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빈들 닫는 날, 2009. 2.22.해날. 눈

조회 수 1230 추천 수 0 2009.03.07 12:04:00

2월 빈들 닫는 날, 2009. 2.22.해날. 눈


눈에 묻혀서 보낸 빈들모임이었습니다.
마을이 아주 푹 꺼졌더랬지요.

모두가 절명상으로 아침을 열고
달골을 내려와 늦은 아침밥상을 받습니다.
다시 눈 휘날렸지요.
느긋하게 차를 달여 나누고
불가 상에들 앉았습니다.
갈무리글을 썼지요.

눈길 헤치고 황간으로 차 두 대에 구겨타고 나갔습니다.
하창완님이 울 나라에서 두 번째(?)로 맛있다는 중국집으로
모두를 초대했지요.
지난해 4월 학교문연날잔치가 있던 날 밤
롯데가 한국시리즈우승을 하네 마네 내기가 있었다나요,
지는 사람이 그 밤 그 자리에 있었던 40여 명에게
자장면을 산다 했다던가 어쨌다던가,
그래서 그 혜택을 오늘 우리가 누리게 되었다던가 어쨌다던가요...
밖에 눈 나리고
중국집 따땃한 아랫목에 둘러앉아 오가는 다사로운 얘기들,
세상에서 가장 푹한 하루였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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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했던 이들이 남긴 글입니다.

* 소명여고 친구들이 먼저 가게 되어 아직 글이 도착하지 않았네요.
오면 덧붙여 두겠습니다.

* 글은 맞춤법까지 쓴 그대로 옮깁니다.
* 말줄임표는 “......”, 편집자가 옮기면서 줄인 것은 “...”
* 띄어쓰기는 읽는 이가 편하도록 고쳤습니다.
* 편집자주는 (*)표시로 처리하였습니다.

5년 최슬아:
물꼬에서 춤명상을 했을 때 처음에는 정말 서툴렀지만 시간이 지나고 박자가 점점 맞게 되었다.
아침에 눈썰매를 비료포대(?)로 탔는데 비료포대가 보통 눈썰매장에 있는 눈썰매와는 달라서 처음에는 잘 못탔지만 금방 잘 타게 되었다. 우리가락을 배울때는 크게 소리치는 것을 하기 싫어하는데 금방 잘 따라하게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언니들도 잘 대해주어서 좋았다. 밤에는 보일러가 1년에 한 번 정도 고장 난다는데 그때 고장이 나서 조금 추웠다.
두 번째 춤명상을 할 때는 살짝 지루했다. 저녁에 씻고 나서 다같이 야식(?)을 먹고 고무마를 먹으려는데 다 타서 먹을 게 거의 없었지만 손에 까맣게 묻은 것을 진주언니에게 묻혔던 게 너무 재미있었다. 아침에 절명상을 할 때 절 100배를 했을 때 마지막 80번 정도가 정말 정말 힘들었다. 계단을 내려가는데 다리가 후들후들거렸다. 그리고 아침밥을 먹으러 내려올 때 비가 와서 미끄럽고 땅이 얼어서 무서웠다. 넘어져서 너무 아팠다. 물꼬에서 여러 가지를 더했으면 좋겠지만 2박 3일 동안은 너무 짧다.

3년 최보슬:
물꼬에서 아침에 일어나서 절명상을 해야 하는데 너무 졸렸다. 그래도 할 일은 해야 해서 입냄새 날까 봐 세수하고 양치질을 했다. 그리고 갔는데 이불이 없어서 없다고 말했다. 희중쌤이 이불을 갖다 주었다. 나는 아빠 옆에 깔고 앉았다. 절명상이 시작되었다. 한 20번까지는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 후는 점점 힘들어져 갔다. 그래서 100번이 끝나고 느낌을 말할 때 절명상할 때 힘들었다고 말한 것이다. 정말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꽤 재밌었다. 여긴 꽤 재밌는 게 많은 것 같다. 그런데 눈썰매를 탈 때도 바지가 젖었지만 너무 재밌었다. 근데 손이 너무 차가웠다. 하지만 눈썰매를 타다보니 날씨도 덥고 다 더웠다. 어떤 언니랑 탈 때 안정적이게 탔다. 진주언니랑도 탔는데 정말 재밌었다.

3년 최다슬:
물꼬에서 춤명상, 절을 했을 때 모두 처음해보는 것이라서 재미있었고 춤명상은 외우기가 어려워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따라했다. 처음에 춤명상이 뭔가 생각하고 재미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절도 60번쯤에 다리가 후들거렸는데 그런 것 같다가 후들거리니까 체력부족이란 걸 느낀 것 같다.
눈썰매를 타고 있을 때 언니들이랑 같이 탔는데 재미있었고 신이 났었다. 발이 시리고 좀 추웠는데 별로 신경쓰지 않고 재밌게 놀았다.
언니들이 너무 잘 대해주니까 기분이 좋았고 물꼬에 오길 참 잘한 것 같다. 특히 진주 언니가 잘 대해줘서 좋았다.
물꼬에 오니까 한번도 해보지 못한 것들,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서 좋고 한번 더 오고 싶다.

4년 하수민:
이번에 재밌게 놀다 갑니다.
다음 여름 계좌(* 아이들은 계자를 이리들 부릅니다) 때는 절명상, 춤명상은 좀 안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절명상, 춤명상은 별로 재미? 도 없는 거 같고 힘들어서요. 아무튼 이번에 재밌었어요. 눈대신 비가 와서 좀 슬펐?지만 다음 겨울에는 눈이 오리라 믿습니다. ㅎㅎ
다음 여름 때 봅시다.ㅎㅎ

품앗이일꾼 윤희중:
물꼬는 마음과 몸을 편하게 쉬러 오는 공간인 것 같다. 늘 느끼는 거지만 물꼬에만 오면 왠지 모르게 편안해지는 것 같고 기분이 좋아지는 공간 같다.
계자외에 물꼬를 자주 오게 되는데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신 옥샘 너무 감사합니다. 집에서는 학업고민과 부모님의 잔소리로 지쳐있는 저를 초대(?)해주셔서 감사하고 계자말고도 달마다 모이는 자리를 많이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자리를 통해 아이들도 만나서 너무 좋았습니다. 재작년부터 계속 만난 수민이도 봐서 좋았고 처음 만난 다슬, 보슬, 승아, 수민이 동생을 만나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소명여고 학생들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 <다미>, 개그본능을 갖춘 <민지>, 고민이 많아 보였던 <지영>, 내숭인지 모르겠지만 조용하며 일을 잘 도와준 <영은>, 다들 반가웠습니다. 아이들의 부모님을 뵈어도 마냥 좋았습니다.
그냥 한마디로 물꼬는 마냥 즐겁고 좋은 공간 같습니다.


새끼일꾼 고1 김진주:
2박 3일동안 방학 기간의 계자보다 훨씬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방학게자는 짬짬히 계획이 있었고, 형식적이라는 느낌을 되게 많이 받았었는데, 이번 빈들모임에서는 자유롭고, 가족적인 느낌도 많이 받았다.
첫날, 영동역에서 희중쌤을 만나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 시끄러운 언니들이 계속 우리를 따라다니는 것이다. 역에서도, 버스탈 때에도, 버스 내릴 때에도...... 조금은 짐작했었다, 물꼬에 같이 가는 언니들이란 걸... 그래서 물어보고 싶었으나 자신이 없었던 그때, 언니들 쪽에서 먼저 말을 거는 것이었다.
“저기, 자유학교 물꼬 가세요?”
“아, 예, 예.”
(생략)언니들은 처음 말 걸 때와 같이 활발하고 당당하고 붙임성이 있었다. 언니들이 좋단 말이다. 그렇게 어색한 인사를 나눈 후, 마음가짐 수행-1을 했다. 그것은 바로 청소이다. 남을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언니들과 함께 물꼬를 쓱싹쓱싹... 마음이 좋았다.
함께 해서 너무 좋은 것 같다.

엄마 문저온:
눈이 눈 위에 내리는 일이
녹아 얼어 누운 길의
몸 위에 빗물 받아 업는 일이
사람 사는 일입니다.
발끈 손끝 털끝을 곤두세우고
지금 비가 눈으로 몸 바꾸어 내리는
산 아래 나는 있습니다.
그대여
가지런한 겨울산 같지는 못하고
고스란히 다만
살아있습니다.
눈 위에 눈이 또 내리는 일입니다.

아버지 하창완:
(*윽박에 억지로 쓴 글?)
여름과 겨울이 있는 곳, 물꼬......
여름에는 시냇물 흐르고 개울엔 물고기 놀고
겨울엔 눈이 함박 내리는 곳 물꼬, 자유학교
올 때마다 느끼는 것, 참 좋은 곳이다.^^

아버지 최용찬:
일(노동)의 소중함,
음식의 소중함을 다시 알게 해주는 곳이었습니다.
나 혼자서 절대 행복할 수 없으며 내 옆 사람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도 가슴에 새기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초등학교 입학하는 하지윤:
(그림)백성들에게(*?) 손 번쩍 드는 하지윤 여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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