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빨래와 이현님샘

조회 수 4143 추천 수 0 2003.11.08 15:58:00

아이고, 시간 참 금방입니다.
몇 차례나 현님샘 얘기를 하고팠거든요.
시도 때도 없이 찾아드는 손님들로,
그것도 미리 전화나 편지도 없이,
도대체 일을 할 수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올린 글이
"물꼬를 찾아오시는 분들께"라는 글이었고,
덕분에 이젠 손님을 좀 덜 치고 있지요.
"그런 협박이 없데"
한 선배는 그렇게 반응을 보였고,
"대학 때 간 농활 생각이 났습니다.
겁이 나서 어디 가겠어요?"
선뜻 나서기 쉽지 않다고 고백을 해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마음 단단히 잡숫고 오시라는 그 글에
이야, 오겠다는 이가 있는 겁니다.
바로 전주 사는 이현님샘이 그랬지요.
물꼬의 귀한 품앗이 일꾼 세이샘이랑 여성영화제에서였던가 만나서
이 곳을 알게 되셨더랍니다.
그래, 지난 시월 어느 쇠날
찾아든겁니다.
아무렴요, 전화야 해왔구 말구요.
마침 봄 가을로 빨아대는 산더미 이불들을
꺼내기 시작한 지 닷새되는 날이었습니다.
이야, 정말 일 잘하시데요,
망설이지 않고 뎀벼서 하시데요.
희정샘과 상범샘이 계절자유학교 미리모임하러 서울 가고
하다랑 저랑 현님샘만 남은 흙날 저녁답이었는데,
해지기전 땔감 정리로 일을 마무리할 참인데,
복도로 성큼성큼 걸어들어가더니
또 이불을 끄집어내오시는 겁니다.
낼 아침부터 바로 일을 시작하려면 담가두어야한단 말이지요.
낯선 공간에 가서 시키지도 않은 일을
일 규모를 읽어가며 하기란 쉽지가 않은 법이지요.
야, 이 사람 참 대단하네...
그렇게 사흘을 머무는 동안
내내 탄복하게 만든 이였습니다.

현님샘, 잘 계시지요?
조카들 데리고
이 좋은 가을이 다 가기전 한 번 다녀가셔요.
하다도 많이 보고싶다더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1836 2009. 2.16.달날. 다시 얼고 고래바람 옥영경 2009-03-07 1204
1835 2009. 2.15.해날. 흐림 옥영경 2009-03-06 989
1834 2009. 2.14.흙날. 구름 옥영경 2009-03-06 1007
1833 2009. 2.13.쇠날. 봄비, 그리고 드센 바람 옥영경 2009-03-06 1051
1832 2009. 2.12.나무날. 심한 바람, 흐린 하늘이 간간이 열리고 해 옥영경 2009-02-24 1061
1831 2009. 2.11.물날. 맑음 옥영경 2009-02-24 1009
1830 2009. 2.10.불날. 흐리고 바람 많은 옥영경 2009-02-24 1041
1829 2009. 2. 9.달날. 맑음 / 정월대보름 옥영경 2009-02-24 1181
1828 2009. 2. 8.해날. 맑음 옥영경 2009-02-24 1035
1827 유설샘 미루샘의 혼례 주례사 file 옥영경 2009-03-07 1172
1826 2009. 2. 7.흙날. 흐림 옥영경 2009-02-13 1286
1825 2009. 2. 6.쇠날. 맑음 옥영경 2009-02-13 1031
1824 2009. 2. 5.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9-02-13 1151
1823 2009. 2. 4.물날. 맑음 옥영경 2009-02-13 1071
1822 2009. 2. 3.불날. 맑음 옥영경 2009-02-13 1096
1821 2009. 2. 2.달날. 흐물럭거리는 하늘 옥영경 2009-02-13 1019
1820 2009. 2. 1.해날. 맑음 옥영경 2009-02-13 1147
1819 2009. 1.31.흙날. 맑음 옥영경 2009-02-06 1217
1818 2009. 1.30.쇠날. 비 옥영경 2009-02-06 1133
1817 2008. 1.28.물날. 맑음 물꼬 2009-03-06 945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