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18.나무날. 맑음

조회 수 909 추천 수 0 2009.06.24 23:49:00

2009. 6.18.나무날. 맑음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물꼬 계자를 왔던 미리는
이제 대학초년생이 되었습니다.
중고등학생이었을 때도 새끼일꾼으로 다녀갔지요.
그의 동생 태우와 함께 그리 오랜 인연이랍니다.
그런데 오늘 미리가(이젠 미리샘이라 불러야겠지요)
홈피에 글을 남겼습니다.
“(생략)
아, 그리고 논두렁에 들고 싶어요.
방금 전까지 물꼬의 가치관이니 뭐니 했지만
일단은 물꼬가 제가 자라는 동안 준 영향이 감사해서... 가 그 이유입니다.
함께 나누고 사람을 중시하는 물꼬의 방식은 저에게는 참 생소했고
그게 그렇게 좋았습니다. 더 많은 학생들이 그것을 느껴봤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대학교에 오면 바로 들고 싶었는데, 9월부터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 때부터 과외가 잡혔거든요. 제가 번 돈으로 드리고 싶어요.”
고마운 일이지요.
힘나는 일입니다.

이곳에선 아이가 세상 소식에 젤 훤합니다.
신문이 우체부를 통해 오지만
붙잡고 앉았기에 쉽지 않은 일 많은 산골살이인데다
그마저도 본래의 용도보다
깔개나 덮개 같은 용도로 더 잘 쓰이는 신문이지요.
그나마 아이가 부지런히 읽고
다양한 소식을 전합니다.
그것 아니어도 오고가는 이들을 통해
바깥소식에 젤 많이 노출된 이도 또한 그이지요.
“있잖아, 산불이 나면...”
그의 정보에는 그간 전혀 알지 못했던 것들도 숱하지요.
“산불이 나면 소방차가 가서 불을 끄는 게 아니야.”
무슨 말일까요?
산불이 나면 산림청과 소방방재청이 업무를 둘러싸고 책임공방을 하는 동안
불은 크게 번져나간다지요.
산불예방 전반에 대한 업무는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가 주로 맡고 있답니다.
소방방재청 국방부 행정안전부 한국도로공사 등은 ‘유관기관’으로
‘산림자원의 조성·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협조하도록 돼 있다네요.
산불이 일어나면 가장 빨리 아는 곳은 소방방재청인데
사람들이 ‘119’로 전화를 먼저 하기 때문이라지요.
그런데 산불업무는 산림 관련 부서이니
지자체 산림부서에는 뒤늦게 알려지고,
소방본부 상황실에서
심지어 언론사보다 늦게 전달해주는 사례도 많다합니다.
또 실제 산불진화 지휘책임자는 30㏊미만은 시장·군수·구청장,
30㏊이상이나 24시간 이상 지속된 산불은 시도지사,
30㏊미만인 국유림은 국유림관리소장이라지요.
“소방서 직원과 의용소방대가 산불 현장에 출동하지만
직접 산불진화는 안 해.”
시군의 산림전문직은 얼마 되지도 않고
그마저도 산불담당 직원은 5명 안팎이랍니다.
반면 소방인력은 행정기관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다지요.
의용소방대까지 더하면 더욱 큰 수입니다.
“산림청이 산불업무를 소방방재청에 넘겨야 해.”
아하, 그렇군요...
몇 차례의 군내 산불이
아이에게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모양입니다.
공부는 그리해야 한다 싶데요.

기표가 여행을 했다고 딴에는 고단했던지
예 와서 풀린 긴장으로 목감기를 앓고 있습니다.
집이라고 찾아들어 피곤을 풀고 있는 게지요.
그런데도 꼼지락꼼지락 소사아저씨를 따라
바깥 일들을 잘 돕고 있습니다.
오늘은 숨꼬방 뒤란 도랑을 청소했지요.
장마 올 무렵, 물길을 정리하는 일들이
예선 젤 큰일이랍니다.

식구들 모두 모여 곡주 한 잔 하기로 한 밤이지요.
학기 마감술쯤 되려나요.
특히 늦게 하는 공부 하나가 있어
식구들이 그 뒷바라지를 한 학기였습니다.
마침 기표가 들고 왔던 양주가 있었네요.
재미난 밤이었답니다.

아, 얼마 전 아주 아주 작은 규모의 공모전이 하나 있었는데,
한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지요.
그런데 오늘 그 상과 상금을 가질러 갔는데,
다른 부문에서도 3등을 했단 걸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에게 그리 몰아줄 수가 없다며
3등 상금은 그 단체의 기금으로 쓴다던가요.
두 부문 동시 응모를 할 수 없다는 말도 없었는데,
좀 아쉬웠지요, 하하.
대상 상금은 이미 어느 학생모임에 기탁했는데,
나머지는 물꼬살림에 보탤 수 있었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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