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달샘네 갔던 날

조회 수 2690 추천 수 0 2003.12.08 23:05:00

< 바탕 가족학교 갔던 날 >

11월 29일 괴산에 있는 용달샘네 다녀왔습니다, 가족학교 바탕.
작은 사고가 있었지요.
가는 길, 차가 한바퀴를 돈 겁니다.
모두 무사했더랍니다.
"우리 오늘밤 꼭 기도하고 자자.
정말 이거 하늘님이 봐 주신 거다, 좋은 일 한다고."
물꼬에서 사는 여덟이 다 간다하였으니
4인가족 기준 두 가정으로 신청을 한 셈이었는데,
품앗이자 논두렁인 필규샘 병구샘도 머물고 있고
또 다녀가는 이들도 있다하기
희정샘이 남아 학교를 지키게 되었지요.
그런데 우리의 물꼬팬(?) 세 가정도 왔더랍니다.
원교네, 규민이와 혜린이네, 성준이와 성민이네.
그 마을에서 두 가정이, 인천에서 한 가정이,
그리고 홀로인 사람들 몇이 같이 어불러 지냈답니다.
동네 총각 민호님이, 바탕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입들이 모였다데요.
김장도 하고 쪽과 홍화로 옷감 물도 들이고 두부도 만들고,
짚으로 씨래기를 엮다가 그 참에 이엉도 엮어보고,
아이들은 때죽나무로 인형도 만들고,
어른들은 밤새
자기 살아온 이야기와 공동체, 교육에 관한 생각들을 나누었지요.
접어두었던 동짇달 긴긴밤을
하지가 아직도 머나먼데 그 밤에 그만 다 풀어버렸습니다.
혜린이의 어머니, 우리의 모남순여사,
이야, 정말 일 잘하데요.
혜린의 아버지 김영규님의 진지함도 정말 재미난 기억이었구요.
열정 넘치는 기선샘과 의선샘도 반가웠지요.
머슴이라 자처하나 그런 상전이 없는 바탕의 총각 병욱샘의 친절도
참 기분 좋았습니다.
바탕의 주인장 용달샘의 입담도 귀했지만,
무엇보다 바탕을 둘러싼 풍경과 귀틀집,
그것이 주는 감흥만으로도 충분히 소중했던 나들이었답니다.

www.batangplus.com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856 2014.12.17.물날. 오후 눈 옥영경 2014-12-31 651
1855 2014. 4. 4.쇠날. 맑음 옥영경 2014-04-26 651
1854 2014. 1.22.물날. 맑음 옥영경 2014-02-18 651
1853 2020. 3.29.해날. 맑음 옥영경 2020-05-06 650
1852 2017.11.30.나무날. 맑음 / 30일이지만 옥영경 2018-01-11 650
1851 2016. 3.14.달날. 맑음 옥영경 2016-03-31 650
1850 2015. 5.26.불날. 맑음 옥영경 2015-07-06 650
1849 2015. 3. 3.불날. 흐리다 눈, 눈 옥영경 2015-03-29 650
1848 2014.12.26.쇠날. 맑음 옥영경 2015-01-04 650
1847 2014.10.22.~23.물~나무날. 비 내리다 갬 옥영경 2014-10-31 650
1846 2014. 6.23.달날. 소나기 옥영경 2014-07-10 650
1845 2014. 6.18.물날. 가끔 흐림 옥영경 2014-07-04 650
1844 2014. 5.26.달날. 갠 하늘로 바람 거세게 휘돌고 옥영경 2014-06-13 650
1843 2013. 7.12.쇠날. 그래도 해가 옥영경 2013-07-28 650
1842 2017.10.21~22.흙~해날. 맑음 / 첫 삽 옥영경 2018-01-05 649
1841 2016. 6.21.불날. 흐림, 하지 옥영경 2016-07-16 649
1840 2015. 4.12.해날. 흐림 옥영경 2015-05-12 649
1839 2014. 6.30.달날. 맑다기엔 좀 옥영경 2014-07-16 649
1838 2019. 4. 8.달날. 맑음 / 빨랫돌 옥영경 2019-05-07 648
1837 2019. 3.29.쇠날. 밤비 / 종로 전옥서 터 전봉준 동상 옥영경 2019-04-19 64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