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5.17.해날. 비바람

조회 수 978 추천 수 0 2009.06.03 01:01:00

2009. 5.17.해날. 비바람


마을로 내려오는 산길,
아카시아 향내 훅 끼쳤습니다.
엉겅퀴도 드디어 꽃을 내놨데요.
오뉴월이 깊어가고 있는 산골이랍니다.

주말에도
한 달 두어 주 씩 있는 일정 아니어도 찾아오는 이들로 분주한데
한갓진 해날이었습니다.
시골길을 자전거 타고 달렸지요.
식구들이 다들 탔습니다.
이 정권이 들어서고
서울서 목포까지 자전거도로를 잇는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가 분노했지요, 말이 안 된다고.
영동만 보더라도
겨우 사람 하나 걸어 지날 오솔길 같은 곳을
깔돌 색깔만 바꿔놓고 그 옆으로 사람도 지나가라 한다나요.
말이 안되는 것 맞네요.
어쨌든 이 산골에서의 자전거는 신명이랍니다.

밥상에 우리 밭에서 나온
부추겉절이 아욱된장국이 올랐습니다.
학교 뒤란의 멸가치와 마당의 쑥은
베어져 효소용으로 부엌에 걷어져있지요.
떨어진 살구도 줍습니다, 효소 항아리에 넣어볼까 하고.
그러며 우리는 끊임없이 되낸답니다,
이리 살고 싶었다고.

밑반찬을 몇 가지 챙겨
2주마다 내려오는 기락샘은 다시 서울 길에 오르고,
소사아저씨는 논에서
두더지가 뚫어놓은 논두렁 안쪽들 구멍을 막아주고
물꼬(논의 물꼬 말입니다)도 막고 있습니다,
오후에는 달골 포도밭에 들고.

고개 저 너머 자계에서 동요음악회가 있다는 전갈이 있었습니다.
2006학년도 봄, 물꼬에도 다녀간 음악회이지요.
다사로운 자리일 것이나 갈 엄두도 못 냈습니다,
영동의 여러 어르신들이 거기서 만나자고도 하였는데.
그나저나 날이 차서 마음이 쓰입니다.
비바람 불고 있었지요.
한편 비가 고맙기도 합니다.
오는 주말 모를 내려니까요.
온 들 다 적시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빈들모임’이며 ‘몽당계자’들에
언론사며 두루 안내장을 좀 돌리기로 합니다.
작년 한 해 통 하지 못했던 일이지요,
교무행정일이 비어있으면서.
농사일 부엌일 짬짬이 미선샘이 그 일을 맡았습니다.
오늘은 아는 선배한테 빈들모임 웹홍보까지 부탁했다나요.

삶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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