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15.달날. 맑음

조회 수 1126 추천 수 0 2009.06.24 23:47:00

2009. 6.15.달날. 맑음


뽕잎을 따고 감잎을 따왔습니다.
뽕잎은 흐르는 물에 잘 씻어 건지고
감잎은 젖은 행주로 앞뒤를 닦아냈지요.
뽕잎을 덖습니다.
장갑을 세 겹씩이나 끼고
뜨거운 불에서 덖었습니다.
쇠소리 날 때까지 말입니다.
집어서 씹어보지요.
아무래도 불 위에 있었던 시간이 조금 길었던 듯합니다.
“마셔 봐요.”
그래도 맛이 제법입니다.
식구들이 다 모여 찬 한 잔을 한 저녁이었답니다.
감잎은 내일 쪄서 말리려지요.

모가 자라지 않아 애를 태우더니
이제 좀 푸릅니다.
그런데 더러 잡초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우렁이가 제초를 해주는 논인데,
물조절을 못했나 봅니다.
풀이 세를 더하기 전에
오늘 잠시 논에 들어 풀을 좀 잡아주었습니다.
나머지는 또 우렁이들이 할 테지요.
곶감집 마당 옥수수밭도 매고
된장집 뒤란 고구마밭도 맸습니다.
사실 밭이라기엔 몇 평 되지도 않는 땅이지요.
학교를 둘러치고 있는 작은 작은 땅들에
그렇게 갖가지 심었답니다.
이틀째 한 밤에 표고목에 물도 주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의 마지막 물주기랍니다.

“있는 동안 류옥하다 수학 좀 봐주지?
학원과 과외의 오랜 경험이 있잖아.
그런데 너 무슨 과더라?”
“허참, 수학과지.”
“어머, 그랬냐? 그러면 더욱 해야겄네.”
기표샘한테 주에 세 차례 수학을 맡아 달라 부탁합니다.
글자 있는 책이 싫어서 수학이 좋았다는 그입니다.
가끔 품앗이들의 전공을 그만 잊어버리지요.
전공이란 게 별 소용도 없더라 싶어서 그런 걸까요?
“윽박이나 안 지를까 모르겠네.”
뭐 쒼揚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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