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 9.나무날. 맑음

조회 수 1026 추천 수 0 2008.10.20 04:53:00

2008.10. 9.나무날. 맑음


아이가 그랬습니다,
뭔가 일을 하다보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기도 한다고.
산골에서 아이가 사람들 속에서 자연스레 배워가는 삶에는
이런 진리들과 마주하는 일이 잦은 듯합니다.
어른인 우리들이 책을 통해 읽었던 것들이나
학교에서 교사를 통해 전해 들었던 것을
아이는 스스로 잘 깨우쳐가고 있습니다.
가족과 다녀가신 손님 한 분이 오늘 그런 글월을 보내주셨지요.
“저희 아이들과 그곳 아이가 노는 걸 보면서...”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이토록 사고가 다를 수 있는가 싶어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이 산골을 떠났다 합니다.
고마울 일입니다.
이곳에서의 배움이 혹 교과서적 학습에서 뒤처질 진 몰라도
분명 앎의 영역에서는 그리 모자라지 않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건축자재가 좀 더 들어옵니다.
아이의 말대로
뭔가 일을 하다보면 꼭 원하는 방향대로만 일이 가는 게 아니지요.
생태건축을 해본다고, 그것도 군의 보조까지 받아서
시작했던 실험입니다.
그런데 일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이 지쳐가고
나중에는 건물 뒤란의 잘 뵈지도 않는 곳에 들이는 공에 대해 회의가 일기도 하고
길어진 공사로 늘어난 비용에 대한 부담이 생기고,
그렇게 애를 좀 먹게 된 공사였네요.
그렇더라도 시작해놓으면 끝이 보이기 마련입니다.
끝날 듯 끝날 듯하며 늘어지던 일도
어쨌든 마무리 자재가 들어오는 날이 있네요.
황토샘이 다녀가고,
군 장병들이 한 이틀 손을 보태고,
그리고 홀로 남은 목수샘이 혼자 이 궁리 저 궁리하며 진행했습니다.
이 작업을 바라보면서 배운 일도 많지만
목수샘 스스로 자신을 향해 던져놓은 화두 또한 많을 겝니다.
일을 통한 배움,
배움에 어디 그것만 한 게 있겠는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756 170계자 이튿날, 2022. 8. 8.달날. 흐림 옥영경 2022-08-11 637
1755 2019. 4.12.쇠날. 맑음 / 인천의 빈소, 그리고 그대에게 옥영경 2019-05-12 637
1754 2019. 4.15.달날. 맑음 옥영경 2019-05-12 636
1753 2015. 5. 9.흙날. 맑음 옥영경 2015-06-25 636
1752 2014.12.24.물날. 흐림 옥영경 2015-01-04 636
1751 2019. 4.30.불날. 갬 옥영경 2019-07-04 635
1750 2019. 2.21.나무날. 달 둥실 / 1월 그리고 2월의 ‘사이집’ 이야기 옥영경 2019-03-25 635
1749 2015. 1.22.나무날. 눈 몰아치다 비로 옥영경 2015-02-24 635
1748 2014. 8.20.물날. 나흘째 비 옥영경 2014-09-20 635
1747 169계자 나흗날, 2022. 1.12.물날. 맑음 / 꽈리를 불고 연극을 하고 [1] 옥영경 2022-01-15 634
1746 2015. 2. 1.해날. 바람 차고, 맑았다 옥영경 2015-02-27 634
1745 2015. 1.25.해날. 흐리다 비 옥영경 2015-02-24 634
1744 2019. 4.17.물날. 맑음 옥영경 2019-05-12 633
1743 2014. 1.25.흙날. 비 옥영경 2014-02-18 633
1742 2015. 5. 7.나무날. 구름 조금 / 자유학기제 간담회 옥영경 2015-06-24 632
1741 2014.12.20.흙날. 맑음 옥영경 2014-12-31 632
1740 2019. 4.29.달날. 비 / 제도학교의 물꼬 나들이 협의 옥영경 2019-07-04 631
1739 2015. 6.22.달날. 밤 비 옥영경 2015-07-23 631
1738 2015. 5.23.흙날. 맑음 옥영경 2015-07-06 631
1737 2019. 9.25.물날. 잠깐 볕 옥영경 2019-10-31 630
XE Login

OpenID Login