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15.불날. 맑음 / 야생화의 비밀

조회 수 964 추천 수 0 2009.09.28 14:28:00

2009. 9.15.불날. 맑음 / 야생화의 비밀


책상에 낯선 봉투가 놓여있습니다.
서울서 온 등기물입니다.
모르는 이름입니다.
작품 원본이 들어있으니 취급주의 해달라는 부탁이 있었고,
내용물이 찢어질 수 있으니 잘 살펴 개봉하라는
안내까지 덧붙여 있었지요.
조심조심 엽니다.
그림이 한 점 나왔지요,
‘야생화의 비밀’.
책 읽기를 좋아하고 글 잘 쓰시는 분들을 존경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만 60세의 예술가(화가)라 소개하고 계셨습니다.
“‘산마을에 깃들다’를 읽고 나서 큰 감동을 받아 오늘밤엔 큰 용기 내어 저의 그림을 한 점 직접 그려서 함께 격려의 인사를 드린다”셨고, “가슴 깊이 와 닿는 글 내 가슴을 때리는 훌륭한 글 참 잘 쓰신 글에 감동”이라셨습니다.
아하, 얼마 전에 한 문학지에 실은 글을 읽으신 겝니다.
노래 부른 이가 노래 잘한다 하면 신나고
운동 잘하는 이가 운동 잘한다 하면 신나지요.
쓴 글을 잘 썼다 하니 좋다마다요.
“더욱 좋은 글 많이 건져내 어둡고 상업적인 믿지 못할 세상풍경화에서 밝은 등불이 되시옵고 훌륭한 작가 되시길 바란”다셨고 “더 좋은 글을 많이 건져내 훌륭한 작가가 되시길 끝까지 열정의 내 예술혼으로 격려해드리겠”다고도 하셨지요.
그림에 덧붙인 글에다
따로 긴 편지를 넣어주기도 하셨습니다.
“잘 쓰신 글에 대한 축하와 격려인사”라시며
“힘든 일 있으시면 기운내시고 하시는 일마다 기쁨으로 가득한 풍요로운 가을되소서. 아프시지 말며 다치시지 말며 상처받지 아니하며 제발! 건강하십시요.” 발원해주기도 하셨습니다.
고마운 일이지요.
산골에서 별스러울 것 없는 일상에
작은 바람 일어주셨네요.
잘 살고 그 삶을 글로 잘 옮기겠습니다.

“지난 번에도 먹었는데...”
품 안에서 키우다 멀리 내놓으니
아이에게는 엄마의 가치관과 다른 일들이 자주 일어납니다.
이곳에선 아이들이 아파 찾아오면
그것이 몸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가 아닐까
맨 먼저 살피지요.
다음은, 탁한 시냇물이 흘러가며 맑아지는 자정력처럼
우리 몸도 그러하지 않겠느냐며
몸이 스스로 이길 때를 기다립니다.
그러다 안 되면, 우리 몸이 자연에서 왔으니
그 치유법 역시 거기 있지 않겠느냐 하고
음식이나 풀 나무에서 얻은 것으로 치료를 시도합니다.
그것도 아니 되면 그제야 약을 먹는 방법을 찾지요
(아, 물론 피 철철 흘리는 큰 상처는 병원으로 달려가고 말고요.).
그런데 기침을 하는 아이에게
오늘 그가 나가는 제도학교에서 약을 두 알 멕였답니다.
“(엄마한테) 물어보고 먹지.”
그랬더니 얼마전에도 그리 먹었다는 거지요.
에고...

아이는 오늘 자정이 다 돼 가도록 숙제중입니다.
“금방 끝낼게.”
평소의 달골 오르는 시간이 훌쩍 지났지요.
“조금 더해도 괜찮겠어? 엄마 피곤하지?”
참 아이들 대단합니다.
그저 선생이 말 한 마디 하면
지가 챙겨 실험하고 날마다 사진 찍고 기록하고...
그리고 자정이 다 되도록
저렇게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단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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