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28.달날. 비 내리다 갬

조회 수 950 추천 수 0 2009.10.12 11:54:00

2009. 9.28.달날. 비 내리다 갬


논물을 뺐습니다.
추수를 앞둔 게지요.
바닥을 말려야 벼를 베어낼 것입니다.
운동장 가장자리의 작은 딸기밭을 정리하고
표고장에 올해의 마지막 물도 주었습니다.
기온이 내려가서도 그렇겠지만
가물어 충분히 주지 못했더니
표고가 더디게 오르고 있네요.
좀 나기는 하려나,
마을에서 미리 들어온 주문이나 맞출 수 있으려나요.

쇠날에 온 식구가 모여 보지 싶던 영상물 하나
결국 아이 저 혼자 챙겨 보았더랬습니다.
‘<어부로 살고 싶다>-새만금 간척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
시놉시스는 이러하지요.
‘새만금 간척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주인공인 영화. 2000년 새만금 갯벌 살리기가 전국민의 관심사로 떠오를 때부터 공사 강행발표 후 무효화 선언까지 계속되어 온 반대운동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후미진 해안 마을 주민들의 생존권과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싸움. 이 영화는 어부로 살고 싶어하는 이들과 그 존엄을 함께 주장하는 사람들이 관객들에게 함께 싸움을 하자고 손을 내밀고 있다.’
“어떻더냐?”
“남 일이 아냐. 우리 시대 우리 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지.
너무 불쌍했어.
어부들은 옛날에 파기만 해도 조개를 얻었는데,
고기 반 물 반이었다는데,
이제는 멸치를 잡으려 해도 해파리만 나오고...
그런데도 보상금은 얼마 주지도 않고 나가라고,
컴퓨터 한 대도 못 살 돈으로...”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하여야 하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요...

지역도서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도서관을 열심히 드나드는 아이는
지난해에도 좋은 선물을 받았더랬는데
이번 해에도 무슨 퀴즈에서 도서상품권을 받게 되었습니다.
작은 일들로도 기쁜 우리 생 아니겠는지요.
하다는 좋겄습니다.

아이의 제도학교 체험은 아무래도 막바지인 듯합니다.
너무 힘들어하길래 이제 고만 가라 하였습니다.
“가야지!”
외려 저가 또 간다네요.
뭘 하기로 했으면 한 달이든 석 달이든 해봐야지,
그러면서 말입니다.
“어차피 오래잖아 그만 갈 건데,
또 날마다 가는 학교인데,
하루 쉬었다 가.”
“안돼, 한 번 빠지면 이어가기도 어렵고...”
어차피 안다닐 학교인데, 그리 생각할 수도 있겠건만
하는 동안에는 최선을 다해야한답니다.
아이에게 배우며 산다지요.

학 특수교육학과의 행사에 초대장을 받았습니다.
언젠가 그곳에 작은 마음을 쓴 적이 있는데,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이렇게 초대장을 보내준 것입니다.
기특했지요,
그리 마음 쓰는 것이.
좋은 어른들로부터 잘 배운 덕일 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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