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길샘, 그리고 경옥샘과 윤희샘

조회 수 3082 추천 수 0 2003.11.27 17:53:00

< 하다 겨울 입을 거리 장만한 이야기 >

11월 17일 달날,
변산을 떠난 지 일곱 시간만에 대해리 들어오니
서울서 신길샘 와서 책장 짜는 일을 도운 지가 다섯 시간됐답니다.
사회과학을 공부하던 모임에서 그를 만난 게 80년대가 저물던 무렵이니
무려 십오년지기는 되나 부네요.
귀국했단 소식이 그에게 닿자마자 앞뒤없이 바로 내려온 참입니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자기는 하다고 몸무게는 26킬로그램,
여덟 살 키에 아홉 살 몸무게라고 하데요..."
그래서 하다 주려고 사 둔 겨울점퍼를 얼른 가서 바꾸었더랍니다.
하마터면 옷이 작아 서울 다시 올라갈 뻔하였다고.
일산 '들꽃을 가꾸는 사람들'에서 부엌공사에 힘 보탤 장정들도 내려와서
밤새 마당에 불피우고 지나간 노래들을 부르거나 들으며
아이들 이야기 세상 이야기 같이 나누었습니다.
물꼬에서 보기 드물게 술잔도 돌렸네요.
동이 틀 때 학교를 나서던 신길샘 봉투를 내밉디다.
"밀린 논두렁 회빕니다."
수북한 돈다발이었던 겁니다요.
잘 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얼마 전엔
오랜 시간 물꼬 두레일꾼으로(94년 품앗이일꾼으로 시작해서) 고생하다
우리를 두고 시집 가버린(?) 물꼬 3대 부엌지기 경옥샘이
하다 겨울에 얼릴까 두툼한 겨울 옷 한 벌에 내복 말아 보내왔습니다.
작업복도 몇 벌 같이 동여서.
눈 오기 전 털신도 찾아보낸다 합니다.
고맙다마다요.
본 지 참 오래 되었습니다.

그 얼마 전엔
역시 물꼬의 오랜 두레일꾼(역시 94년 품앗이일꾼으로 시작해서) 윤희샘이
하다 옷가지를 꾸려보내왔습니다.
연극 공연 한다고도 정신 없을 것을.
귀국한 지 얼마 안된 때 윤희샘 내려왔을 무렵
옷이 젖어있는 하다한테 그랬다네요.
"야, 옷 갈아입어."
"갈아입을 옷이 없는데..."
옷장을 들여다보니 텅비었더랍니다.
여기 서울이며에서 보내준 옷상자가 더러 있는데도
짬이 없어 입힐 옷들을 찾아두지 못했던 때였지요.
애 당장 입을 옷도 없다고
부랴부랴 예 제서 옷가지를 사고 얻고 꾸려보내왔습니다.

하다 겨울 입을 거리는 이리하야
다 준비가 되었더랍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776 2020. 1. 8.물날. 비, 밤엔 긋고 옥영경 2020-01-20 640
1775 2016. 3.11.쇠날. 맑음 옥영경 2016-03-31 640
1774 2014.12.31.흙날. 눈 옥영경 2015-01-06 640
1773 2015. 7.11.흙날. 저녁비 옥영경 2015-07-31 639
1772 2015. 5.12.불날. 갬 옥영경 2015-07-01 639
1771 2015. 2. 2~3.달~불날. 그런대로 맑은 옥영경 2015-02-27 639
1770 2014. 2. 7.쇠날. 흐리다 저녁부터 눈 옥영경 2014-02-28 639
1769 2021학년도 겨울, 169계자(1.9~14) 갈무리글 옥영경 2022-01-16 638
1768 2014. 6. 1.해날. 빗방울 옥영경 2014-06-24 638
1767 2014.10.12.해날. 맑음 옥영경 2014-10-31 637
1766 2015. 2. 7~8.흙~해날. 맑음, 이튿날 바람 몹시 거셌던 옥영경 2015-03-10 636
1765 2014.10.28.불날. 맑음 옥영경 2014-11-01 636
1764 2014. 5. 2.쇠날. 맑음 옥영경 2014-05-31 636
1763 169계자 여는 날, 2022. 1. 9.해날. 흐리게 시작하더니 정오께 열린 하늘 / 학교가 커졌다! [1] 옥영경 2022-01-13 635
1762 2017.10.30.달날. 춥고 흐린 / 첫얼음! 옥영경 2018-01-05 635
1761 2014.12.21.해날. 맑으나 가끔 눈 날리고 옥영경 2015-01-03 635
1760 2019. 8. 3.흙날. 맑음 / 164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19-08-22 634
1759 2015. 5. 9.흙날. 맑음 옥영경 2015-06-25 634
1758 산마을책방➂ 닫는 날, 2019. 9. 1.해날. 흐려가는 하늘 옥영경 2019-10-12 633
1757 2015. 1.22.나무날. 눈 몰아치다 비로 옥영경 2015-02-24 63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