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5.12.불날. 비

조회 수 1068 추천 수 0 2009.05.24 20:32:00

2009. 5.12.불날. 비


새벽, 비가 옵니다.
아침, 이틀째 표고동에 물을 주고 있습니다.
오후에는 감자밭에 가지를 심었고
간장집 앞에 박을 심었지요.
박이 꽃을 피우면
그것이 오므라들 때 저녁밥을 지으러 부엌으로 갈 것이고,
박 둥실 영글면 달빛 아래서
시집간 박꽃 같은 누이를 그리는
소설 속 깊은 산골 욱이가 될 것입니다.

모든 일은 한 번에 오지요.
관련하고 있는 단체의 소식지가 원고청탁을 했습니다.
문학잡지에서 받아두고 있는 수필도
이적지 보내지 못하고 있는데...
공부질(벗 하나가 이리 표현하데요) 좀 하느라
당장 당장 닥치는 숙제만으로 헉헉대는데,
그래도 우리의 일상은 나날을 굴러가며 일을 떨어뜨리지요,
사정도 안 봐주고...

서울의 한 새끼일꾼의 상담 전화입니다.
고등학생인 그 아이
학교를 그만두고 한 해를 쉬고 대안학교를 갔는데
문제아동 중심의 그 학교에서 지내기가 수월찮은 모양입니다.
마음이 힘에 겨운 그 아이에게,
우리의 새끼일꾼들이며 품앗이일꾼들에게 그러하듯,
물꼬는 고향 같은 곳이라지요.
일곱 살부터 드나들었던 계자를 지나
새끼일꾼으로 여름과 겨울을 예서 보내고 있는 아이입니다.
지난 봄에는 한동안 와서 머물기도 하였지요.
학교를 그만두며도 젤 먼저 연락을 했더랬습니다.
다시 그는 고민에 빠져있고
한동안 예서 마음을 풀고자 합니다.
물꼬의 순기능 하나이겠지요.
6월에 와 있는 시간이 위로와 위인이길 바랍니다.

제도에서 공부를 하니 시험이란 걸 보지요.
악 소리 나기로 유명한 한 과목이 있습니다,
갖가지 종류로 나온 100문제를 두 시간 안에 풀고
쓰다 쓰다 팔이 아파 못 다 쓴다는,
시간을 더 주어도 지쳐 결국 시험지를 낼 수밖에 없다는.
시험을 통해 학생들을 훈련시키는 악명(?)높은 교수님이십니다.
그런데 같이 공부하는 젊은 친구들보다
성적을 월등히 잘 받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때로 절반에 미치지도 못하는 과목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중심과목에서 그리했다니 기뻤습니다(자랑이지요, 하하.).
영락없는 학생인 게지요.
학생의 처지는
교사에게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을 수없이 돌아보게 합니다.
이 시기들이 아이들을 만나는 날들에
도움이 크겠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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