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9.나무날. 흐림

조회 수 365 추천 수 0 2023.02.20 23:30:34


바람이 몹시 거칠어 멧골을 들었다 놨다.

 

영하 6도의 아침.

겨울90일수행 기간은 계자를 건너 계속되고.

빨래를 걷었다. 빨래방을 나온 빨래를 모둠방에 계속 펼쳐두었다.

습을 더 빼고 옷장으로 넣거나 아이들이 남긴 건 챙겨 보내거나.

계자 후속 일들이다.

 

수능을 쳤거나 안 쳤거나 열아홉의 고민은 깊다.

대학을 건넌 청년이라고 그 고민에서 놓여나지 않는다. 더 무겁기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듣고, 내 삶에서 길어 올린 말 몇 마디를 나눌 뿐이다.

지금 나를 둘러친 환경이 아무리 불운해도

그래도 나는 나를 어찌할 수 있지 않겠는지.

그 환경을 이해하고 대처하는 우리의 태도가 문제다.

그러니 내 태도를 점검하자 한다.

내 말은 언제나, 언제나 가난하고 만다.

 

10시 계자를 다녀간 한 아이 부모의 전화가 들어왔다,

그때가 통화에 편한 시간인 줄 아시고서.

자정까지 이야기가 이어졌다.

문제는(아이의) 없다.

문제라고 느끼는 우리 어른들이 있을 뿐이다.

부모는,

내 아이가 교사들의 말을 자르거나 아이가 하는 지나친 대꾸가 교사들에게 문제일 거라 여긴다.

잘못 짚었다.

교사는,

다른 아이를 해하고 영악하게 자신은 빠지고 교묘하게 자기 입장을 옹호하는 것이 지나친

아이의 자기방어를 걱정한다.

하지만 부모의 절대적 믿음 앞에 그런 문제는 결국 아이가 자라며 사그라들 수 있지 않을까.

아이를 키우는 일은, 결국 내가 삶을 대하는 태도가 양육에도 영향을 미치는.

그러므로 내 욕망, 부모 욕망을 볼 필요가 있다.

나는 무엇을 열망하는가?

알게 모르게 그것대로 내 아이를 키우고 있을 것이다.

아이가 아니라 우리를 보자.

내가 이 세상에서 무엇을 가치롭게 여기는가,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하고 있는가?

그렇게 본 우리가 문제없다고 여겨지면 문제없는 것.

공부만 잘하면 다 된다, 그리 여기면 우리 아이는 그리 큰다.

문제 있다면, 그 문제를 다룰 것.

여기서도 내 말은 역시 가난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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