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 계자 닫는 날, 2009. 8. 7.쇠날. 오후 비

조회 수 1111 추천 수 0 2009.08.13 08:10:00

132 계자 닫는 날, 2009. 8. 7.쇠날. 오후 비


아이들 보내자 곧 비 내렸습니다.
늘 고마운 하늘입니다.

영동역으로 아이들 배웅을 나갔다가
아이를 데리러 온 아주 반가운 이를 만났습니다, 석현이 고모 임희정샘.
십여 년 전 자원봉사를 왔던 분입니다.
그 즈음엔 일정도 많고
한 일정에 함께 하는 교사만도 스물 댓 명에서 서른이었으니
한 번 스쳐지나가는 인연은 잊히기도 합니다.
아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어른에 대한 기억은 아무래도 둔하지요.
그런데 얼굴을 보니 익습니다.
그랬구나, 그랬구나, 대해리를 다녀간 이구나...
조카를 보냈습니다, 고마웠습니다.
더구나 그렇게 예뿌고 맑은 아이라니...
궁금하던 차였습니다, 그의 부모가.
저렇게 바탕 좋은 아이를 길러낸 이가 누구실까 했지요.

늦은 아침을 맞았지요.
늦도록 놀자고 작정한 간밤이었습니다.
목이 터져라 대해리가 떠나가라 노래 소리 높았던 밤이었더랬지요.
자리에 누워서도 얼마나 도란거렸댔는지요.
아침을 먹고 우리를 맞았던 이들이 그러했듯
다음에 이곳을 쓸 이들을 위해 맞이 준비를 합니다,
우리가 지냈던 곳이니 책임지고 정리하는 걸 넘어.
볕이 좋을 때 이불을 터는 일은 퍽이나 즐겁습니다.

아이들이 서고 그 뒤로 부모님들이 섰는데,
좋데요, 고맙고, 이 귀한 것들 맡겨주신 마음이며가.
이것들이 능글능글 해져서 여간 웃기지도 않습니다.
“잘 가, 처남!”
류옥하다가 수민이 더러 그럽디다.
일곱 살 때부터 만났던 5학년 그들이며
수민이 동생 1학년 지원이가 이번 계자에 함께 했지요.
용승이의 천연덕스러움은 이곳 아이에게 영향을 주었나 봅니다,
‘유쾌한 잘난 체’라든가.
우리 아이들이 늘 함께 있지 않아도
가끔 모여 그렇게들 서로 주고받는 것들이 많을 겝니다.
가시던 걸음을 돌려 정인이네가 샘들을 위해 마실 것을 챙겨주셨고,
형찬이네가 물꼬에서 한동안 사람들한테 혹 있으면 주십사했던
바로 그 머그잔들을 들고 오셨습니다.
탁상달력이며 늘 요긴한 것을 때마다 챙겨주는 분이시지요.
그렇게 마음 쓰기가 어디 쉽던가요.
늘 여러 마음들이 만드는 그늘이 큰 이곳입니다.
고맙습니다.
일산의 예원이네가 달포 가까이 물꼬에서 지내고 돌아갔습니다.
희순샘이 내리 2주 밥바라지 도움꾼이셨지요.
빨래를 맡아주기도 하셨더랬습니다.
애쓰셨습니다.

희중샘과 수민샘,
어느새 희중샘이
이 여름 계자에서 전체를 관장하는 역을 맡고 있습니다.
3년째 물꼬의 모든 계자에 함께 하고 있는 그이지요.
한편, 새끼일꾼으로 오간 시간 많으나
수민샘이 전 일정을 다 하며 중심축을 갖고 가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손발 잘 맞췄고, 겸손했으며, 최선을 다했지요.
고맙고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잘 받쳐주었던 여러 샘들과
새끼일꾼 현희 석영 윤지 연규,
누구보다 올 여름의 부엌 수장 미선샘,
무어라 인사를 다 할 수 있으려나요.

그 무엇에 앞서 아이들이 젤루 고맙지요,
한껏 노닐다 가서
건강하게 지내서.
그들이 만들어준 정토 혹은 천국에서 행복했습니다.
늘 하는 말이나 낡지 않은 말,
모다, 모다 고맙습니다.
모다, 모다 사랑합니다!

아래는 아이들이 남긴 갈무리글이랍니다.

* 글은 맞춤법까지 쓴 그대로 옮겼습니다.
* 띄어쓰기는 읽는 이가 편하도록 고친 부분이 있습니다.
* 말줄임표 ‘...’은 옮기면서 줄인 것,
‘.....’은 원 글에서의 말줄임표로 구별하였습니다.
* 괄호 안에 ‘*’표시가 있는 것은 옮긴 이가 주(註)를 단 것입니다.
* 글의 차례는 잡히는 대로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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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용하:
나는 오늘 물꼬에 처음 와봤다. 그런데 선생님들은 마음이 넓으시고 멋있으셨다. 나는 물꼬에 와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등산가기였다. 산에 비가 와서 넘어지기도 하고 다치기도 했지만 이놈이 웃음이 자꾸 나왔다. 그래서 나는 웃고 갈 수밖에 없었다. 나는 자유학교로 돌아와 시원하게 일주일 동안 지내서 좋왔다. 근데 나는 어제 장작놀이를 하는데 일주일 동안 어땠냐고 물어보니까 나도 모르게 울음이 나왔다. 나는 더 있고 십지만 국참(*꾹 참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나는 친구들과 자유시간을 가져보면서 공부를 했지만 살아가면서 더 노력할게 있구 하면서 생각했다. 나는 자유학교에 와 자유를 가졌으니 집에 가서는 더 잘하게 노력해야겠다. (* 그림: 눈물 흘리는 용하)

3년 지유:
나는 그동안 자유학교 물꼬에서 친구와 언니들 동생들을 많이 사귀였다. 그리고 재미있고 이렇게 놀라본 적은 오랜만이었다. 그런데 엄마가 보고 싶었는데 선생님들이 잘해주어서 꼭 우리 엄마 갔했다. 좋은 추억이였다. 또 자연의 대해서 만이 배워고 재미있었다.
나의 특기-시쓰기, 그림그리기, 춤추기, 요가, 북치기(잘은 못 친다)
나의 장래희망-작가

5년 지인:
요번 계자는 나에게 재미있는 점을 더 많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 재미가 있었다는 것은 아니고, 산처럼 힘들 때도 있었다.
내가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음...... 한껏맘껏시간이었다. 한껏맘껏 때엔 난 물놀이에 갔었다. 물놀이 때 아주 시원하게 놀고나니 기분도 좋았다.
또 힘들었던 것은 역시 민주지산을 등산하는 것이다. 민주지산을 올라갈 때 나는 정말 땀은 많이 안나는데 다리 힘이 많이 풀렸었다. 하지만 내려올 때는 효정이와 용승오빠와 나 이렇게 셋이서 같이 와서인지 모르겠지만 서로 서로 도우며 내려와서 더 무사히 내려왔던 것 같다. 산에서 내려서 물꼬에 도착했을 때는 힘들어서 죽는 주 알았다.
춤명상을 할 때 춤을 추며 마음이 가라앉아지고, 마음이 평화로워졌다. 또, 음악놀이를 했을 때 난 희중샘 모둠이 되어 ‘도깨비빤스’라는 곡을 편집해서 불렀는데 옥샘이 우리 모둠곡을 못 들어서 섭섭했다.
겨울에 더 재미있게 놀 수 있으면 좋겠다.

일곱 살 민아: 늘푸른어린이집 탐구창의반
나는 그동안 재미있었다. 그리고 못해본 것도 선생님들 하고 같이 해보고 친구들도 많니 사겻다..(* 그림; 꽃)

2년 지원:
나는 그동안 못해본 것도 선생님들 하고 같이 해보고 친구들도 착하고 너무 기분이 좋았다. 옥샘은 장구를 잘 친다. 그리고 나의 엄마 같다. 그동안 재미있었던 거 같다.(* 그림: 즐거운 지원)
선생님 건강하세요.

3년 세운:
캠프 5박 6일 동안 소변, 대변 보는 게 냄새나고 더러워서 참고 어쩔 땐 쌌다. 이번엔 내가 힘들고, 즐거워하지 않아 빨리 가는 걸로 느껴진 것 갔다. 나는 장작놀이 하는 게 재미있어서 장작놀이를 간절히 바랬다. 전에 왔었는데 많이 달라진 것 같아서 적응이 안‰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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