?) 좋아."

30일은 저가 아주 사랑하는 큰고모를 만났고
31일엔 임하댐 내려다보이는 할머니 할아버지 산소 간 길에
울 나라에서 젤 크다는 용계은행나무를 보고 지례예술촌에 들러 노닐었지요.
8월 1일엔 외할머니댁 가서
산자락에 만들어놓은 커다란 수영장에서 빠져나올 줄을 몰라했지요.
2일 아침엔 저도(류옥하다) 계절학교 가방 싸느라고
부산하게 왔다갔다 하더랍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256 노트북컴퓨터 바뀌다 옥영경 2004-05-08 1557
6255 5월 4일, 즐거이 일하는 법 옥영경 2004-05-07 1557
6254 4월 1일 쇠날 봄 봄! 옥영경 2005-04-07 1555
6253 2009. 1.11-13.해-물날. 눈, 눈 옥영경 2009-01-27 1554
6252 2005.10.28.쇠날.꾸물꾸물 / 작은 일에만 분노한다? 옥영경 2005-11-01 1553
6251 6월 24일, 아이들 집나들이 옥영경 2004-07-04 1553
6250 [바르셀로나 통신 6] 2018. 4.26.나무날. 아직 맑음 [1] 옥영경 2018-04-28 1552
6249 7월 22일, 밤 낚시 옥영경 2004-07-28 1550
6248 광평농장에서/류옥하다의 날적이에서 옥영경 2010-04-26 1549
6247 113 계자 여는 날, 2006.8.21.달날. 소나기 옥영경 2006-09-02 1547
6246 145 계자 갈무리글(2011. 8. 5.쇠날) 옥영경 2011-08-17 1546
6245 2008. 6.22.해날. 비 잠시 개다 옥영경 2008-07-06 1545
6244 147 계자 갈무리글(2011. 8.19.쇠날) 옥영경 2011-08-29 1544
6243 2008. 1. 5.흙날. 맑음 / 123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08-01-10 1542
6242 111계자 닫는 날, 2006.8.5.흙날. 기가 꺾이지 않는 더위 옥영경 2006-08-08 1542
6241 2008. 5. 6.불날. 맑음 옥영경 2008-05-20 1541
6240 2009. 1.25.해날. 내리고 또 내리는 눈 / 설 옥영경 2009-02-05 1540
6239 111계자 사흘째, 2006.8.2.물날. 땀 줄줄, 기쁨도 그처럼 흐른다 옥영경 2006-08-04 1540
» 7월 마지막 한 주, 공동체 아이 류옥하다는 옥영경 2004-08-05 1539
6237 봄날 이튿날, 2008. 5.12.달날. 날 차다, 바람 불고 옥영경 2008-05-23 153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